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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양잿물에 담근 냉동소라 세척해 팔아도 처벌

식품위해사범 빠져나갈 구멍 없다

양잿물에 담근 냉동소라 세척해 팔아도 처벌

양잿물에 담근 냉동소라 세척해 팔아도 처벌
수산화나트륨을 희석한 액체인 양잿물은 피부에 닿을 경우 화상을 입거나 섭취했을 때 구토 또는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무게를 부풀리려고 해산물을 양잿물에 담갔다 수돗물로 세척해 판매한 경우 잔존하는 수산화나트륨으로 인해 인체에 유해할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판시했다(2014도8212).

경기 광주에서 수산물가공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냉동소라를 해동한 뒤 고농도의 수산화나트륨 희석액에 5시간 동안 담갔다 1회 내지 2회(A씨 진술에 의하면 3회)에 걸쳐 수돗물로 물갈이해 세척한 뒤 급랭, 표면에 얼음을 붙임으로써 부피와 중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실제 중량 450g짜리 소라를 500g으로 표시해 판매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2012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운영업체 2곳에서 총 57t의 소라를 팔았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은 중량을 속여 판매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소라를 양잿물에 불린 혐의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측정한 냉동소라 해동수(水)의 pH가 8.7~9.4로 바닷물(pH 7.8~8.3)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 냉동소라에 수산화나트륨이 잔존해 pH가 높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세척공정을 통해 양잿물의 수산화나트륨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에서 무죄 판단의 근거로 삼은 국과수의 냉동소라 pH 측정이 감정 의뢰 후 4개월 정도 지나 이뤄진 데다, 소라 자체가 아닌 냉동소라가 녹으면서 나온 물의 pH를 측정한 것인 만큼 이 사건에 해당하는 냉동소라 제품의 pH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이 A씨가 가공 판매한 냉동소라 제품을 구매해 해동한 뒤 소라 표면에 리트머스시험지를 대는 방법으로 측정한 pH는 10~11이며, 한국분석기술연구원에서 해동수를 측정한 수치도 비슷한 값이 나왔다면서 이것이 제품 구매 후 바로 측정한 pH로 국과수보다 더 정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식품위생법은 식품으로 인해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는 등으로 국민보건 증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식품위생법 제1조), 수산화나트륨은 강한 염기성을 갖고 있어 이를 섭취하는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적 성질을 가지는 점에 비춰 보면, 어떤 식품에 수산화나트륨이 식품첨가물로 사용돼 그 식품이 수산화나트륨과 반응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식품이 강한 염기성을 띠게 되고, 이로 인해 위생상의 위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 수산화나트륨이 중화 내지 제거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원심은 식품위생법상 수산화나트륨의 중화 또는 제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무죄판결을 했다고 하면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위생상의 위해를 초래할 위험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먹거리에 위해를 가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간동아 2015.08.17 1001호 (p52~52)

  •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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