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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빼빼로데이에 궁금해졌다

왜, ‘일본 원조’ 과자가 여전히 대세일까

빼빼로데이에 궁금해졌다

빼빼로데이에 궁금해졌다
[김도균]

[김도균]

1. 11월 11일을 앞두고 마트, 편의점 등은 빼빼로 마케팅에 ‘올인’한 분위기입니다. 올해 여러분은 가족, 친구, 직장동료를 위해 빼빼로를 몇 개나 살 생각인가요? 지난해 받은 빼빼로는 유통기한 안에 모두 드셨나요?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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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7년 가장 많이 팔린 과자는 빼빼로입니다. 1년간 902억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꼬깔콘(901억 원), 초코파이(865억 원), 새우깡(786억 원)도 만만치 않지만, 빼빼로의 위상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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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빼빼로가 항상 많이 팔리느냐, 그렇진 않습니다. 빼빼로데이가 포함된 지난해 사사분기(9~12월) 매출액이 550억 원으로 연간 매출의 61%를 차지했습니다.올해 이사분기(4~6월) 과자  ·  초콜릿류 매출액 순위를 보면 빼빼로는 121억 원으로 13위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출시된 ‘신입생’ 꼬북칩(140억 원 · 8위)보다 20억 원가량 덜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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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런데 빼빼로는 ‘원조’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Pocky)’입니다. 1966년 출시됐으니, 1983년에 탄생한 빼빼로보다 열일곱 살 많은 형인 셈입니다. 글리코는 가는 막대과자 ‘프리츠(Pretz)’를 먼저 내놨고, 거기에 초콜릿을 입혀 포키를 선보였습니다. 

‘빼빼로’의 원조로 알려진 ‘포키’와 ‘프리츠’. 해태제과와 일본 글리코의 합자회사인글리코해태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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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본 과자가 원조인 한국 과자는 빼빼로만이 아닙니다. 꼬깔콘은 일본 하우스식품의 ‘돈가리콘(とんがりコ-ン)’, 새우깡은 일본 가루비의 ‘갓파에비센(かっぱえびせん)’이 원조인 것으로 소문났습니다.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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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초코파이는 미국 남부 테네시주 채터누가시의 베이커리에서 생산된 ‘문파이(Moonpie)’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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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17년 매출액 순위 1~4위가 모두 외국에 원조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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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초코송이, 고래밥, 카라멜콘땅콩 등도 일본 과자를 모방한 것으로 의심(?)받습니다. 메이지의 ‘기노코노야마(きのこの山)’, 모리나가의 ‘옷톳토(おっとっと)’, 토하토의 ‘갸라메루콘(キャラメルコ-ン)’이 각각의 원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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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과업체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다른 회사는 베꼈을지 몰라도 우리는 아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그 나름의 차별점이 있다”고요. 하지만 맛, 과자 모양, 패키지 디자인 등이 비슷한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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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국 제과산업의 뿌리가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제과업을 하던 일본 기업들에 있다는 점, 1960~80년대에는 비단 제과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거의 모든 산업이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그 시절 ‘외국 과자 따라 하기’는 이해할 만합니다. 

1970년대 금성전자 공장(위)과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1세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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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하지만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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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80년대 어린이는 ‘모래요정 바람돌이’ ‘빨강머리 앤’ 같은 일본 TV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며 자랐습니다.반면 요즘 어린이는 ‘뽀로로’ ‘헬로 카봇’ ‘콩순이’ 등 국산 만화를 주로 시청합니다. 그런데 왜 과자는 여전히 일본이 원조인 과자가 대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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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두 아이의 아빠 최모(41) 씨는 “얼마 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자기들이 평소 즐겨 먹는 새우깡과 초코송이로 오해하고 갓파에비센과 기노코노야마를 골랐다”며 “과자는 왜 독립하지 못했는지 이유가 궁금해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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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과업계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 입맛이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입맛만큼 무서울 만큼 정확하고 오래도록 변치 않는 것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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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과업계는 “원조가 어딘지 그만 따져달라”고 당부합니다. 과자란 서양에서 온 것이기에 세계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유사한 과자가 어디엔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조금 과장하면 ‘모든 과자가 원조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요.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장수 과자들이 30~40년에 걸쳐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아왔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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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한편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내놓는 신제품이 초코파이나 새우깡 급으로 히트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여타 상품과 마찬가지로 과자도 ‘대세 등극’ 기간이 갈수록 짧아져 장수 과자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어피치와 유사하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돼 히트한 오리온 ‘마이구미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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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하지만 일본 과자 모방 의혹을 받는 과자는 ‘장수 과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요즘도 심심찮게 일본 과자를 베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신제품이 출시되곤 합니다. 

히트 신제품으로 꼽히는 오리온 ‘꼬북칩’도 일본 과자를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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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문가들은 제과업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K-과자’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과거에는 일본 식(食)문화가 훨씬 앞서 있었지만, 현재는 꼭 그렇지만도 않기 때문입니다. 한류 붐을 타고 K-푸드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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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스낵계의 방탄소년단’, 혹은 ‘초콜릿계의 미스터션샤인’이 곧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지금도 일본 과자를 벤치마킹한다는 것은 국내 제과업계가 쉬운 길을 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내 제과산업의 역사도 50년이 넘은 만큼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의 여러 산업이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과업계의 각성이 필요한 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주간동아 2018.11.09 1163호 (p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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