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3

2015.08.31

제주국제학교 출범 4년 학생·부모 만족도 짱!

첫 졸업생 배출, 90% 이상 해외 대학 입학…중국 등 유학생도 꾸준히 유입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5-08-31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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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국제학교 출범 4년 학생·부모 만족도 짱!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제주도 천혜의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이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상황이 바뀐 것. 특히 2011년 제주에 국제학교가 잇따라 개교하자 교육이주도 크게 늘었다. 그래서 요즘은 ‘말은 과천으로, 사람은 제주로 보내야 한다’고 할 만큼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제주에는 2011년 문을 연 영국 NLCS(North Lodon Collageate School·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와 시사영어사가 운영하는 KIS(Korean International School·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이듬해 개교한 캐나다 BHA(Branksome Hall Asia·브랭섬홀 아시아) 등 총 3개 국제학교가 있다. 2017년에는 미국 SJA(St. Johnsbury Academy·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가 개교할 예정이다.

    대학 캠퍼스 뺨치는 시설

    출범 4년을 맞은 국제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8월 말 제주 서귀포 대정읍에 위치한 영어교육도시를 찾았다. 이 가운데 BHA는 캐나다 112년 역사의 여학교 브랭섬홀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해외 캠퍼스로,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하는 교육시설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캐나다 본교 커리큘럼대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졸업과 동시에 한국과 캐나다 학력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다.

    총 9만4955m2 넓이에 학년별 학교 건물 3동과 기숙사 4동, 아트센터, 교육센터, 아이스링크, 골프연습장, 테니스장, 수영장 등이 있는데 돌아보는 데만 1시간가량 걸린다.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곳은 국내 중고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최신식 체육시설이다. 취재 당일 제주에 태풍이 상륙했음에도 학생들은 실내체육관에서 짝을 지어 배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BHA는 유치원부터 초등 3학년까지 남녀공학으로, 초등 4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여학교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딸을 기숙사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또 학생 10명당 1명의 기숙사 담임교사가 배정돼 있으며, 주말 기숙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점도 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BHA는 올해 첫 졸업생 32명을 배출했는데 국내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한 2명을 제외하고 30명이 모두 해외 대학에 합격해 93.7% 진학률을 기록했다. 베벌리 폰 질롱카 교장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학업시간에도 졸업생 모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졸업학기에 전 세계 공통으로 치르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디플로마 시험에서 평균 35.2점을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인 29.8점과 비교하면 매우 경쟁력 있는 점수다. 30명 가운데 12명이 장학금을 받는데, 그중 3명은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근 NLCS 제주는 163년 역사의 영국 NLCS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개설한 캠퍼스다. BHA와 마찬가지로 유치원부터 13학년까지 입학 가능하고, 졸업 후 한국과 영국의 학력을 동시에 인정받을 수 있다. 남녀공학 기숙학교라는 것이 BHA와 차이점이다. 이 학교에서는 영국 본교에서 선발한 교사진이 본교 커리큘럼대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토론식 수업을 강조해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참여수업과 발표활동이 많고, 학기말에는 강당에서 발표하는 기회도 있다. 또 특정 과목에서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는 일대일 지도교사가 배정된다.

    이 학교의 특징은 100가지 이상의 동아리 활동에 있다. 주중 방과 후 모든 학생이 적성에 따라 취미 생활을 즐긴다. 노래, 축구, 연설 등 하우스 대항전에 참가하거나 체스, 오케스트라, 도자기 공예 같은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다. 토요일에는 태권도, 스쿠버다이빙, 승마, 산악자전거 등 교외 활동 한 가지를 선택해 한 학기 동안 습득한다.

    NLCS 제주는 지난해 첫 졸업생 54명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2명을 제외하고 52명 모두 해외 대학 입학 허가를 받아 96.2%의 해외 대학 진학률을 기록했다. 특히 합격생의 30%에 해당하는 12명이 세계 랭킹 10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학비 연간 5000만 원, 해외 유학 절감 효과

    제주국제학교 출범 4년 학생·부모 만족도 짱!
    제주국제학교의 한 해 수업료는 수천만 원에 달한다. BHA는 학년에 따라 수업료가 1670만~2050만 원인데 입학금과 등록보증금 등 기타 비용 약 650만 원에 기숙사비 2000만 원가량을 합하면 매년 50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NLCS 제주도 마찬가지로 학년에 따라 한 해 1610만~2050만 원 수업료에 입학금과 등록금 등 기타 비용 약 660만 원, 기숙사비 약 2000만 원으로 매년 5000만 원이 든다.

    높은 학비 탓인지 제주국제학교 대부분이 학생 정원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BHA는 정원 1212명에 596명, NLCS 제주는 정원 1508명에 809명만 등록돼 있다. BHA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사는 정치인,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 자녀들이고 전교생의 15% 이상은 해외에서 유학 온 학생들인데 해가 갈수록 유학생 수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학생이 과반”이라고 했다.

    재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사실 제주국제학교의 한국인 학생 상당수가 해외 유학을 고려하다 제주로 방향을 바꾼 경우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3개 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제주국제학교가 없었다면 해외 유학 중이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6%를 차지했다. 제주국제학교 관계자는 “해외 유학 비용과 비교하면 저렴한 금액으로 해외 유학이나 마찬가지의 우수한 교육을 국내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과 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동북아 교육허브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02년 공포된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으로, 제주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고자 2002년 5월 출범했다.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에게 조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개발할 수 있는 생활환경 등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JDC가 국제자유도시 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국제공항과 항만에서 운영하는 면세점 2곳은 2003년 1000억 원, 지난해에는 3666억 원 매출을 올려 11년 만에 3.6배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JDC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영어교육도시, 제주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 5개 핵심사업과 2개 관리사업, 4개 전략사업 등 총 11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어교육도시는 제주에 동북아 교육허브를 조성해 해외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 서귀포 대정읍 일원 약 379만2000m2 대지에 사업비 1조7810억 원가량을 들여 2021년 완공을 목표로 2008년부터 국제학교와 영어교육센터, 주거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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