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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다 아무나 돈 벌진 못한다

일반인 ‘쿠팡 플렉스’ 체험기…시간당 2만5000원? 숙달되고 운도 따라야 할 듯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무나 돈 벌진 못한다

기자는 10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쿠팡 플렉스 체험을 했다. 쏘나타 차량에 로켓배송 상품을 가득 싣는 것이나 배송할 상자를 꺼내 나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택배상자를 고객에게 정확히 배송했는지 하나씩 확인해야 하기에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전화를 항상 손에 쥐고 있어야 했다(왼쪽부터). [홍중식 기자]

기자는 10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쿠팡 플렉스 체험을 했다. 쏘나타 차량에 로켓배송 상품을 가득 싣는 것이나 배송할 상자를 꺼내 나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택배상자를 고객에게 정확히 배송했는지 하나씩 확인해야 하기에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전화를 항상 손에 쥐고 있어야 했다(왼쪽부터). [홍중식 기자]

“저, 이제 가도 되나요?” 

“네, 퇴근하세요. 수고하셨어요.” 

10월 2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동남권물류단지 내 쿠팡 물류센터. 기자는 부들부들 떨리는 팔다리를 진정시키며 쿠팡 직원에게 물었다. 이날 기자는 ‘배송사업자’가 돼 소셜커머스 쿠팡의 물품을 위탁 배송하는 일을 했다. 생애 첫 택배 배송을 하는 5~6시간 동안 힘쓰고 맘 졸였던 터라, 이왕이면 눈 마주치고 환하게 웃으며 “수고했다”고 해주는 격려를 받고 싶었다. 하지만 과한 바람이다. 오늘의 ‘로켓배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물류센터에는 배송 차량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택배상자를 차량에 옮겨 싣는 손길이 몹시 분주하다. 쿠팡 직원들은 최근 새롭게 물류센터를 오가기 시작한 ‘일반인’ 택배 아르바이트생들의 문의에 답하고 요청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물류센터에서 퇴근은, 조용하게 하는 것이 매너다. 얼른 집에 돌아가 손을 깨끗이 씻고 핸드크림을 듬뿍 바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학생, 주부, 어르신 모두 하고 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무나 돈 벌진 못한다
온라인 유통업계 1위 쿠팡이 8월 말부터 일반인 택배 배송 서비스인 ‘쿠팡 플렉스’를 개시했다.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만큼 일하고, 그만큼 소득을 올리는 일종의 공유경제형 일자리다. 쿠팡은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서 낮 시간이 여유로운 육아맘, 방학을 맞은 대학생, 근무 스케줄을 조율할 수 있는 프리랜서’ 등이 쿠팡 플렉스에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쿠팡 플렉스 광고 모델도 ‘젊은 엄마’와 ‘어르신’이다. 광고에는 ‘지금도 학생, 주부, 어르신 모두 하고 있어요’라는 문구도 들어있다. 쿠팡은 8월 22일 낸 보도자료에서 ‘평균적으로 하루 3~4시간 동안 약 50~60개 상품을 배송하게 되며 오전 10시까지 출근해 배송을 마친 뒤 바로 퇴근하면 된다’고 밝혔다.
 
서비스 개시 한 달 반이 지난 현재 인터넷에는 쿠팡 플렉스 체험 후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대부분 남성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한 남성은 블로그에 ‘곧 둘째가 태어나고 내년에 이사도 가야 하니…’라며 쿠팡 플렉스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두 아이를 키우는 기자는 ‘엄마’ 관점에서 쿠팡 플렉스가 할 만한 일인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오후 3시 전에 일을 마칠 수 있다면, 시간 대비 벌이가 괜찮고 체력적으로도 해볼 만하다면 주부들에게는 육아를 하면서 부수입도 얻는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물류센터로 직접 가서 택배상자를 가져오는 자차배송(왼쪽)과 아파트 단지에 가져다준 택배상자를 도보로 배송하는 도보배송을 안내하는 쿠팡 플렉스 홍보영상 장면. [쿠팡]

