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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치기 돔베고기 그곳에 있었네
제주의 두루치기 원조집 ‘용이식당’은 서귀포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뒤쪽에 있다. 오전 10시 40분 식당 안에는 혼자 식탁을 차지한 사람이 제법 많다. 1인분에 6000원짜리 두루치기를 시키면 고추장으로 간을 맞춘 냉동 돼지 목살을 …
20140408 2014년 04월 08일 -
혀가 즐거운 맛 생각만 해도 군침이 절로
1970~80년대 강원 춘천은 청춘의 해방구였다. 놀 것, 볼 것 별로 없던 시절 춘천 가는 기차는 작은 축제 공간이었다. 춘천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드라마 ‘겨울연가’ 인기에 힘입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관광지가 된다. 춘천…
20140331 2014년 03월 31일 -
재첩과 벚굴 살살 녹는 불고기 광양은 맛있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에서 시작해 전남 광양만에서 바다를 만난다. 광양은 매화로 가장 먼저 봄을 맞는 곳이다. 1980년대 광양에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광양만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 광양은 우리나라 최초로 김을 인공 생산한 곳이다.…
20140324 2014년 03월 24일 -
색깔 있는 식당들 그곳에 가면 특별한 맛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은 양화진이 있던 나루터였다. 인근 절두산은 그 무시무시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많은 천주교인의 목이 잘린 곳이다. 합정은 피 묻은 칼을 씻어내던 우물 이름이었다. 양화대교가 생기면서 뭍의 끝은 한강 남쪽을 잇는…
20140317 2014년 03월 17일 -
진한 고깃국물 하얀 쌀밥 끼니 아닌 약
하얀 쌀밥에 뽀얀 사골국물은 한국인이 오랫동안 꿈꿔온 최고 밥상이었다. 소뼈를 뭉근하게 오래 끓이면 뼛속 젤라틴이 물속으로 서서히 빠진다. 고소하고 구수한 맛과 하얀색을 숭상한 백의민족에게 곰국은 영원한 베스트셀러였다. 곰국이나 곰…
20140310 2014년 03월 10일 -
대를 이어온 변함없는 손맛 발길이 저절로
필자가 가장 많이 들락거린 음식 거리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있다. 서울의 오랜 주택가에 자리 잡은 덕분인지 서민적인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이 맛집으로 살아남아 있다. 겨울 끝자락이 보이지만 돈암성당 바로 옆 ‘구룡포 전어횟집’에는 …
20140303 2014년 03월 03일 -
닥치고 맛있게 치킨전쟁 입은 즐거워!
한국인은 닭을 통째로 먹는 걸 좋아했다. 1890년 발간한 언더우드 ‘한영자뎐’에도 ‘통닭’이란 단어가 등재돼 있다.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삼계탕도 통으로 만든 닭 요리다. 1961년 서울 명동에 문을 연 ‘명동영양센타’의 …
20140224 2014년 02월 24일 -
젊음의 거리 세월도 입맛도 변하는 거야
서울 대학로는 상권이 크게 변하지 않지만 식당 성격이 급속히 바뀌는 곳이다. 변화에 민감한 젊은이가 주로 이용하는 만큼 유행도 빠르게 변한다. 음식에 대한 수준과 선호가 다양한 덕에 대학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다양성이란 이름…
20140217 2014년 02월 17일 -
풍성한 술안주 속풀이 해장 묘한 매력 한 그릇
잔칫날 돼지를 통째 넣고 끓인 국물에 모자반을 넣은 몸국은 제주에서 오랫동안 잔칫상의 전채 같은 음식이었다. 돼지뼈를 주재료로 한 국물은 보통 사골국물이라 부르는 뽀얗고 탁한 국물이 되고 머리나 몸통, 다리 같은 살코기 부위가 많이…
20140210 2014년 02월 10일 -
한 그릇에 담아낸 조화와 전통
19세기 진주에는 경남 최대 시장이 있었다. 남강을 통해 김해 소금이 유통되고 젓갈, 쌀, 곡물이 경상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든든한 하부 구조 덕에 경상감영이 들어선 진주는 경상도 정치·행정·문화·경제 중심지가 됐다. 북 평양, …
