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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개혁을 가로막는 침묵의 카르텔

책 ‘로스쿨 교수 실종사건’

로스쿨 개혁을 가로막는 침묵의 카르텔

로스쿨 개혁을 가로막는 침묵의 카르텔

[shutterstock]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운영 실태를 다룬 장편소설 ‘로스쿨 교수 실종사건’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로스쿨 제도에 관한 찬반 논쟁으로 시끄러웠는데, 이 논쟁을 문학 영역에서 다룬 것.

김명조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인 한명수 교수의 입을 빌려 로스쿨 개혁을 강하게 주장한다. 대륙법체계인 우리나라가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폐단과 모순을 인식하고, 기존 대학 법학과를 부활해 로스쿨과 연계하며, 비법학과 출신들은 로스쿨 입학 전 따로 소정의 법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또 로스쿨 교과과정은 교수의 편의가 아닌 학생들 중심으로 편성하고, 변호사시험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1년간 실무교육을 시행할 연수원을 설치하며, 로스쿨에 진학하지 못하는 독학자를 위해 변호사예비시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동안 로스쿨 제도의 결함을 메우기 어려우니 이를 대체할 새로운 법조인 양성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김 작가는 로스쿨 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대폭 개혁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설로 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밝히는 것이 흥미롭긴 하지만 김 작가의 견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9년 출범해 10년이 다 돼가는 우리나라 로스쿨 제도는 운영과 관련해 숱한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의미 있는 개선이 없었다.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리트(LEET · 법학적성시험)라는 게 있다. 리트 성적은 로스쿨에 입학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시험이 이름 그대로 법학 공부에 필요한 적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몇몇 로스쿨 교수가 리트 성적과 로스쿨 재학 중 취득한 성적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놀랍게도 그 상관계수는 마이너스로 나왔다. 즉 반비례 관계였다. 이는 로스쿨 교수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로스쿨 제도가 발전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로스쿨 관리 주무부서인 교육부에서는 사무관 한 명이 로스쿨에 관한 사항들을 관장한다. 법무대신, 문부대신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범정부적 기구에서 로스쿨을 관장하고 끊임없이 개선책을 제시하는 일본과는 천양지차다. 국내 법조계에서도 로스쿨을 교육부가 아닌 법무부가 관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차츰 커지고 있다.

로스쿨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로스쿨 원장들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로스쿨 학생,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똘똘 뭉쳐 그 사람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이 공격에서 살아남기란 힘들다. 로스쿨을 한번 비판했다간 학자로서 생명이 끝나기 십상이다. 그들이 이런 비합리적 태도를 고수하는 사이 우리 로스쿨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결국 정부의 방치, 로스쿨 측의 과도한 방어적 자세가 로스쿨의 앞날을 가로막는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하루빨리 민의 뜻에 부합하는 로스쿨 개혁이 이뤄졌으면 한다.





입력 2017-10-30 13:54:02

  •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 law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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