물류센터로 직접 가서 택배상자를 가져오는 자차배송(왼쪽)과 아파트 단지에 가져다준 택배상자를 도보로 배송하는 도보배송을 안내하는 쿠팡 플렉스 홍보영상 장면. [쿠팡]

쿠팡 플렉스는 두 가지 형태다. 자신의 차로 직접 물류센터로 가 물품을 싣고 배달하는 것(자차배송)과 아파트 단지로 가져다주는 물품을 도보로 배달해주는 것(도보배송)이다. 자차배송은 상자 개당 750원, 도보배송은 일당 2만2500원을 준다. 50개 상자를 초과해 도보배송을 할 경우 초과 상자 개당 450원을 별도로 받는다. 쿠팡 플렉스는 주문 이튿날까지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상품만 담당한다. 

쿠팡 보도자료 내용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4시간 동안 50개 상자를 배달한다면 3만7500원 수입을 올릴 수 있다(750원×50개). 시간당 9375원이므로 현 최저임금(7530원)보다 25%가량 높다. ‘배송 기량’을 끌어올려 3시간 동안 60개 상자를 배달한다면 총수입은 4만5000원, 시급은 1만5000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2배가 된다. 쿠팡은 인터넷 홈페이지 모집요강에 ‘시간당 2만5000원 이상 가능’이라고 적시해놨다. 1시간에 34개 이상 택배상자를 배송하면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쿠팡 플렉스의 ‘알바생’이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채용공고 사이트에 이름, 휴대전화번호, 배송 희망 지역, 자차배송 가능 여부를 입력해 제출하고 기다리면 문자메시지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링크 및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카톡방) 링크를 보내준다. 별도로 성별, 나이, 체력, 택배 경험 유무 등을 따지지 않는다. 인터뷰 절차도 없다. 

쿠팡 플렉스는 ‘내일부터 바로 가능’한 일자리다. 인터넷 후기를 보면 일찍 신청할수록 유리하다고 해 기자는 10월 1일 오전 자차로 하는 ‘내일 배송’을 요청했다. 온라인 신청서 링크는 카톡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희망 물량은 30~50개에서 100~150개까지 고를 수 있다. 

카톡방은 뜨겁다. 서너 명의 쿠팡 직원과 300여 명의 일반인이 의사소통을 하는 장(場)이다 보니 배송이 한창 이뤄지는 오후 시간엔 순식간에 미확인 메시지가 70~80개씩 된다. 오후 4시 배송 확정 메시지가 왔다. 내일 오후 1시 이후 ‘캠프’(물류센터를 지칭하는 쿠팡 용어)로 오란다. 쿠팡 측에 따르면 캠프마다, 그날 그날의 상황에 따라 입차(入車) 시간이 달라진다고 한다. 1시에 맞춰 가면 2시간 만에 임무를 완료할 수 있을까, 어느 아파트 단지를 맡게 될까, 몇 개 상자를 할당해줄까, 생수병 배달만 걸리지 않았으면…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밤 10시. 카톡방에 개인별 배송지역과 배송물량을 적시한, 엑셀로 정리된 ‘할당표’가 올라왔다. 기자가 출근하기로 한 송파1 캠프에선 150여 명에게 7500여 개 상자가 할당됐다. 인당 평균 52개로 적게는 20여 개, 많게는 150여 개씩이다. 카톡방이 다시 뜨거워진다. ‘미배정이네요 ㅠㅠ’ ‘40개로는 기름 값도 뽑지 못합니다. 더 배정해주세요’ ‘노쇼 물량, 제가 하겠습니다!’…. ‘일이 많다’는 불만은 거의 없고, 물량이 적거나 배정받지 못해 아쉽다는 토로가 더 많다. ‘노쇼’란 배송 업무 약속을 취소한 경우를 가리킨다. 카톡방 대화 내용으로 미뤄 짐작건대 일부 사람은 노쇼 물량을 노리고 캠프에 미리 가서 대기한다. 일반인의 택배 알바,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고난도 입체 테트리스

