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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원의 클래식 산책

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바그너 오페라 풍년의 해

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 주연을 맡은 연광철(왼쪽)과 오페라 ‘로엔그린’ 가운데 ‘혼례의 합창’ 장면.

바그너 오페라는 국내 무대에서 가장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레퍼토리로 꼽힌다. 첫 번째 이유는 주요 배역을 소화할 만한 가수를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그너는 오페라를 쓰면서 가수 못지않게 오케스트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시대 이탈리아나 프랑스 오페라에서는 가수의 노래를 반주하는 수준에 머무르던 관현악을 바그너는 후기 낭만파 교향악의 그것을 방불케 할 정도로 큰 규모와 높은 밀도로 작곡했고, 특히 오케스트라의 금관부를 보강해 거대하고 장중하며 강렬한 울림을 빚어내도록 했다.

따라서 바그너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은 그런 관현악을 뚫고 나올 정도로 강렬한 음색과 풍부한 발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통상 3~4시간에 달하는 공연을 너끈히 견뎌낼 체력도 요구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바그너 전문 가수를 가리켜 ‘바그네리안 가수’라 부른다. 또 바그너 오페라의 주인공은 이상적인 영웅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기에 그런 배역을 노래하는 가수를 ‘헬덴(영웅적) 테너’, ‘헬덴 소프라노’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 주역에는 독일이나 북유럽 혈통 가수가 단연 유리하다. 게르만, 노르만, 슬라브 계열 인종은 여타 인종이 범접하기 어려운 체격 및 체력 조건을 타고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연광철, 사무엘 윤(윤태현), 아틸라 전(전승현) 등 우리나라 출신의 저음(베이스, 바리톤) 가수들도 세계적인 바그너 무대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동양 출신 헬덴 테너나 헬덴 소프라노는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바그너 작품을 무리 없이 소화할 만한 전문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부재, 극도로 복잡하고 심오한 바그너 작품에 대한 철학적·음악적 이해와 무대 구현 능력을 겸비한 수준급 연출가의 부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을 포함한 선진적 오페라 공연 시스템의 미비 등 우리나라에서 바그너 오페라를 접하기 어려운 이유는 너무도 많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올해는 이례적인 ‘바그너 오페라 풍년’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싶다. 5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바그너의 최대 역작인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발퀴레’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 데 이어, 가을에는 두 차례에 걸친 본격 오페라 공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바그너의 여섯 번째 오페라인 ‘로엔그린’이 무대에 오른다. 중세 유럽의 전설에 기초한 ‘로엔그린’은 바그너가 특유의 오페라 작법을 확립한 중요한 작품이자 그의 최고 인기작 중 하나로, ‘은빛 갑옷을 입은 백조의 기사’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환상적인 스토리와 ‘여성에 의한 구원’이라는 바그너 특유의 주제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독일 유수의 오페라 극장인 ‘비스바덴 국립극장’의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주역들이 내한해 꾸미는 무대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10월 15·1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다음은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이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다. 바그너의 네 번째 오페라이자 그의 독자적 스타일이 처음으로 본격화한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연광철, 유카 라실라이넨, 마누엘라 울 등 세계적인 바그네리안 가수들이 주역으로 캐스팅돼 각별한 기대를 모은다(11월 18·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주간동아 2015.10.12 1008호 (p79~79)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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