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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도 ‘안스트롱’ 돼볼까

안철수 발성변화 화제, 보이스트레이닝 학원 북적…취준생·직장인·초등생으로 수요 확대

우리도 ‘안스트롱’ 돼볼까

우리도 ‘안스트롱’ 돼볼까

안철수 대선후보의 달라진 발성이 화제다. 예전의 목소리는 거친 정치판을 이겨나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목소리를 굵고 낮은 중저음으로 바꿨다. [뉴시스]

목소리는 외모 못지않게 중요한 경쟁력이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할 때 목소리는 38%, 표정과 태도는 각각 35%, 20%의 영향을 미치는 반면, 말의 내용은 7%에 불과하다는 ‘메라비언 법칙’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180도 바뀐 목소리가 화제다.

그는 기존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톤에서 최근 강하고 굵은 중저음으로 목소리에 변화를 줬다. 특히 샤우팅하듯 굵고 강하게 내지르는 발성 덕에 ‘루이 안스트롱’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스스로 복식호흡을 익혔다”면서 “자기 자신도 못 바꾸면서 어떻게 나라를 바꾼다고 하겠느냐”며 목소리가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굵고 힘 있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줌으로써 진취적 정치인의 이미지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이처럼 목소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정치인은 꽤 많다. 목소리의 높낮이나 음색, 빠르기까지 훈련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나 매우 낮은 톤으로 단호하고 결연하게 메시지를 전달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대표적이다.

좋은 발성의 기본은 복식호흡

우리도 ‘안스트롱’ 돼볼까

스피치 전문가들은 누구나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던 더 좋은 목소리가 있으며, 부단한 노력 끝에 바뀐 목소리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뉴시스]

이처럼 신뢰를 주는 목소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사람이 보이스트레이닝 전문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에 변화를 줘 호감도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에서다. 그 수요층은 대중 앞에서 자기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하는 정치가나 최고경영자(CEO), 회사에서 중요한 발표를 앞둔 직장인,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취업준비생, 어눌한 말투 탓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등학생까지 무척 다양하다.

스피치 전문학원 컨피던트스피치의 김연화 원장은 “요즘에는 무엇을 말하는지보다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기표현 능력이 중요한 스펙으로 취급되면서 좋은 목소리로 정확히 말하는 능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보이스트레이닝 교육은 어떻게 이뤄질까. 스피치, 즉 말하기는 내용, 음성, 비언어적 요소(표정이나 몸짓)로 이뤄지는데 보이스트레이닝은 이 중 음성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정확한 발음, 억양, 호흡 등을 기본적으로 훈련한다. 이런 것들이 바탕을 이뤄야 좋은 스피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트레이닝을 할 때 가장 먼저 익혀야 하는 것이 바로 ‘복식호흡’이다. 우리가 매일 하는 무의식적인 호흡은 짧게 들이쉬고 내쉬는 흉식호흡인데, 이 경우 목소리가 작거나 날카롭게 들릴 수 있다. 반면, 복식호흡을 하면 음이 한층 낮아지면서 멀리 뻗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발음도 좀 더 명료해진다.

취약한 발음을 교정하는 훈련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어려운 단어나 받침소리, 이중모음 등의 발음 요령을 익혀 안정되고 정확하게 말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목소리의 특색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목소리 특성을 분석하고 거기에 적합한 맞춤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말더듬는 습관이 있거나 말의 리듬감이 부족한 사람은 정확한 발성 위주로, 발음이 부정확한 사람은 낭독 위주로 트레이닝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 측의 얘기처럼 혼자서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 보이스트레이닝 전문가들은 “모니터링이 필수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스피치 전문가는 “안철수 후보의 경우 가냘픈 목소리와 웅얼웅얼 하는 발음이 동시에 교정됐다.

멀리 있는 사람을 부를 때처럼 배에 힘을 주고 명확하게 발음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습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루 이틀 만에 가능한 건 아니고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도 모르는 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듣기에 좋다고 생각되는 목소리를 한 번 찾으면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안 후보도 여러 목소리 가운데 지금의 목소리를 찾았을 테고, 혹시 ‘예전으로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이스트레이닝은 단순히 목소리 변화뿐 아니라 인생 전체를 바꾸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스피치 전문학원 W스피치커뮤니케이션의 우지은 대표는 “늘 소심하고 자기표현에 서툴던 사람이 훈련을 통해 크고 역동적인 목소리로 바뀌면 그에 걸맞은 내면세계, 표정, 제스처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보이스트레이닝을 통해 얻은 목소리의 자신감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적극적인 성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현재 보이스트레이닝 관련 강좌를 운영하는 교육기관은 전국적으로 7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학원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려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강사진의 경력과 자격증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수한 강사진을 갖춘 학원에서 교육받기만 하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스피치 전문학원 이루다스피치의 배윤희 원장은 “개인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700여 개 업체 성업 중

“자기 목소리의 문제점을 알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분명 빠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어요. 단시간에 효과를 보려 하기보다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트레이닝을 받는 게 중요하죠. 또한 학원에서 익힌 기술을 잊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연습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보이스트레이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다. A업체는 복식호흡, 마스크 공명 발성, 최적의 목소리 톤, 명확한 발음, 세련된 억양 등을 익히고 다양한 상황에 맞게 말하기를 훈련하는 보이스 기본(주 1회 8주 또는 주 2회 4주·58만 원)과 보이스 심화(주 1회 4주·28만 원 또는 8주·58만 원)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B업체는 보이스트레이닝 기초반(주 1회 6주), 보이스&스피치 중급(주 1회 8주) 및 고급반(주 1회 5주) 등 소수정예 수업으로 진행하며 개인 코칭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일대일 개인지도 과정도 마련해놓았다.

C업체는 발성, 발음, 리듬을 단계별로 종합해 훈련하는 보이스종합과정(주 1회 8주·56만 원)과 보이스심화과정(주 1회 8주·56만 원), 혀 짧은 소리나 새는 발음을 교정하는 발음심화과정(주 1회 8주·72만 원)과 발음교정과정(주 1회 8주·56만 원), 사투리억양을 교정하는 사투리억양교정과정(총 20시간·요일 및 시간 자유 선택·160만 원), 일대일 개인지도과정(1회 90분·시간 및 횟수 자유 선택·20만 원) 등을 소수정예로 운영한다.


입력 2017-04-17 11:24:56

  • 임윤정 자유기고가 coenbro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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