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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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첩첩산중 안철수 대세론

안철수는 좋은데… 국민의당만으로 될까

40석 제3당 출신 대통령의 국정운영 불가능설 돌파해야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7-04-14 16: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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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30% 중·후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4월 둘째 주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내일 당장 대선을 치를 경우 누가 당선할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혼전 양상이다.

    3월 25, 26일 국민의당 호남지역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압승한 이후 불기 시작한 ‘안철수 바람’이 2주 만에 태풍이 돼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은 5월 9일 대선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의 괴리

    치고 올라온 속도만 놓고 보면 안 후보 지지율은 문 후보를 너끈히 뛰어넘을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지지율 상승은 ‘지지율=득표율’이란 신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측면에서는 문 후보를 위협하지만, 막상 투표장에서 안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투표자가 문 후보를 찍는 투표자를 앞설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 것.

    이 같은 의문이 생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정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 간 큰 격차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상승하기 시작해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절반인 50%에 육박했다. 최근 안철수 바람이 불면서 일부 조사에서는 40%대 초반으로 내려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 비해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20%를 밑돌고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정당 지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 간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본격적인 선거운동 과정에서 뒷심이 부족해져 결국 질 공산이 크다.

    특히 대선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전화로 하는 여론조사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수준의 수동적 의사표시와 직접 투표장에 가서 특정 후보를 찍는 능동적 투표 행위에는 간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론조사는 국민의 인구 분포를 감안해 ‘보정’을 거쳐 집계하는 데 반해, 대선 투표는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를 모집단으로 해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가진 지지층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유리하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투표용지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4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5번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호는 대선후보가 속한 정당 의석수에 따라 배정한다는 원칙에 의한 것이다. 4월 13일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은 119명이고 자유한국당 92명, 국민의당 40명, 바른정당 33명, 정의당 6명 순이다.

    즉 대선일에 유권자는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대통령을 선출하는 동시에 대통령 후보자를 공천한 정당을 ‘여당’으로 선택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정당마다 자체 경선을 통해 공직후보자(대선후보)를 먼저 선출하고, 본 선거에 정당 대표자격으로 공직후보자로 추천받은 후보를 등록시켜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이른바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의미에서 정당과 대통령을 동시에 선출토록 한 것이다. 대선 투표용지에 ‘정당명+후보자 이름 순’으로 기재하는 것도 그래서다.

    5월 9일 국민 다수의 선택으로 당선한 대선후보는 대통령에 취임하고,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집권여당이 돼 정권에 참여하게 된다.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 또는 정당 인사는 대통령비서실 또는 국무위원으로 임명돼 대통령을 도와 국정운영을 뒷받침한다. 또한 대통령이 관할하는 행정부에서 입법으로 정책을 실현할 필요가 있을 때는 ‘당정협의’를 통해 사전에 의결을 조율한 뒤, 그 결과를 법안으로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다.

    여러 부처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항은 시간을 두고 협의를 거쳐 정부입법으로 법안을 제출하고, 사안이 시급한 경우에는 여당의 의원입법을 통해 국회에 신속하게 법안을 제출하기도 한다. 국정운영의 3대 축인 여당과 정부, 청와대를 일컬어 당·정·청이라 부르는 것은 그만큼 세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원활한 국정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여당 함께 뽑는 선거

    안철수 후보의 높은 지지율과 별개로, 과연 40석의 국민의당이 여당 구실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없지 않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1997년 대선 때 이인제 후보와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다 후보등록 직전 급락했다”며 “당시 두 후보는 소속 당 의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상대 후보는 거대 의석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97년 대선, 2002년 대선과 지금의 정치지형, 대선지형이 다르다고는 해도 적은 의석수가 아주 무시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대선후보 지지율 변동에 따라 투표 전 ‘연대’가 꿈틀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표 전 대선지형이 바뀌는 시나리오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하락해 양강구도가 붕괴되는 시나리오다. 안철수 후보가 문 후보를 따돌리고 지지율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안철수 대세론을 형성하면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의원이 대거 탈당해 100석 이하로 붕괴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4월 13일 현재 40석 대 119석, 즉 1 대 3 의석수 분포가 최소한 1 대 1.5 수준으로 좁혀진다면 수권능력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안 후보 지지율이 조정기를 거쳐 문 후보에 비해 열세에 놓이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면 ‘선거연대론’ ‘선거연합론’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 김형준 교수는 “안 후보가 40석의 국민의당이란 약점을 연대와 연정을 통해 강점으로 바꿀 수도 있다”며 “대선 과정에서 (안 후보가) ‘영남과 호남이 결합한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거나,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에게 국무총리 추천권을 주겠다’는 식의 대탕평 공약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가 높은 지지율로 ‘자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적 열세를 만회하고자 선거 막바지에 ‘연대’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두 번째 시나리오다.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소수정당이 집권하면 다른 정당과 손잡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40석의 제3당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집권하면 제1당인 민주당과 연정할 것인지, 아니면 제2당인 자유한국당과 손잡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유한국당과 손잡으면 적폐연정으로 낙인찍힐 공산이 크고,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갈라선 민주당과 다시 손잡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선 때까지는 ‘소수당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이상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터”라며 “두루뭉술한 협치와 연정 방안을 국민이 얼마나 이해해주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상의 시나리오, 최악의 시나리오

    안 후보와 국민의당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바른정당과 손잡고(40+33), 민주당에서 비문 의원들이 탈당해 합류하며(40+33+20), 여기에 국민통합정부를 명분으로 친박(친박근혜)이 아닌 자유한국당 의원 10여 명까지 가세해 사실상 100석 넘는 원내 제1당의 진용을 갖추는 것이다. 그럼 민주당은 100석 이하가 돼 제2당으로 전락하고, 자유한국당은 80석 수준의 제3당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계개편이 대선 전 이뤄진다면 안철수 대세론은 안철수 필승론으로 굳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대선일까지 ‘미니 정당이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라는 정치 공세에 시달릴 개연성이 높다.
    50대 초반인 한 자영업자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이렇게 토로했다.

    “안철수는 괜찮은데, 혼자서 뭘 할 수 있을까. 카드의 하이로 게임에서 하이를 택할 수도 없고, 로를 택할 수도 없는 풍차돌리기 신세가 되는 것 아닌가. 거대 정당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안 되는 일만 많은….”
    바람으로 다시 일어선 안철수 후보가 자강론으로 대선을 나 홀로 완주할 수 있을까. 안 후보가 앞으로 표심에 어떻게 뿌리를 내려 5월 9일 대선에서 웃으려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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