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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경제! 기업인 열전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방송 활용한 전자상거래, 여행업, 신선식품으로 ‘제2의 승부’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홍중식 기자]

‘티켓몬스터’(티몬) 창업자 신현성(32 · 사진)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중·장기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티몬은 7월 5일 “신임 대표로 유한익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선임했다. 신 전 대표는 티몬 이사회 의장을 맡아 시장 판도를 흔들 ‘킬러 아이템’을 발굴하고, 신임 대표와 협력해 당면 목표와 중·장기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몬의 모바일 장보기 서비스인 ‘슈퍼마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유 대표가 회사 운영을 맡고, 신 의장은 급변하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2010년 국내에 처음 소셜커머스 시장을 열며 7년 동안 티몬을 이끌어온 신 의장을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와 함께 6월 27일과 7월 24일 두 차례 인터뷰했다.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았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인사다. 티몬은 ‘당장은’ 유통회사라, 하루하루 어떤 상품을 선보이고 얼마에 팔지 고민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유통이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해야 하고, 혁신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신임 대표는 6년 넘게 함께 일한 분이라 한쪽 일은 그분에게 맡기고, 나는 중·장기적인 고민과 티몬만의 차별성 부각에 집중할 생각이다. 2~3주 동안 ‘투톱 체제’로 일해보니 좋더라.(웃음)”

티몬만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 코어(핵심) 사업은 ‘마켓플레이스’다. 패션, 가전제품, 가구 등 이것저것 다 팔지만, 앞으론 미디어 커머스(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전자상거래로, 영상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게 강점)와 여행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페이스북 등에서 가끔 등장하는 영상처럼, 이 상품이 왜 좋은지 의미를 부여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검색하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새로운 상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규 비즈니스로 선정한 여행업도 성공시켜야 하고. 앞으론 ‘넘버원 모바일 커머스’ 기업이 ‘유통 넘버원’이 될 테고, 손바닥 유통 플랫폼(휴대전화)이 가장 큰 유통 플랫폼이 될 거다.”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라”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신현성 의장에게 질문하는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홍중식 기자]

유통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는 거 같다.
“그렇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2~3년 전 40조 원 규모였지만, 올해는 75조 원으로 커졌다. 2~3년 새 35조 원의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꼼꼼히 살펴보니 매년 10조~15조 원 규모의 시장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빠른 뒤 바람’을 느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전체 거래액은 64조91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했다. 2012년 34조680억 원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한 규모로, 연내 70조 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의장의 말처럼, 모바일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쇼핑은 매년 10%p 이상 증가해 지난해 처음 전자상거래 전체 거래액의 절반을 넘어섰다(53.4% · 34조7031억 원). 스마트폰 대중화와 통신 인프라, 간편결제시스템 등 모바일 환경이 좋아졌고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도 속속 모바일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개척하며 보낸 7년은 어땠나.
“한국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갔고, 대학(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졸업 후 미국에서 직장(맥킨지) 생활을 하다 보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더라. 그때 대학 동기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출신 친구 등 5명이 의기투합했는데, 소셜커머스 모델이 재밌을 거 같아 시작했다.(웃음) 그런데 이제 소셜커머스라는 타이틀은 부적합한 거 같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음식점 50% 할인쿠폰’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입소문을 내다 보니 그렇게 불렀지만, 지금은 그런 비즈니스를 거의 하지 않는다. 2011년 ‘아이폰’이 뜨면서 모바일 붐에 올라탔다. 어쩌면 우리가 모바일 붐의 최대 수혜자인지도 모르겠다. 제법 많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매년 새로운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  
“벤처기업에 가장 중요한 건 인재다. 미국에선 좋은 인재들이 벤처기업으로 향하지만, 한국 톱 탤런트(최고 인재)들은 대기업 입사와 공무원을 선호한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고 직접 그 부모에게 전화해 (티몬 입사를) 설득해야 했다. 도전적인 삶을 추구하는 미국과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한국의 차이다. 그러니 도전적이어야 할 벤처기업은 힘들 수밖에 없다. 벤처 투자도 미국이 훨씬 활발하다. 쿠팡도 그렇지만, 우리가 해외 투자를 받으려는 이유는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한국에선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씩 인식이 개선되는 거 같다.”