오후 1시 이후 입차라는데, 12시가 채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캠프에 도착했나 보다. 카톡방에 ‘도착해서 대기 중입니다’ 등의 메시지가 뜬다. 쿠팡 직원이 ‘12시부터 입차 가능합니다’라고 공지하자 마음이 급해진다. 오후 3시 전에 일을 마치려면 캠프에는 1분이라도 빨리 가는 게 유리하다. 오후 12시 30분, 허겁지겁 캠프에 도착하니 승용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여 분 대기한 뒤 주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캠프 맨 구석에 있는, 컨테이너로 만들어놓은 사무실에 가서 ‘배송업무 위탁계약서’ 등 3건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초심자들은 따로 모아놓고 앱 사용법을 설명해준다. ‘배송완료’를 하기 전 상자마다 송장에 기록된 고유번호를 확인하는 법을 익혔다. ‘문앞’은 문 앞에 놓고 가는 것이지만, ‘부문’은 ‘부재 시 문 앞에 놓고 가는 것’이다. 일단 초인종을 눌러야 한다. 이날 알았다. 쿠팡이 보내주는 배송완료 사진에서 택배상자를 가리키는 쿠팡맨의 손이 앱 카메라에 기본 탑재된 것이란 사실을. 

“자, 이제 출발하세요.” 쿠팡 직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자에게 할당된 ‘212D’ 롤테이너(바퀴 달린 이동식 적재함)를 찾아나선다. 기자보다 앞서 승용차의 트렁크와 뒷좌석은 물론이고, 조수석에까지 택배상자를 그득 실은 사람들이 하나 둘 캠프를 떠나고 있어 마음이 조급해졌다. 30, 40대 남성이 대부분이지만 20, 30대 여성도 몇몇 보였다. ‘여성에겐 생수병 등 무거운 물품은 할당 안 하는지 물어볼걸 그랬나…’라는 생각은 기자 몫의 롤테이너를 찾아낸 순간 싹 사라졌다. 1.25ℓ짜리 콜라 페트병 12개들이 팩이 2개나 있다! 고객 10명에게 22개 상자를 배달하는 물량이라 크게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콜라더미’를 보자마자 울고 싶었다. 할당받은 상자 가운데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것은 두어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기저귀, 물티슈, 롤휴지, 캔음료 등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것들이었다. ‘쿠팡 플렉스가 꿀알바가 되려면 할당받는 물품이 작고 가벼운 것 위주여야 한다. 즉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이라는 한 인터넷 후기가 떠올랐다. 

평소 택배 아저씨의 업무 모습을 어깨 너머로 본 것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후기를 떠올리며 ‘가장 늦게 배달할 것을 가장 안쪽에’ 실으려고 했다. 하지만 트럭과 달리 승용차에 택배상자를 싣는 것은 난도가 더 높은 테트리스 게임이었다. 결국 배송 순서와 상관없이 음료는 트렁크에, 작은 상자는 좌석 아래 공간에, 큰 상자는 좌석 위에 실었다. 분명 카톡방에서 누군가가 ‘모닝에는 상자 50개가량 들어간다’고 했는데, 기자의 쏘나타에는 22개 상자만으로도 조수석까지 꽉 찼다.


음료수 박스 나르느라 오르락내리락

‘요령이 없는 건가, 운이 나쁜 건가’ 고민하며 상자를 끙끙대며 싣다, 그만 캔음료가 든 상자 옆면이 절반쯤 뜯어졌다. 주의를 기울이며 상자를 들어 올리지 않은 탓이다. 지나가던 쿠팡 직원을 붙잡고 “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사무실에 테이프가 있으니까 가져다 붙이라”고 한다. 고난도 테트리스에 벌써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100m 떨어진 사무실에 다녀오고, 테이프를 갖다 놓으러 한 번 더 다녀와야 한다고? 이런 초심자의 난감함을 꿰뚫었는지 쿠팡 직원이 엄청난 팁을 알려줬다. “테이프를 들고 오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 떼어 와요.” 

