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6

2015.12.09

눈 오는 날은 거지가 빨래하는 날

  • 노은지 KBS 기상캐스터 ejroh@kbs.co.kr

    입력2015-12-07 0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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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오는 날은 거지가 빨래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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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오는 날은 거지가 빨래하는 날’이란 옛말을 들어보셨나요. 눈이 내리면 단벌신사인 거지도 개울가에 나가 빨래를 할 만큼 춥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추워야 내리는 것이 눈인데, 눈 오는 날이 오히려 춥지 않다는 말에 고개가 갸우뚱하는데요. 눈이 오는 날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구름 때문입니다. 눈이 내리려면 눈구름이 만들어지는데요. 구름이 많으면 맑은 날에 비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을 ‘이불효과’라고도 하죠. 구름이 하늘을 이불처럼 덮어 눈이 오는 날엔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거죠.
    ‘겨울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는 옛말도 있습니다. 주로 충청과 호남지역에 퍼져 있는 말인데요. 산이 운 뒤로 대략 5~6시간 뒤면 서해안 곳곳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산이 운다는 말은, 우리나라 상층으로 찬바람이 지날 때 산이나 계곡에서 나는 ‘우웅’ 하는 소리가 마치 울음소리처럼 들려 생긴 표현인데요. 겨울철 차가운 북서풍이 서해를 거치면서 습기를 머금게 되고,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높은 산맥에 막혀 울음소리를 내면 차령산맥이나 소백산맥의 서쪽에 해당하는 서해안 곳곳에 곧 눈이 쏟아집니다. 그래서 서해안 지역에 ‘겨울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는 옛말이 생겨난 거죠.
    12월 7일은 대설(大雪)입니다. 12월 문턱을 넘어 눈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뽀얗게 내리는 흰 눈을 보면서 폭설 피해 없는 겨울을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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