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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대마불사’

‘대마불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17일 결국 구속됐다. 삼성 총수가 구속된 것은 삼성그룹 창립 7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사실 반신반의한 상태였다.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는 1월 19일 이 부회장의 첫 영장 기각을 두고 한국에서 삼성이라는 존재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大馬不死)’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대마불사’ 법칙이 안 통했다.

대마불사는 ‘큰 말(馬)은 죽지 않는다’는 바둑 격언에서 유래한 것이다. 바둑에서 말은 살아서 집을 늘려가는 중요한 키맨이다. 이 말을 어떻게 키우고 운용하는지에 따라 싸움의 승패가 판가름 난다. 대마가 잡히면 질 확률이 높다. 쫓기는 쪽에서는 대마를 살리고자 사생결단으로 수습 타개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대마는 포위당해 위태롭게 보여도 여간해서는 잡히지 않는다.

대마불사의 심리에는 파급 효과가 막대한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쓰나미를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마불사도 깨진다. 대마불생(大馬不生)이 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몸집이 커지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둔감해지게 마련이다. 대마가 침몰할 때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대마의 침몰에는 반드시 징후가 있지만 위기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만사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자신이 먼저 산 다음 상대를 공격한다)다. 




입력 2017-02-27 14:35:34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국장 k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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