기자에게 할당된 배송지역은 서울 강남의 오래된 고층 아파트 단지. 이 단지에 도착한 오후 1시 30분부터 배송을 완료한 오후 5시까지는 실수연발,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6개 상자를 한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1개 상자가 보이지 않았다. 카톡방에 신고하고 쿠팡 직원으로부터 ‘해당 상자는 빼고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배송을 거의 다 마쳤을 즈음, 사라졌던 상자가 뒷좌석 아래에서 발견됐다. 복도식 아파트에서 213호를 203호로 착각해 203호 앞까지 갔다, 다시 팔이 떨어질 것처럼 무거운 상자를 들고 긴 복도를 따라 213호를 찾아가는 실수도 했다. 608호에 가져다줄 물건을 508호에 가져다 놨다 고객의 전화를 받고 다시 뛰어간 일도 있었다. 상자마다 붙은 고유번호를 확인하는 것에 서툴러 한 고객의 현관문 앞에서 쿠팡 직원의 ‘카톡 지시’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30분 이상 지체하기도 했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택배업의 숙명이니 불만을 갖지 말자 했다. 하지만 도저히 음료수 박스를 한번에 2개씩 들 수 없어 몇 번씩 오가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쿠팡 플렉스를 하며 개인용 손수레를 휴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아파트 단지에선 쓸모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램프가 없는 출입구도 있고, 엘리베이터가 각 층 중간에 자리해 계단 오르내리기를 피할 수도 없다.

대화량이 많아 평소에도 정신없는 카톡방은 배송 업무가 한창일 때는 더욱 정신없다. 고객 집에서 반품하는 물건을 픽업해 앱에서 ‘회수완료’ 버튼을 눌렀지만 계속 ‘실패’라고 떠 카톡방에 “어쩌면 좋으냐”고 문의를 남겼는데도 쿠팡 직원 어느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다들 너무 바쁘구나’ ‘내가 또 뭔가 잘못 알고 있나’ 고민하며 아파트 복도에서 10여 분을 기다렸다. 그래도 대답이 없기에 일단 가져가기로 했다. 나중에 캠프에서 만난 쿠팡 직원에게 물었더니 “앱에서 로그아웃한 뒤 재로그인 하세요” 한다. 이러한 자잘한 업무 팁을 사전에 안내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다행히 이날 만난 고객은 모두 친절했다. “아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고, 휴대전화 앱을 들여다보며 쩔쩔매는 초보자에게 “괜찮으니 천천히 하시라”고 해줬다. 눈물 나게 고마웠던 고객은 “오신다는 시간 지나도 안 오셔서 반품할 물건을 경비실에 맡겼는데, 찾아가셨느냐”고 전화해준 분. “현관문 앞에 두신 걸 가져왔는데요.”(기자) “그건 배송 온 거고요. 반품할 건 쿠팡 패키지로 포장된 거예요. 경비실에 갖다 놨어요.”(고객)


“부족한 점 보완해나갈 것”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생들은 배송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쿠팡 직원에게 문의해 답변을 받는다. 고객의 집 앞에서 쿠팡 직원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기자(왼쪽). 쿠팡의 송파1 · 2 물류센터(캠프)가 입주해 있는 서울 송파구 서울동남권물류단지. [홍중식 기자]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생들은 배송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쿠팡 직원에게 문의해 답변을 받는다. 고객의 집 앞에서 쿠팡 직원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기자(왼쪽). 쿠팡의 송파1 · 2 물류센터(캠프)가 입주해 있는 서울 송파구 서울동남권물류단지. [홍중식 기자]

