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6

2016.09.28

소셜 뉴스

더위 팔아 성과급 ‘한전’식 창조경제?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6-09-26 19:35:55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덕에 실적이 대폭 올라 직원 인당 평균 2000만 원 성과급을 받는다.    9월 22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은 정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5년 만에 A등급(S~E등급 순)을 받았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경영실적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한전은 지난해(B등급)보다 등급이 상향돼 임직원이 받는 성과급도 2배 이상 늘어나 직원 인당 평균 2000만 원 정도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국민은 빠듯해진 살림에 울상인 반면, 한전은 성과급 잔치에 웃음이 나오는 상황. 한 누리꾼은 “정작 전력 공급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 만족도는 최악인데 성과급은 최고 수준”이라며 답답해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강도도 행인에게 돈을 갈취하려면 칼도 챙기고 행인을 위협하는 등 애를 써야 하는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덕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성과급을 챙긴 한전은 날강도보다 더하다”며 한전을 비판했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는 지난해 경영 관리, 주요 사업 성과 등을 평가해 발표된다.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조9000억 원에 달한다. 폭염으로 누진제를 적용받는 가정의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전기 판매 수익도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8월 주택용 전기요금으로만 걷힌 돈이 1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한 누리꾼은 “국민이 괴로울수록 한전 직원들은 행복해지는 구조. 한전 직원들은 일하기보다 매해 날씨가 더 더워지라고 기도하는 게 경영실적평가 점수를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며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대동강물을 팔아 돈을 번 봉이 김선달처럼 한전도 더위 팔아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라며 비꼬았다.



    소셜 뉴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