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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통팔달

해결은 정치력이다

정치인 대상 문자테러와 폭력

해결은 정치력이다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가 국회 인준을 거쳐 취임했다. 이낙연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의 매서운 검증에 시달렸다.  인사청문회 말미에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픈 순간”이라고 고백했을 정도다.

하지만 검증에 앞장섰던 몇몇 야당의원도 이에 못지않은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 총리의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은 사실 때문에 누리꾼들로부터 역검증을 당했다.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은 인사청문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물건이 하자가 심해 도저히 팔아줄 수 없다”고 발언해 곤혹을 치렀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틀 동안 1만 통 가까운 문자메시지가 휴대전화로 쏟아졌다. 그중 90%가 욕설과 협박이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결국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국민의당은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은 잡은 것과 별개로 이른바 문자테러  ·  폭력에 관해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법적인 접근 보다 정치적 해결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법적 조치는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먼저 형사조치를 취한들 현행법상 처벌이 용이하지 않다.

욕설 문자메시지를 받았더라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 개인 소유물인 의원의 휴대전화에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은 타인이 접근하거나 다중에게 전달될 만한 ‘공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수신자 본인 혹은 가족에 대한 협박이다. 예컨대 “너 가만두지 않겠다” “가족들 몸 조심시켜라” 같은 내용이 있다고 치자. 협박죄가 성립될 듯하지만 실제 처벌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해야 하고, 적어도 발생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법원 판례를 보면 “해악의 고지가 있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되지 않고, 이러한 의미의 협박 행위 내지 협박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전후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돼 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대부분 해당 의원의 의정활동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과격한 표현을 썼을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고 문자메시지 내용대로 행동에 돌입할 의도는 없을 것이다. 위 판례의 취지에 따른다면 협박죄 처벌 가능성은 부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다. 이 법은 “공포심이나 불안을 유발하는 부호 ·  문언 ·  음향 ·  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면” 처벌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의원 개인이 받은 문자메시지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을지 몰라도 발신자는 한두 번 보낸 게 전부일 것이다. ‘반복적’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따라서 형사고소 · 고발은 실익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정신적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 제기 가능성은 열려 있다. 욕설  ·  협박 문자메시지는 민사상 불법행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문자메시지 발신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와 의정활동을 감시하는 시민의 권리, 그리고 문자메시지를 받은 정치인의 권리(행복추구권, 프라이버시, 공무수행권 등)와 비교형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위자료가 정해질 것이다. 문제는 국회의원이 특정 사안과 관련해 격한 의사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다수 시민을 상대로 소송을 감행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행한다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인즉, 차기 총선에서 낙선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정답은? 자기 성찰과 검열에 충실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발언에 한 표 던진다. 대응책을 내놓을 국민의당 스스로 검열해보기를 권한다.

해결은 정치력이다

한 국회의원에게 온 항의성 문자메세지.
[사진 제공 · 이언주 의원실  최혁중 기자]




입력 2017-06-09 17:28:36

  • 윤배경 법무법인 율현 대표변호사 bkyoon@yool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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