자차배송의 경우 반품을 회수했거나 차에 싣고 갔지만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한 물품이 있으면 다시 캠프로 돌아가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기자도 2건의 반품을 가지고 캠프로 돌아갔다. 어느덧 퇴근시간이 가까워 낮에 10분 걸린 길이 30분 가까이 소요됐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이동시간까지 포함하면 6시간 가까운 택배 노동. 3시까지 끝마치려는 자체 미션은 실패했다. 입차 시간이 늦어서이기도 하고, 일이 서툴러서이기도 하다. 총 24개 상자를 전달하거나 회수했으므로 총수입은 1만8000원(24개×750원), 시간당 벌이는 3000원에 불과하다. 총 주행거리가 38km였으니 유류비로 7500원가량을 쓴 셈이다(38km×평균연비 8.5㎞/ℓ×ℓ당 휘발유 값 1650원). 돈을 벌었다기보다 택배업을 ‘배웠다’. 쿠팡이 제시한 시간당 2만5000원 이상 수입을 올리려면 대체 얼마만큼 능력치를 쌓아야 하는 걸까. 

쿠팡 플렉스는 현재 서울, 경기 및 일부 광역시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쿠팡 측은 플렉스에 배정하는 물량 규모나 쿠팡 플렉스 참여자의 평균 수입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참여자의 성별, 연령 등 정보를 별도 수집하지도 않는다. 비록 한정된 지역과 시기의 체험이지만, 기자가 보고 겪기에는 짬짬이 택배 일을 하고자 하는 일반인의 욕구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짐작된다. 송파1 캠프의 경우 공휴일인 10월 3일 노쇼 물량이 전혀 없었다. 

쿠팡 홍보팀 관계자는 “쿠팡 플렉스는 유연성을 뜻하는 ‘flexibility’라는 단어에서 따온 것으로, 상황에 따라 물량이나 배송 단가가 변동될 수 있다”며 “시범운영을 통해 드러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좀 더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정규직 택배 직원인 쿠팡맨들 사이에서는 ‘쿠팡맨을 쿠팡 플렉스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쿠팡은 최근 택배사업자 허가를 받았고, 쿠팡 플렉스 개시 전에 쿠팡맨 10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며 “쿠팡 플렉스는 오히려 쿠팡맨의 업무 강도를 덜어주고 고객 만족도는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내 차로 하는 용돈벌이
“사람 태우는 건 불법, 물건 나르는 건 합법”
각종 승차공유 서비스에 불법 족쇄가 채워지는 이유는 현행법이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이 아닌 일반 자동차가 ‘돈 받고 승객을 태워주는’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그렇다면 일반 자동차가 ‘돈 받고 물건을 나르는’ 것은 가능할까. “해도 된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화물 운송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따르는데, 이 법은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 운송만 금지한다(제56조). 자가용 화물자동차 이외 자동차(승용차, 승합차, 이륜자동차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에 따라 자가용 승용차로 택배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화물자동차란 화물을 운송하기 적합한 화물적재공간을 갖추고, 그 공간에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의 총무게가 운전자를 제외한 승객이 승차 공간에 모두 탑승했을 때 승객 무게보다 많은 자동차를 말한다. 쿠팡 홍보팀 관계자는 “일례로 쏘나타는 승용차이므로 쿠팡 플렉스를 할 수 있지만, 코란도, 액티언 같은 픽업트럭은 자가용 화물자동차에 해당해 쿠팡 플렉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용달업계는 승용차 택배를 금해달라고 하지만 그럴 경우 오토바이, 지하철, 도보 등으로 하는 택배도 규제해야 해 난센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 내부를 적재함으로 개조했거나, ‘92 마 ◯◯◯◯’과 같이 승합차 번호판이 8이나 9로 시작되는 차량도 쿠팡 플렉스를 할 수 없다. 번호판이 8이나 9로 시작되는 승합차는 법상으로 자가용 화물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8.10.05 1158호 (p14~18)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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