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7

2016.07.20

특집 | 성과 제일주의의 두 얼굴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공공부문 서비스 질 떨어질 수도”

인터뷰 |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6-07-20 08: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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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과 성과를 연동하는 성과관리 시스템은 직원들의 동기부여는커녕,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구성원 간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것.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특히 공공부문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성과주의 경영의 표상이던 미국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미 꽤 오래전인 2000년대 초반 이 제도를 폐기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식 보고서 등 외국의 다양한 연구 자료를 보더라도 공공부문에서 성과주의 임금체계는 사실상 부정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와중에 우리 정부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연구실장은 공공기관의 조직 특성상 상업적 속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에서 성과주의적 관리체계는 적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금전적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김 연구실장은 “각 공기업이 벌어들인 수입이 애초 목표치를 상회할 경우, 민간에서는 이를 성과급으로 배정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은 예비금으로 묶어 차기 연도로 이월한다. 이월된 예산은 공공부문 부채를 줄이거나 사업비로 활용되기 마련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공기업(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의 경우 수익금이 주주에게 배당되긴 하지만 이 역시 정부 투자기관으로 귀속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2010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는 간부급 대상 성과연봉제의 효과도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김 연구실장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만 할 뿐,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내년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정부의 ‘보여주기’ 식 행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종국에는 공공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성과와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다 보면 당초 공공부문 노동자가 지니고 있던 헌신성, 업무 수행 의지와 능력, 조직 분위기, 공공서비스 질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되며, 안전사고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 연구실장은 “정부가 하루빨리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차별성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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