주간동아 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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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 선택하고, 정체성 확립해야 취업 성공”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5-04-20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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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 선택하고, 정체성 확립해야 취업 성공”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생겨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다소 낯선 이름의 청년위원회는 초창기만 해도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올해로 3년째 운영되고 있는 청년위원회는 현장에서 청년들과 기업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합해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스펙 초월 채용 캠페인’을 하는 등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올해 들어 대기업들이 일부 불필요한 스펙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변화 중심에 신용한 청년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있다. 지난해 10월 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난해 말 스펙 초월 채용 문화 확산과 관련해 1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올해는 청년 무급 인턴제도의 실태, 정년연장 의무화 대상 기업에서 신규 채용 실태를 모니터링하는 등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업무를 중심으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신 위원장을 만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해결책에 대해 들었다.

    ▼ 청년실업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 관문을 통과하기 어려운 시대다.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현장에서 만난 청년 대부분은 취업 혹은 창업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기보다 사회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70.9%로 폴란드에 이어 세계 2위다. 어르신들은 중소제조업체에 일자리가 많다고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라 그런 업종의 일은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두 번째 원인으로 청년들이 모두 공사나 공기업을 포함한 대기업에 가고자 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임금 측면에서 대기업 정규직이 100을 받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5.6을, 중소기업 정규직은 53.8을,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6.7을 받는다고 한다. 정규직끼리 비교해도 중소기업의 처우가 대기업의 절반 수준인데 무턱대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할 수 있겠나. 구직자가 원하는 임금과 처우를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먼저다.”



    ▼ 청년들의 스펙 쌓기 열풍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청년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스펙을 쌓지만 기업들은 비슷비슷해서 변별력이 없다고 말한다. 청년위원회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취업 9종 세트에 성형수술까지 들어가는 세상이다. 이 가운데 불필요한 것이 많다. 청년위원회에서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33개 공기업, 대기업과 스펙 초월 인재 채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 변화의 일환으로 올해 두산그룹은 학점을, 대한항공은 키 규정을, 아시아나항공은 서류전형에서 사진을 보지 않기로 하는 등 스펙 초월을 선언한 기업이 늘고 있다. 또 기업들에게 스펙 대신 직무능력 위주로 채용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이를 위해 기업들이 어떤 직무능력이 필요한지 채용공고에 좀 더 세세히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기업이 변하면 청년들도 변한다. 고비용 스펙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킬러 콘텐츠, 킬러 스킬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전북대를 졸업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스펙에 열을 올릴 때 이 학생은 1종 보통면허부터 대형면허, 트레일러면허를 취득했고 기업 면접장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적재하는지’ ‘트레일러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평범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고 지금은 현대자동차에 다니고 있다.”

    청년실업은 사회구조적 문제

    ▼ 취업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놓고 선택을 고민한다.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주변을 둘러보면 좋아하는 일을 죽을 때까지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잘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내 어릴 적 별명이 잡학다식이었다. 호기심이 워낙 많아 여기저기 기웃거렸는데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지금 젊은이들은 ‘좋아하는 일’을 딱 한 가지로 규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고, 일을 하다 보면 그 분야에서 능력을 키워 성공하기도 수월해진다.”

    ▼ 어렵게 취업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을 박차고 나오는 젊은이가 많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기 길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 경우도 있다.

    “보통 직장에 들어가면 두세 번 정도 슬럼프가 온다고 한다. 대리 승진 때, 차·부장 승진 때, 은퇴할 때라고 하는데 요즘 청년들은 1년 안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일이다. 매일매일 관점을 정립하려고 고민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깊은 뿌리, 큰 기둥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 역시 ‘내가 하는 일이 맞나’ 하는 고민을 지금도 끝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넓게 생각해보면 하나의 큰 목표, 큰 기둥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혼란의 진폭이 줄어든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깊게 뿌리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청년 가운데 창업을 꿈꾸는 이가 많지만 성공 확률은 낮다.

    “100세 시대다. 일단 취업한 뒤 회사에서 숙련된 기술을 쌓으라고 말하고 싶다. 직장은 최고의 창업스쿨이다. 회사에서 비즈니스 로직을 배우고 돈 흐름을 배우는데, 사실 이것들은 어디 가서 돈 주고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대리 정도 되면 기업의 한 부서가 어떤 사이클로 돌아가는지 알게 되고, 과장 정도 되면 기업 전체를 볼 수 있다. 제3의 인생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일단 취업한 뒤 ‘이 회사의 오너는 나’라고 생각하고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근무한다면 창업의 길이 보일 것이다.”

    ▼ 청년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정보 가운데 취업이나 창업에 도움이 되는 것을 소개해달라.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청년포털’(www.young.go.kr)이 있는데 채용 정보 사이트 워크넷과 사람인, 인크루트에 공개된 취업 정보를 모두 취합해 올린다. 또 중소기업청에 청년 창업과 관련한 정보가 많이 올라와 있다. 현 정부에서 창업펀드에만 4조 원가량 투입하고 있다. 누군가는 수혜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뜻이 있으면 도전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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