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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덕꾸덕 말린 생선이 더 맛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내 어머니는 생선 준비로 바쁘다. 어시장에 나가 싱싱한 생선을 사다가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고 왕소금을 뿌려 살짝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반건조 생선으로, 추석 차례상에 이 생선을 쪄서 올린다. 예전에는 고향의…
20120924 2012년 09월 24일 -
“프랑스는 왜 개고기를 먹지 않나요?”
2007년 7월 18일자 ‘주간동아’ 이 지면에 “나는 개고기를 먹는다”라고 썼다. 그 칼럼의 주요 내용은 기왕이면 개고기를 깔끔한 식당에서 맛깔나게 먹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무껍질 빛깔 나는 고기에 축축 처진 푸르뎅뎅하고 거…
20120910 2012년 09월 10일 -
정직한 토종꿀차 한 잔이 그리워
식물에서 차로 마실 수 있는 성분을 우려낸 것을 추출차라고 한다. 식품회사에서는 다양한 추출 방법을 동원하는데, 대체로 압착을 하거나 알코올 등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추출물은 액상 그대로 용기에 담기도 하고 식품첨가물을 넣…
20120903 2012년 09월 03일 -
어느 날 갑자기 짜~잔 하고 등장
진주냉면을 낸다는 식당이 제법 생겼다. 평양냉면, 함흥냉면과 더불어 조선 3대 냉면이었다는 말도 돈다. 한국인 대부분은 냉면을 북녘 음식이라 여기는데, 남녘 중에서도 아주 먼 남쪽에 있는 한 도시의 냉면이 예부터 유명했다 하니 부쩍…
20120827 2012년 08월 27일 -
살살 녹는 민어회? 진짜 못 말린다
여름, 민어 철이다. 최근 민어에 대해 묘한 말이 퍼져 있다. 복날에 상것들은 개고기를, 양반들은 민어를 먹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민어가 서울 양반들의 복달임 음식이라는 소문이 났는데, 그 말이 확장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근거…
20120813 2012년 08월 13일 -
양념 밴 33조각 입에 달라붙었다
1990년대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북 안동에서 비롯한 한 음식이 전국 외식시장을 강타한 적이 있다. 안동찜닭이다. 매스컴에 자주 나온다 싶더니 순식간에 떴다. 한두 집이 대박을 치자 프랜차이즈 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20120806 2012년 08월 06일 -
미식가 오해 말라 맛없는 것 먹는다
미식가 아닌 사람이 없다. 사람들을 만나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디에 있는 어느 식당 음식이 맛있는지 줄줄 꿰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명색이 맛 칼럼니스트인 필자조차 그 방대한 식당 리스트에 두 손을 들 때가 …
20120730 2012년 07월 30일 -
미각 마비 음식 정말 맛있습니까?
국수는 정말 다양하다. 지구촌 거의 모든 사람이 국수를 즐긴다. 이 다양한 국수 가운데 한국인은 특별나게 차가운 육수에 국수를 만다. 국수를 차갑게 먹는 나라는 여럿 있지만 얼음까지 넣어 극단적으로 차갑게 먹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120723 2012년 07월 23일 -
그 귀한 산나물 제발 비비지 말라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평소와 다른 풍경과 더불어 낯선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가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면 그 기대와 즐거움은 더 커진다. 울릉도는 즐거운 음식 여행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린다. 강원 동해 후포항이나…
20120716 2012년 07월 16일 -
약수로 지은 밥 몸에 좋을까요?
술 빚는 이에게 물었다. “술맛을 내는 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그는 좋은 쌀과 누룩, 적절한 온도 등에 대해 설명하다 마지막에 이 말을 했다. “그 모든 것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게 있다면, 물이죠. 술에 가장 많이 들어 있…
20120709 2012년 07월 09일 -
주변 가게는 다 죽어나간다
요즘 행정기관에서 ‘착한 가격 업소’ 지정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업소로 지정되면 가게 앞에 인증 마크 현판을 붙인다. 식당뿐 아니라 각종 소매업과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식당들이 유독 이 인증 마크를 많이 달고 있다. 착…
20120702 2012년 07월 02일 -
꼭지를 따야 맛과 향이 좋아진다
1960년 4·19혁명 때 일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이기붕 부통령 집을 혁명 시민이 ‘접수’했는데, 그의 집에서 별의별 것이 다 나왔다는 말이 돌았다. 그중 백미는 “수박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한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
20120625 2012년 06월 25일 -
숭어알의 변신 ‘감칠맛 핵폭발 ’
흔히 싱싱하면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싱싱해서 좋은 것은 몇몇 채소나 과일 정도다. 음식은 대부분 어느 정도 숙성해야 맛이 산다. 특히 동물성 먹을거리는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그 아미노산의 맛, 즉 감칠…
20120618 2012년 06월 18일 -
5℃ 이하 유지해야 입에 착착 붙어
한국에서 활어회 신화는 굳건하다. 이 지면을 통해서도 잘못된 활어회 신화에 대해 지적한 바 있지만 호수에 돌 하나 던지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활어회가 왜 맛이 없는지 다시 정리해…
20120611 2012년 06월 11일 -
그 맛이 그 맛이면 대접받기 어려워
전국에 전통 된장 제조업체가 2000여 곳 있다고 한다. 대부분 농촌 마을로, 콩 생산자가 직접 담그기도 하고 부녀회 같은 단체가 나서서 이 일을 하기도 한다. 귀농한 사람 중에도 된장 제조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 다들 어렵다고 …
20120604 2012년 06월 04일 -
먹지 않는 반찬 왜 잔뜩 깔아놓을까
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반찬, 국으로 구성돼 있다.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으려고 반찬과 국을 차리는 것이다. 그릇이 모자란다든지 할 땐 이 구성에 변화가 생긴다. 한 그릇의 밥 위에 반찬을 올려 먹거나, 한 그릇의 밥을 국에 말아 …
20120529 2012년 05월 29일 -
양념에 버무리고 왜 또 확 뿌리나
필자는 갖은 양념에 ‘원한’이 있다. 오래전 모 월간지 편집장 노릇을 할 때였다. 기자들이 요리선생에게서 받아온 조리법을 보면 꼭 이런 구절이 있었다. “갖은 양념을 한다.” 도대체 이 갖은 양념의 정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요리선…
20120521 2012년 05월 21일 -
소비자가 외면 다 이유 있다
한때 오리고기 붐이 일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대체품으로 선택받은 것이다. 오리가 닭을 넘어 소와 돼지 대체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요리 방법 덕분이다. 오리고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살을 발라 불판에 구울 수 있다. 오리는 살코…
20120514 2012년 05월 14일 -
부드럽고 깊은 맛 발효차 한잔 어때요?
커피는 한국인이 마시는 일상 음료다. 식사 후 거의 커피를 마시는데, 전에는 인스턴트커피였지만 요즘엔 원두커피가 대세다. 도시의 핵심 상권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다 차지했다. 주택가 사정도 비슷해 동네 어귀에 커피 가게가 꼭 …
20120507 2012년 05월 07일 -
대박집 쉬워요~ 방송만 나가면 돼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일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분명한 목적을 지닌다. 식당도 그렇다. 자원봉사의 무료 급식이 아니고서는 음식을 파는 일은 곧 돈을 벌려는 목적 때문이다. 기왕 돈 버는 일, 왕창 벌고 싶은 것이 인간의 당연…
20120423 2012년 04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