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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돈일까. 아니면 식량과 연료일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을 덮쳤다. 정작 위기가 찾아오자 돈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그런 세상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졌다.”(‘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16쪽)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고 반년 뒤인 2011년 늦여름 NHK히로시마는 지역경제학자 모타니 고스케와 함께 ‘산촌자본주의’란 다큐멘터리 제작에 돌입했다. 산촌은 일본어 ‘里山(사토야마)’를 옮긴 것으로 마을 숲, 마을 산이란 뜻이다.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 신조어가 동일본대지진으로 상처받은 일본인의 마음을 뒤흔들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러나 산촌자본주의란 자급자족과 물물교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본 주고쿠 지방 오카야마현 마니와시는 인구 5만 명에 면적의 80%를 산림이 차지하는 전형적인 산촌이다. 이곳에서 제재소를 하던 나카시마는 주택건설 침체로 목재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제재 과정에서 나온 나뭇조각(목질바이오매스)을 이용한 발전에 착안해 친환경발전소를 세웠다. 현재 그는 자신의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100% 충당할 뿐 아니라 남은 전력을 전력회사에 팔아 수익을 낸다. 게다가 돈을 주고 처리해야 할 산업폐기물인 나뭇조각으로 돈을 벌고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



야마구치현 스오오시마는 예로부터 감귤 재배가 활발했다. 그러나 오렌지와 자몽의 수입자유화로 감귤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자 젊은이들은 섬을 떠나버렸다. 도쿄에서 전력회사에 다니던 마쓰시마 다다오는 신혼여행 중 파리에서 맛본 잼 맛에 반해 잼 가게를 열기로 결심했다. 마침 스오오시마에 사는 장인의 제안으로 섬에 가게를 열었다. 과수원 마을이니 재료는 풍부했고, 농가 어르신들로부터 잼 만들기 비법도 전수받았다. 이 책에는 수많은 나카시마와 마쓰시마가 등장한다. 글로벌 경제시스템과 ‘머니자본주의’의 오랜 상식을 깨고 돈이 중심이 아닌,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삶을 제안한 이 책이 지난해 ‘도쿄대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본 최고 엘리트라는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새긴 문장은 다음이 아닐까.

“사람은 누군가에게 ‘당신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어떤 일에 성공하지 못했어도 ‘무엇과도 교환할 수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당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로 돈이 통용되지 않더라도 돈 이외의 어떤 것의 보호를 받으면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고 싶은 것뿐이다.”(159쪽)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바이러스 사냥꾼

피터 피오트 지음/ 양태언 외 옮김/ 아마존의나비/ 536쪽/ 2만2000원


에볼라 바이러스 최초 발견자이자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사무총장을 지낸 저자가 쓴 바이러스 추적기. 에볼라와 에이즈뿐 아니라 한국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도 확인했듯이 글로벌해진 세상이 유행병과 새로운 질병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원제는 ‘실패할 시간이 없다’로, 유행병을 예방, 관리하는 보건의료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메이커의 시대

박영숙 지음/ 한국경제신문/ 344쪽/ 1만5000원


2030년이면 인류는 모든 것을 스스로 공급하게 되면서 물건이나 서비스가 거의 공짜가 된다. 의식주를 비롯해 교육, 의료, 교통 등이 무료로 제공되면 일자리가 더는 필요 없어진다. 젊은이들은 부에 대한 욕망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한다. 이것이 실험과 놀이에서 시작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메이커 시대’의 모습이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금강경을 읽는 즐거움

일감 지음/ 민족사/ 308쪽/ 1만5000원


‘금강(金剛)’이란 가장 단단한 지혜로 번뇌와 망상을 끊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을 이끄는 경전이라는 의미다. 반야·공사상, 무아사상 등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은 집착과 갈등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은 조계종 기획실장인 일감 스님이 불자들을 대상으로 법문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불교 수행을 바탕으로 사색과 통찰, 실천행을 담았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9번째 지능

KBS ‘세상을 바꾸는 9번째 지능’ 제작팀 이소윤·이진주 지음/ 청림출판/ 264쪽/ 1만3800원


다중지능 이론의 대가인 하워드 가드너가 제시한 9번째 지능이란 인간 실존에 대한 통찰력과 관련한 지능으로 영성지능, 실존지능이라 부른다. KBS ‘수요기획’ 제작진은 9번째 지능 설문지를 만들고 주요 출연자들에게 시험한 결과 ‘담대한 태도’ ‘폭넓은 관점’ ‘사람을 이끄는 힘’이란 공통점을 발견했다. 9번째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과 지능 개발 방법을 소개했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생각의 모험

신기주 인터뷰/ 인물과사상사/ 432쪽/ 1만6000원


인터뷰는 사람으로부터 진심과 진실과 진리를 얻기 위한 전투다. 대화는 두 개의 세계가 만나는 과정이다. 저자가 인터뷰이 16명과 인생, 정치, 자본주의, 진실, 사회, 영화, 예술이란 주제로 나눈 대화의 기록. 강연을 통해 대중의 머리와 가슴속에 ‘지뢰’를 매설한다는 철학자 강신주, ‘싸가지 없는 진보’ 논쟁을 촉발한 강준만, ‘한국 자본주의를 고쳐 쓰자’고 주장하는 장하성 교수 등이 등장한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도쿄·서울

전진성 지음/ 천년의상상/ 784쪽/ 3만2000원


수도 서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한 근대 수도 계보학. 제국-식민지라는 역사적 인연을 지닌 도쿄와 서울, ‘위로부터의 근대화’를 이룩한 후발 제국의 수도라는 공통점을 지닌 베를린과 도쿄. 이들을 이어주는 것은 유럽 변방국이자 권위주의 국가인 프로이센을 ‘모던’하게 치장해준 ‘상상의 아테네’였다. 건축과 도시계획적인 재현을 통해 한 나라의 수도가 창조되는 과정을 문화사적으로 접근했다.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맛있다 제주!

최갑수 지음/ 덴스토리/ 264쪽/ 1만3000원


“여행은 먹는 게 반”이라고 하면 맛집 정보는 빼놓을 수 없다. 제주시, 서북부, 서남부, 서귀포시 4권역으로 나눠 제주 맛집 79곳과 명소 49곳을 소개했다. 제주도민 사이에서 동태찌개 하나는 최고로 인정받는 ‘슬기식당’, 제주 명물 흑돼지구이 하면 ‘늘봄흑돼지’, 천연 발효종 빵집 ‘보엠’과 ‘르 에스까르고’, 각재기국과 장대국을 맛볼 수 있는 ‘정성듬뿍제주국’ 등 지역 주민들에게 입소문난 맛집 정보.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한국인은 미쳤다!

에리크 쉬르데주 지음/ 권지현 옮김/ 북하우스/ 180쪽/ 1만2000원


한국 본사 텔레비전사업 본부장이 프랑스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왔다. 프랑스 법인장은 파리 교외지역 대형 매장 진열대의 가전제품을 전부 LG전자 제품으로 바꾸는 마법을 연출했다.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10년간 LG전자 해외법인을 이끈 외국인 최고경영자의 눈에 비친 한국 대기업의 민낯. 한국인을 성과주의에 목맨 ‘일하는 기계’로 보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우리 기업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5.08.03 999호 (p74~75)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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