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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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나도 1인 미디어 해볼까

MCN 산업, 레드오션이라고?

미개척 콘텐츠 풍부,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로 진화 중…해외 진출은 필수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7-10-0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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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콘텐츠 제작자인 크리에이터(creator)를 매니지먼트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채널 네트워크)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고 광고 수익을 내는 채널이 많아지자 이들을 묶어 관리하는 MCN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 여러 유튜브 채널이 제휴해 구성한 MCN은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기획, 프로모션,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판매 및 잠재 고객 개발 등을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원해주는 일을 한다.

    국내에서는 CJ E&M의 다이아티비(DIA TV)를 비롯해 트레져헌터,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레페리), 샌드박스 네트워크, 비디오빌리지 등이 대표적인 MCN이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MCN 업체는 현재 1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일부 대형 MCN은 최근 3년간 50~100배 이상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두가 이처럼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건 아니다. 초창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던 상황이 끝나고 적잖은 업체가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층 겨냥한 콘텐츠, 블루오션”

    MCN 산업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인 미디어 시장은 해외만큼 성숙기에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는 20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되며, 2020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MCN 업체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사단법인 엠씨엔협회’(MCN협회)도 발족됐다.
     
    유진희 MCN협회 사무국장은 “단기간에 크리에이터 수와 MCN 수가 늘어났고, 모두가 돈을 버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MCN 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지 3년도 채 안 됐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콘텐츠가 많다. 현재는 10~30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40~70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도 분명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튜브 콘텐츠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분야는 크게 5가지다. 뷰티, 게임, 키즈, 예능, 푸드가 그것. 하지만 교양·다큐멘터리·학습 등 아직 도전하지 않은 분야가 많다. 또한 꾸준히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만,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유 사무국장은 “MCN의 주력 장르는 아니지만 앞으로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많다. 귀농한 사람의 농사 이야기나, DIY(Do It Yourself) 인테리어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뷰티 분야에서는 현재 상당한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연예인이 쓴 화장품보다 크리에이터가 추천한 뷰티 아이템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해 화장품 업계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랑콤은 파워 뷰튜버인 리사 엘드리지(Lisa Eldridge)를 메이크업 수장 자리에 앉혀 화제를 모았다.



    ‘한한령’ 뚫은 뷰티 전문 MCN  

    국내 대표 뷰튜버로는 ‘포니’(본명 박혜민·27)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포니 신드롬’을 운영 중인 포니는 구독자 수 300만 명, 인스타그램 ‘포니스메이크업’ 계정 팔로어 419만 명, 중국 웨이보 팔로어 500만 명 등 1200만 명 넘는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포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7월 중국에서 열린 뷰티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행사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패션 전문기업 한섬의 제안으로 캐주얼 브랜드 에스제이에스제이(SJSJ) 론칭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콘텐츠를 공동 제작했다. 포니가 SJSJ 의상을 입고 메이크업 팁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영상이다.

    뷰티 전문 MCN 레페리의 성장세도 무섭다. 레페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 수는 150여 명, 영상 구독자 수는 1400만 명에 달한다. 2015년 트레져헌터에 인수돼 자회사가 된 레페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한령’에도 중국에서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중 협업전략 보고서’에서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레페리를 언급했을 정도. 

     레페리 관계자는 “현지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사들은 에이전시 역할에 그쳤지만 레페리는 한국의 크리에이터 육성법을 왕홍(중국의 인기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을 일컫는 말)에게 직접 가르쳐 콘텐츠 수준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 텐센트그룹과 함께 Mnet ‘프로듀스 101’처럼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오디션을 통해 스타성과 열정을 가진 인물들을 선발한 뒤 촬영, 편집, 기획, 디자인 등 4주 교육 기간에 실습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트레이닝도 시킨 것. 

    또 한한령은 한국 연예인과 크리에이터가 중국 TV나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에 나오는 것을 막았는데, 레페리는 이를 피해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등 상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활동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즉 콘텐츠보다 커머스에 주목한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것. 실제로 ‘멀티 채널 네트워크’는 점점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로 변형돼가고 있다.

    현재 타오바오 인터넷 사이트에는 ‘크리에이터 세션’이 따로 만들어져 있고, 원하는 크리에이터를 클릭하면 옷, 화장품 등을 라이브로 시연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를 보면서 바로 제품 구매를 할 수 있다. 레페리 관계자는 “중국의 20대는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적극 소비한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커머스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MCN 업체들이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MCN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은 인구가 많으니 광고 수익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지만, 한국은 시장이 작아 해외 진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유튜브 기준 다이아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총 253억 건으로, 이 중 4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다이아티비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수를 전체의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트레져헌터 역시 현지 크리에이터 발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트레져헌터 관계자는 “태국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비더 스카(28·코믹 방송 진행자)의 경우 유튜브 팔로어 수만 6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정상급 크리에이터는 팔로어가 많아봤자 100만 명이다. 해외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또 다른 한류를 일으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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