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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으로 다가온 IT 제품 관세 철폐

셋톱박스·TV카메라 중국 수출기업엔 호재, 디스플레이 패널 제외에 아쉬움

코앞으로 다가온 IT 제품 관세 철폐

코앞으로 다가온 IT 제품 관세 철폐
내년 7월부터 반도체, TV, 셋톱박스 등 201개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관세장벽이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nformation Technology Agreement·ITA) 확대 협상에 참여하는 52개국은 7월 24일 전체 대사급 회의에서 신규 무관세 품목 201개 목록과 향후 일정을 최종 합의했다. 협상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28개국), 일본 등이 참여했다. 합의에 따라 WTO 회원국은 2016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관세 철폐를 시행한다. 1996년 휴대전화, 메모리반도체, 컴퓨터 등 203개 품목에 대한 무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19년 만의 대규모 무관세 합의다. 세계적인 IT 강국이자 수출국인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조치다.

우리가 휴대전화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1996년 무관세 협상 타결이 큰 도움이 됐다. 협정 발효 전 262억 달러였던 우리나라 IT 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1370억 달러(약 159조 원)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에도 새롭게 무관세 대상이 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종 타결 품목에서 한국 측 요구가 일부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IT업계는 최종 무관세 협정 발효까지 후속 협상을 잘 마무리해 국내 업계가 최대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개 IT 제품 무관세

코앞으로 다가온 IT 제품 관세 철폐
ITA는 WTO 회원국 간 주요 IT 제품에 대한 무관세 협정으로, 현재 8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WTO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무관세 혜택은 WTO 전 회원국에게 준다. 1996년 첫 ITA 합의에서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203개 IT 제품을 무관세화했다. 이후 IT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서 ITA 회원국들은 무관세 대상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ITA 확대 협상이 시작됐고, 총 17차례 공식협상을 거쳐 합의에 도달했다.



무관세 조치는 IT 강국인 우리나라에게는 큰 호재다. 특히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자국 기업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예를 들면 우리 기업이 생산한 위성TV 수신 셋톱박스를 중국에 수출할 때는 관세율 30%를 적용받는다. TV카메라의 관세율은 35%에 달했다. 우리나라 제품이 중국 기업이 만든 제품보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물론 한중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있어 조만간 관세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ITA 합의에는 한중 FTA에서 빠진 셋톱박스와 TV카메라 등 25개 품목까지 포함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민감해하던 품목까지 무관세가 적용된다.

국내 IT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진흥회)는 성명을 통해 “ITA 확대 협상으로 향후 TV와 모니터 부분품, 디지털복합기, 셋톱박스, TV카메라, 디지털카메라, 반도체 복합구조칩(MCO) 등에서 우리 업계의 세계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일부 품목은 한중 FTA보다 먼저 관세가 철폐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성명을 내고 “201개 IT 품목에 대한 무관세화가 이뤄지면 우리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IT 제품의 수출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당 품목 무관세화에 따른 전후방 산업의 연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ITA 확대 협상 참가국들은 하반기 참가국별 민감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 기간 등과 관련한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하는 제10차 WTO 각료회의에서 협상을 최종 타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LCD·OLED 패널 등 핵심 제품 빠져

이번 협상 결과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가 요구했던 제품 일부가 201개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TA 확대 협상을 합의하기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렸고, 이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이 속도를 내게 된 건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이 ITA 확대 적용에 합의하면서부터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의 합의가 있은 후 지난해 12월 열린 협상에서 무관세 제품 목록 초안이 제시됐고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패널, 2차전지 등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며 초안에 반대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패널은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분야다. TV와 모니터 등 대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분야가 늘면서 성장성도 크다. 그러나 중국 등의 반대로 이들 제품은 끝내 무관세 목록에서 빠진 채 합의가 타결됐다.

이번에 무관세가 결정된 201개 품목 중에서도 가전 등은 장기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V의 경우 현재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이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기술 격차까지 줄이면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길게 보면 해외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더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종 협상 타결까지 국내 기업이 최대한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무관세 목록 가운데 우리가 불리한 제품은 민감 품목으로 설정해 보호 기간을 최대한으로 하고, 반대로 유리한 제품은 관세 철폐 기간을 단축해 서둘러 적용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진흥회는 음향기기, 영상기기, 안테나 등 12개 분야는 일정 기간 보호가 필요한 민감 품목으로 최대 7년 장기 양허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협상 연내 타결과 우리 업계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정부는 남은 협상을 통해 관세 철폐 기간 단축과 ITA 협정 조기 발효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주간동아 2015.08.03 999호 (p60~61)

  •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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