20140127 2014년 01월 27일 -
그 골목 음식은 맛 깊이가 달라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 한자리에 있는 오래된 것들이 더 좋아진다. 40대가 넘어가면서 밤이면 서울 을지로 3가 뒷골목을 배회하는 날이 많아졌다. 좁은 골목에 자리 잡은 오래되고 소박한 식당과 술집들이 10년 입은 옷처럼 편하고 맛있…
20140120 2014년 01월 20일 -
1년 스무 번 제사상 일상으로 외출
신정이 지나고 설이 다가온다. 사람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 부모에게 안부를 전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그러나 안동에서 제사는 조금 색다른 일상일 뿐이다. 제사를 지내려고 만든 음식이 세상 밖으로 나와 외지인도 먹을 수 있는 곳이…
20140106 2014년 01월 06일 -
거친 겨울을 뜨겁게 살아낸 한 그릇
온도와 습도는 사람과 음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요리할 때도 그렇다. 초보 요리사는 대개 온도와 습도를 고려치 않고 정해진 양과 재료만 사용하다 요리를 그르친다. 찬바람이 불면 따듯한 음식을 찾는 건 인간 본능이다. 그래서 이번…
20131230 2013년 12월 30일 -
‘다이아몬드 커팅’이 살아 있네
다른 지방 사람은 부산 하면 회를 떠올리지만 정작 부산에 가보면 회는 관광객이 먹고 부산 사람은 육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다. 부산 육고기 문화는 최근 생긴 것이 아니다. 부산 돼지국수와 국제시장 주변 냉채족발이 유명하지만, 해운대와…
20131223 2013년 12월 23일 -
뜨끈한 고깃국물 “추위 물렀거라”
설렁탕은 서울 음식이다. 외식이 본격화한 19세기 말부터 ‘탕반 하면 대구가 따라붙는 것처럼 설렁탕 하면 서울이 따라붙는다. 이만큼 설렁탕은 서울의 명물이다. 설렁탕 안 파는 음식점은 껄넝껄넝한 음식점이다’(‘동아일보’ 1926년 …
20131216 2013년 12월 16일 -
그 골목에 가면 허리띠 풀고 포식
거대도시인 서울과 인천 사이엔 인구 수십만 명이 사는 도시가 꽤 있다. 1970~80년대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하면서 생긴 도시들이다. 서울 남쪽의 과천, 안양, 군포, 의왕, 안산, 부천 같은 도시가 대표적이다. 광명시는 그중 서울…
20131209 2013년 12월 09일 -
찬바람 불면 아바이마을 냉면 생각
고향을 잃은 자에게 음식은 추억의 실체다.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그 음식에 고향 이름을 붙인다. 함경도 ‘국수’는 그렇게 ‘함흥냉면’이 됐다. 함흥으로 대표되는 함경도 사람들의 면 문화는 부산에서 밀면이 됐고, 서울에…
20131202 2013년 12월 02일 -
겨울 ‘대구 맑은 탕’… 아 시원해!
경남 진해만을 가운데 두고 뭍 진해와 섬 거제는 마주보고 있다. 찬바람이 불면 진해만에는 겨울 진객 대구가 몰려온다. 대구는 겨울 내내 진해만을 들락거리며 그 커다란 몸을 사람들에게 자랑한다. 진해 사람들은 진해만에서 잡히는 대구를…
20131125 2013년 11월 25일 -
한국 서민 먹여살린 단백질 공급원
족발 하면 누구나 서울 장충동을 떠올린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장충동 족발골목의 전설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여전하다. ‘뚱뚱이 할머니집’의 전승숙 할머니와 ‘평남할머니집’의 김정연 할머니는 이북이 고향으로 친구 사이였다. 두 할…
20131118 2013년 11월 18일 -
중화요릿집 15곳서 ‘맛있는 냄새’
하루가 다르게 서울의 식당 지형이 바뀌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태원, 북촌과 서촌, 상수역 주변과 합정동, 연남동, 연희동까지 다채로운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새롭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이어지는 속칭 ‘미…
20131111 2013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