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4

2016.02.03

특집 | 20대 총선 승부처 33

1與2野 구도 격전지에 가다 ⑦

여야 의석 균형, 국민의당 창당으로 변화 불가피..

  • 이기진 동아일보 기자 doyoce@donga.com 기획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02-02 14: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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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광역시

    3 대 3. 19대 총선 때 대전 6개 선거구에서 여야가 차지한 의석수다. ‘선거 가늠의 잣대’ ‘캐스팅 보트의 고장’이라는 말답게 충청도다운 선거 결과였다. 충청권의 역대 총선은 3당 경합체제였다. 17대부터 19대까지 여당과 야당의 경합 속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19대 자유선진당)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대전에선 20대 총선이 양당체제로 전개되는 듯했다. 하지만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출범하면서 다시 3당 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동구, 구청장의 신당행이 총선에 끼칠 영향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전에서 선거 윤곽이 가장 먼저 드러난 곳은 동구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선병렬(58) 전 의원이 더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박영선계로 분류되는 같은 당 강래구(51) 예비후보는 박 의원이 잔류를 선언하자 “다른 분처럼 옮겨 다니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선 현역인 이장우(51) 의원이 재선을 위해 민심을 다져가면서 3자 대결 구도가 비교적 빨리 형성됐다.
    겉으로는 ‘일여이야(一與二野)’ 형국이지만 선거 결과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같은 지역인 한현택(61) 동구청장이 충청권에선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더민주당을 탈당한 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서 선 전 의원에게 힘이 실렸다.
    이장우 의원과 한현택 구청장은 대전에서는 ‘앙숙관계’로 불린다. 이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현역 구청장으로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야당 후보인 한 구청장에게 고배를 마셔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치른 19대 총선에서

    당선해 ‘구청장 떨어진 국회의원’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전화위복했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악연으로 사사건건 충돌했다. 한현택 구청장과 선병렬 전 의원의 동반 탈당 및 신당 합류는, 따라서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동구지역 선거는 3자 대결이지만 ‘일여이야’인 셈이다.
    이장우 의원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는 의원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더민주당은 한현택 구청장과 선병렬 전 의원의 탈당이 뼈아픈 대목이지만 현 정부의 실정을 알려가면서 신당과는 차별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또한 야권분열이라는 악재를 안고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는 2012년 7월 특별자치시로 출범한 뒤 인구가 4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이주해온 중앙부처 공무원과 그 가족 등 외지인이 주로 사는 한솔동, 도담동, 아름동 등 3개 동 주민수가 11만5000여 명으로 세종시 전체 인구(21만4343명·2015년 12월 말 기준)의 절반이 넘는다. 따라서 외지에서 온 공무원과 그 가족의 표심이 향방을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로선 새누리당 박종준(52)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의 광폭 행보와 더민주당 이해찬(64) 의원의 7선 도전 여부가 초미 관심사다.



    7선 노리는 이해찬 의원에 박종준 전 청와대 경호차장 도전장

    이해찬 의원은 19대 총선 때 서울 관악인 지역구를 버리고 세종시에서 출마해 당시 ‘충청맹주’를 자임하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를 14%p 차로 누르고 6선 고지를 점령했다. 당시만 해도 외지인들의 유입 초기로 토박이가 많았는데도 심 전 지사가 패배한 것. 1월 말 현재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등록한 후보는 이 의원을 제외하곤 새누리당 김동주(45) 변호사, 박종준 전 차장, 조관식(60)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 등 3명, 더민주당은 유재호(52) 전 충남교육청 감사관, 임병철(45) 전 한국4-H본부 대변인, 무소속은 고진광(60) 충청향우회 중앙회 공동대표 등이다.
    새누리당에선 박종준 전 차장이 대세를 굳혀가는 양상이다. 지난해 10월 청와대를 떠난 뒤 세종시에 사무실을 낸 그는 친박, 진박은 아니어도 적어도 근박(近朴)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 개관식에 참석한 자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선 유일하게 참석했다.
    야당은 현 정부에서 세종시 발전은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 무산, 지지부진한 세종시의 기반시설 조성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똑 부러지는 후보는 아직 없는 상태. 이런 가운데 본인이 확실한 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나 대중적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이해찬 의원의 7선 도전이 유력해 보인다. 그는 최근까지 일주일에 두 번씩 지역 읍·면·동을 순회하며 의정보고회를 가졌다.
    “신예 박종준이 아무리 현 정부랑 친하다 해도 이해찬이 6선을 그냥 한 건 아니잖아?”
    1월 23일 오후 세종시 한솔동주민센터 뒤편 도심공원에서 산책하는 60대 후반 남자 2명의 공통된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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