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는 떠났어도 멜로디는 남는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체적으로, 또 한 번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으로써 정신적으로 죽는다.” 불문학자 김현의 말이다. 이 말대로라면 예술가는 남들보다 비교적 장수를 누리는 부류라고 해도 좋겠다. 특히 음악가는 운…
20120305 2012년 03월 05일 -
팜 파탈 매력 못 따라잡는 음악적 감성
요즘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인으로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를 꼽는 데 주저할 필요가 있을까. 인형 같은 눈과 앤젤리나 졸리의 입술을 모두 갖춰 ‘고전적인 금발미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외모에, 퇴폐…
20120220 2012년 02월 20일 -
팝송에 ‘뽕끼’ 있어야 한국인 열광
리알토의 ‘먼데이 모닝 5:19’, 캐리 앤드 론의 ‘아이오유’, 제시카의 ’굿바이‘, 캐롤 키드의 ‘웬 아이 드림’….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친숙한 팝송들일 것이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더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20120206 2012년 02월 06일 -
‘배경’에 귀 기울이는 행복감
지난 연말, 마음 깊은 곳까지 온기가 전해지는 영화를 한 편 봤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한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새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하 진…
20120116 2012년 01월 16일 -
서핑 밴드? 에너지 가득한 하모니
새해 벽두부터 돈 얘기를 해서 죄송스럽지만, 비치보이스의 새로운 앨범 박스세트 ‘스마일 세션(Smile Session)’을 사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으로 가격을 알아보다 쾌재를 불렀다. 미국 현지 가격과 별반 차이 없는 금액으로 우리나…
20120102 2012년 01월 02일 -
진지한 음악 성찰, 그리고 묵직한 열정
남자 주연배우란 대개 자신의 여자친구와 한방에 놔두고 싶지 않은 존재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아저씨’의 원빈이나 ‘연애의 목적’의 박해일, 혹은 ‘올드 보이’의 최민식과 밀폐된 공간에 방치할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간혹 그래…
20111219 2011년 12월 19일 -
디지털엔 없는 추억과 감성의 냄새
처음으로 레코드판을 샀을 때를 기억한다. 포항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던 무렵이었고, 레코드 가게는 집에서 10km쯤 떨어진 시내에만 있었다. 매장 진열대를 헤집으며 몇 시간을 고민한 끝에 마침내 한 장의 음반을 골랐다. 레코드판을 품에…
20111205 2011년 12월 05일 -
‘창법 저속’ 꼬투리와 창작의 자유 사이
러시아 문학계에서는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가 활약했던 19세기를 ‘금의 시대’, 체호프가 고군분투했던 20세기 초입까지를 ‘은의 시대’라 부르곤 한다. 마찬가지로 대학가요제가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1970년대, 그리고 공중파 오디…
20111128 2011년 11월 28일 -
원곡 느낌은 살리고 창작 감정 키우고
‘바야흐로 리메이크 전성시대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음악 칼럼이라면 나부터도 하품하며 넘겼을 것이다. ‘올해는 정말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로 뻔한 말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사에 리메이크가 뜸했던 시…
20111114 2011년 11월 14일 -
‘얼터너티브’ 아이러니에 지갑 연 이유
“황금시간대에 한 시간만 대담하자.” 얼마 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요즘 화제인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 출연 의사를 밝히며 했다는 말이다. ‘나꼼수’ 애청자라면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스마트폰 사용…
20111031 2011년 10월 31일 -
칼리지록의 아이콘 전설로 남다
1981년 데뷔 이래 미국 모던록을 대표하던 R.E.M.이 9월 21일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31년 5개월 16일 만이란다. 내가 만으로 32세니 이들은 거의 내 나이만큼 밴드를 꾸려온 셈이다. 올해 열다섯 번째 앨범 ‘Colla…
20111004 2011년 10월 04일 -
밴드는 드라마다, 멤버가 만드는
인터넷에서 인터뷰 동영상을 하나 봤다. 얼마 전 2집 앨범을 낸 ‘장기하와 얼굴들’을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프런트맨인 장기하는 지난 앨범과의 차이점에 대해 “1집은 편곡까지 내가 도맡아서 했지만, 2집은 멤버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
20110919 2011년 09월 19일 -
중력을 잊는 마법시간으로 초대
트램펄린(trampoline). 어린 시절 동네에 따라 봉봉, 방방, 팡팡, 퐁퐁 등으로 다르게 부르던 놀이기구의 영어 명칭이다. 쇠틀을 따라 팽팽하게 연결한 그물망을 박차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다 보면 자기 키만큼이나 높게 뛸 수 …
20110829 2011년 08월 29일 -
감미로운 팝 감동이여, 영원하라
1월 무렵 한 매체에 ‘2011년 가장 기대되는 음반 5선’이라는 주제로 원고를 쓴 적이 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 정규 앨범을 만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아티스트 다섯 팀을 꼽은 글이었다. 흥미롭게도 7월과 8월 두 달…
20110816 2011년 08월 16일 -
‘끝내주는’라이브 평생 남는 감동
얼마 전 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교토, 나라, 고베까지 간사이 일대의 주요 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일본은 이것저것 따지면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인데,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20110801 2011년 08월 01일 -
마음을 치유하는 그의 목소리
돌아보면 2002년의 노라 존스(Norah Jones)는 대단했다. ‘9·11테러로 상처받은 미국인의 가슴을 달래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가 대중적 성공을 거둔 것은 물론, 이듬해 그래미 …
20110718 2011년 07월 18일 -
‘스페인의 아이유’ 도대체 말이 되니?
1980~90년대부터 팝음악을 즐겨 들은 사람이라면 스티비 원더나 이글스 같은 매머드급 아티스트가 줄지어 내한공연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내한공연시장의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팝 음반시장의 침체를 더욱 …
20110704 2011년 07월 04일 -
아름다운 균형미로 ‘음악 튜닝’
마케팅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익숙한 이론일 텐데, 신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사람들 사이에 퍼져가는 데는 특정 패턴이 있다고 한다. 가운데가 볼록한 전형적인 표준편차 그래프에서 가운데 정점을 중심으로 맨 왼쪽부터 소위 ‘이노베이터’…
20110620 2011년 06월 20일 -
오직 음악만이 위안, 새삼스러운 행복
얼마 전 친구가 기르는 고양이가 내 왼쪽 눈을 가격하는 일이 있었다.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어릴 적 앓은 병으로 한쪽 눈을 실명해 의안을 하고 있다는 셰인 요르크가 떠올랐다. 내 목소리는 그만큼 감…
20110607 2011년 06월 07일 -
디지털 음질에 아날로그적 울림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 심지어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인터넷에 ‘등산증오클럽’을 만든 적이 있을 정도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짜증은 극에 달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달았던 그 클럽은 이렇다 할 활동 없이 흐지부지되고 말았지만, 등산에…
20110523 2011년 05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