소셜커머스든, 모바일 커머스든 기존에 없던 ‘업(業)’을 만들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건 의미가 크다.
“2011년 모바일 커머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산업별로 만들어야 할 카테고리가 많다. 예를 들어 어류나 달걀 같은 신선식품은 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 국한된 상품이었지만,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5%가량 판매된다. 모바일 커머스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모바일 장보기’ 서비스인 티몬 ‘슈퍼마트’에서도 1월부터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신선식품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기저귀는 생산하고 2년 뒤 팔아도 되지만 신선식품은 대부분 이틀 만에 상한다. 특히 달걀은 깨지기 쉽고, 딸기 위에 사과를 올려놓아도 안 된다. 그만큼 관리와 포장, 배송이 까다롭지만 1월부터 신선식품을 판매한 이후 월평균 51%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의 ‘장보기 서비스’와 차이는 뭔가.
“대형마트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대부분 매장에서 배송한다. 우리는 중앙물류창고에서 물품을 바로 보내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이 싸다. 대형마트도 우리처럼 배송 시스템을 바꿔가고 있지만 아직은 매장 물품을 배송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상조나 보험 상품도 판매할 수 있겠다.
“물론이다. 우리는 전체 매출액에서 여행업이 20%가량 되고, 티몬에서 여행 상품을 산 고객들을 알고 있으니 그들을 상대로 여행보험을 판매할 수도 있다. 틀니세정제나 치아미백제 등 다양한 치아 관련 상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치아보험도 판매 가능하다. 본격 판매는 이르지만 ‘금융몰’을 열어 보험 상품 판매를 조금씩 ‘실험’하고 있다.”

2년 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쿠팡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모두 소진했다는 기사가 났다. 지난해 쿠팡, 티몬은 각각 5652억 원, 1585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잘 모르는 영역을 실험하는 벤처에게 실패와 적자는 당연한 것이다. 투자받아 인프라를 깔고 회사를 알려야 하니까. 투자 계획이 정해지고, 우리가 현금을 창출할 수 있으면 괜찮다고 본다. 사실 나도 매년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적자 경영과 관련해 공격을 받지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다만 벤처는 이 방향으로 가다가도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피보팅’(pivoting · 사업모델 전환), 즉 유연하고도 가볍게 계속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쿠팡의 경우 2년 동안 1조 원 이상 썼는데, ‘전략적 실패’가 아닌가 싶다. 한국의 배송 인프라가 굉장히 좋은 데다, 자칫 물건 하나 팔 때마다 (배송으로 인한) 적자가 발생하는 위험한 구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켓배송’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샀기 때문에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본다.”

벤처 핵심은 ‘피보팅(pivoting)’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홍중식 기자]

모바일 커머스 업계는 카카오톡, 네이버처럼 견고한 플랫폼을 구축하면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라고 보나.
“한 곳이 완벽하게 이기기는 쉽지 않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아마존(Amazon)의 시장점유율은 막강하지만,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친구가 옷을 샀다고 반드시 그 친구가 산 쇼핑몰을 이용할 필요는 없지 않나. M&A(인수합병)로 다 사버리면 모르겠지만, 자연스레 서비스가 모이지는 않으리라 본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요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하고 있나.
“본사 직원이 1300명가량 되고, 고객콜센터나 물류센터 등에서도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는 ‘일자리 계획’을 짜기보다 ‘사업 계획’을 짠다. 신선식품이나 여행업, 미디어 커머스 같은 사업이 잘되면 일자리는 생긴다. 여기에 10만 파트너사의 매출을 늘려주면 파트너사의 간접고용 플랫폼 구실도 할 수 있고. 대구의 ‘떡볶이 잘하는 곱창집’을 발굴했는데 그 가게가 이제 ‘중견 떡볶이 회사’가 됐다. 영세한 회사나 약자가 초창기에 도약할 수 있는 ‘희망 사다리’가 돼 기뻤다.”

중견 떡볶이 회사?
“우리 직원(MD)이 대구의 유명 곱창집에 갔는데, 곱창보다 (밑반찬으로 나온) 떡볶이가 더 맛있어 떡볶이를 상품화하자고 제안했다. 어리둥절해하는 주인을 설득해 젊은 층 입맛에 맞도록 간편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떡볶이 상품을 만들어 대박이 났다. 아르바이트생 1명이 일하던 그 가게는 현재 직원 4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의 센스 있는 판단이 대박 상품을 냈다.   
“그렇다. 내가 승인하고 시킨 게 아니라 직접 맛집을 찾아 가능성을 발견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 거다. 사실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티몬의 인재상은 뭔가.
“ABC다. ‘망설임 없이 시작하는’ 액트 퍼스트(Act first), ‘치열하게 토론하는’ 베스트 아이디어 윈즈(Best idea wins), ‘모든 의사결정 기준은 고객이라는’ 컨슈머 센트릭(Consumer centric)을 뜻한다. 우리는 ‘몬스터 웨이(way)’라고 하는데, 급변하는 모바일 커머스 업계에선 능동적으로 실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힘들더라. 회의를 해도 한 명만 말하고 나머진 침묵하고, ‘윗선’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계속 주문하다 보니 이제 조금씩 바뀌는 거 같다.”

