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2

2014.08.25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화과자의 안’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4-08-25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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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난주 옮김/ 블루엘리펀트/ 328쪽/ 1만2000원

    우메모토 교코는 열여덟 살, 키 150cm, 체중 57kg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별명이 ‘데굴이’로 재능도 없고 애인도 없지만 군살만큼은 내다팔 만큼 많다.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고, 되고 싶은 것은 더더욱 없다. 굳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다이어트다. 가만있다가는 고졸 프리터(free와 arbeiter를 합성한 신조어)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아 백화점 지하에 있는 명문 화과자 가게 미쓰야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가 화과자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통통한 체형이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에 섰을 때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별 기대 없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곳 가게에는 외모가 아주 기품 있는 쓰바키 점장, 화과자 장인을 지망하는 꽃미남 다치바나, 그리고 한 달 먼저 일을 시작한 사쿠라이 씨가 있다. 직원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 일에 열정이 넘친다.

    백중이 있는 7월은 과자나 장아찌 등 선물 위주의 상품을 파는 가게의 대목이다. 미쓰야에서는 백중 주력 상품으로 물양갱과 칡묵을 내고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울인다. 7월 대목은 무척 바쁘다. 그동안 ‘안짱’이라는 별명을 얻은 교코는 주문을 받고 배송 전표를 쓰고 계산을 하고 포장을 한다. 그리고 물건이 어느 정도 쌓이면 카트에 실어 택배회사 영업소가 있는 층으로 내려간다. 매일 파김치가 되도록 움직이다 집에 돌아오면 그대로 시체놀이에 빠지지만 의외로 일에서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

    어느 날 짧게 깎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앞면에 호랑이가 으르렁거리고 용이 불을 내뿜는 스웨터를 입은 50, 60대가량의 손님이 찾아온다. 겉으로 봤을 땐 틀림없이 야쿠자 모습이다. 이 남자는 시식을 요청하는가 하면 ‘제대로 반죽음’ 등 이상한 말을 써가며 화과자를 주문한다. 도대체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왜 이 화과자 가게에 찾아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 책은 평범한 소녀가 자기 일에 긍지를 갖고 하나 둘 배워가는 과정을 담았다. 여기에 일본 젊은이의 어두운 현실을 가볍지만 재미있게, 달달하게 풀어낸다. 지난해 일본 여대생이 뽑은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선정된 이유를 책장을 열어보면 알게 된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혜리 옮김/ 처음북스/ 344쪽/ 1만7000원


    과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여섯 번째 대멸종에 주목한다.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한 이래 가장 파괴적인 상황을 예상한다. 그 멸종의 원인은 바로 인간일 것이다.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생물이 결정적 증거이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이방인의 사회학

    김광기 지음/ 글항아리/ 488쪽/ 2만2000원


    우리는 먹고, 사랑하고, 일하며 밤낮없이 일상을 달린다. 이렇듯 붙박인 삶은 어느 순간 정박 상태에서 벗어나려 한다. 따라서 우리는 곧 잠재적 방랑자이다. 정주하는 삶에서 언제든 떠나려 하는 인간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 1, 2, 3

    이범선 지음/ 교양인/ 각 권 288~360쪽/ 각 권 1만3000~1만5000원


    ‘구약성서’는 유대인 특유의 언어와 문화, 종교를 바탕으로 쓰여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구약성서’는 장대한 규모의 인간과 사물의 언어가 담긴 위대한 고전이다. ‘구약성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

    최금진 지음/ 창비/ 146쪽/ 8000원


    ‘간다, 패배하러 간다, 결론부터 말하는 버릇은 나의 용기/ 무덤에서 나와 손을 흔들고 있는 아버지를 뒤로 두고/ 쫓기듯, 깨지기 위해, 망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세상으로/ 돌아간다’(‘패배하는 습관’ 중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상처를 다룬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유쾌한 우주강의

    다다 쇼 지음/ 조민정 옮김/ 그린북/ 324쪽/ 1만5000원


    우리는 그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한 우주에서 아주 작은 지구에 살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우주 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여전히 미지 영역으로 남은 우주의 비밀을 소립자 물리학으로 푼다.

    화과자로 풀어낸 ‘일본 감성’
    법률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와 경제

    김승열 지음/ 온라인리걸센타 출판부/ 358쪽/ 1만4000원


    우리 사회가 디지털화하면서 사회 갈등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100여 개의 사회 현상과 갈등을 법률가 시각에서 분석하고 해법과 전망을 제시한다. 외국의 생생한 사례도 소개해 객관적인 시각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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