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0

2016.10.26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불운의 연속? 징크스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입력2016-10-26 09: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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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의 벽은 높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월 11일 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이란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았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적색등이 켜졌다. 한국은 42년간 이어온 이란 원정 무승(2무5패) ‘징크스(Jinx)’를 깨지 못했다.  

    징크스는 사람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이란 뜻. 불길한 징조의 사물, 현상이나 일을 가리킨다. 특정한 조건이나 상태에서 자주 또는 항상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될 때 이 말을 쓴다. ‘징크스를 깼다’고 하면, 으레 질 것으로 예상되던 승부나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체념하던 일에 대해 심리적 부담을 극복했다는 의미다. 이 말은 ‘기병대장 징크스(Captain Jinks of the Horse Marines)’라는 노래에서 비롯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1868년 윌리엄 린가드(William Lingard)가 기병대장 징크스가 훈련만 나가면 불길한 일이 계속 생긴다는 내용으로 쓴 노래다. 가사를 보면 그럴 만하다. 훈련을 나간 징크스는 나팔 소리 때문에 병이 나고, 말에 오르다 모자가 떨어지는 등 안 좋은 일이 이어진다. 당시 이 노래가 대히트를 하면서 ‘매디슨 광장의 징크스 부인’이라는 스퀘어댄스곡으로 널리 쓰였고, 1870년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아류작이 유행했다. 사실 징크스는 인과관계보다 우연의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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