‘신현성 먹튀’의 진실

‘토종 1호’ 소셜커머스 창업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다, 나도 두렵다”

‘티몬’ 인재상인 ‘몬스터 웨이’가 적힌 책자. 신입사원에게 나눠준다.[홍중식 기자]

2011년 티몬은 미국 소셜커머스와 M&A를 해 ‘먹튀 논란’이 있었다. 국내 토종 1호 업체의 매각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는데.
“2011년 회사를 M&A 했는데 3000억 원을 받고 팔았다는 ‘먹튀 기사’가 많이 났다. 사실 회사를 팔려던 게 아니라, 미국 2위 업체(리빙소셜)와 합쳐 글로벌 회사를 만들려 했다. 그런데 그 회사가 무너졌고, 글로벌 펀드 회사와 함께 회사를 되찾아왔다. 지금도 안 튀었고, 앞으로도 튈 생각이 없는데 ‘먹튀’라니…. 당시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신현성 먹튀’가 상위권에 올랐다.(웃음)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M&A는 회사를 키우는 데 필요한 테크닉일 수도 있다.”
티몬은 2011년 5월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과 M&A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지만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리빙소셜은 2013년 티몬 경영권을 ‘그루폰’에 넘겼다. 이후 2015년 5월 신 의장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손잡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회사를 매각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나.
“‘돈을 벌어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시작한 게 아니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자체, 그 과정이 재밌어 일하는 것이다. 돈은 그다음이다.”

재미도 있겠지만 힘들었을 거 같다.
“힘든 거 얘기하면 끝이 없다. 사업 초기에 멤버들이 20대 중반이라 물정을 몰라 실수를 많이 했다. 티켓몬스터를 오픈하고 며칠 지나 상표출원을 하려 했더니, 그 사이 경쟁사가 먼저 티몬을 상표출원한 일도 있었다. 남이 내 이름을 쓴 격이라 무척 난감했다. 상표출원으로 돈을 벌려던 사람이라면 협상을 했을 테지만, 결국 소송을 해서 찾아왔다.”

‘창업 후배’에게 들려줄 말도 많을 거 같다.
“알면 알수록 도전하는 게 힘들고 두렵다. 나도 요즘 그렇다.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가 계속 도전하며 ‘총알’을 쏴야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용기 잃지 마라.”

▼IPO(주식공개상장)를 준비하나.  
“시기를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우리의 주요 옵션 가운데 하나다.”

모바일 커머스 업체가 보는 4차 산업혁명은 어떤가.
“우리가 관심 있게 보는 건 AI(인공지능)다.”

왜 그런가.
“티몬 고객콜센터 직원 500명은 수많은 고객으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는다. 그런데 5분 전 걸려온 고객 문의 내용이 5분 뒤 전화한 고객 문의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더라. 지금 비가 온다면 비와 관련된 상품 문의가 반복되는 식인데, 이 경우 모범 답안을 내놓으면 직원들이 비슷하게 알려줄 수 있다. 고객에게 최적화된 비행 노선과 호텔, 취향에 맞는 식당 예약 등도 AI를 통해 할 수 있다고 본다. 데이터와 AI를 바탕으로 회사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신직수 전 법무부 장관의 손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 · JTBC 회장의 처조카라는 집안 배경이 티몬 성장에 영향을 미쳤나.
“직접적 도움을 받은 건 없다. 어린 나이에 이민을 가 할아버지를 잘 알지 못했다(신 전 장관은 2001년 9월 별세했다). 개인적으론 고모(신연균 여사)와 친하지만, 중앙일보는 티몬 기사보다 (경쟁사인) 쿠팡 기사를 먼저 쓰더라.(웃음)”

요즘 가장 기쁜 일은 뭔가.  
“5개월 된 아들이 이제 (몸을) 뒤집을 수 있다. 주말에 아기를 볼 때 행복하다.”


입력 2017-07-31 17:13:26

  •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 전 국가청년위원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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