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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10년의 역사

‘2015 인천 펜타포트록페스티벌’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10년의 역사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10년의 역사
질문을 던져본다. 만약 펜타포트록페스티벌(펜타포트)이 없었다면 한국 페스티벌의 지형도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페스티벌이 특별한 이벤트에서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렸을 거라는 얘기다. 2006년 7월 마지막 주말, 첫날의 폭우에도 사흘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끝냈을 때 모두가 ‘드디어 한국에도 록페스티벌이 가능하겠구나’라고 확신했다. 처음 펜타포트를 준비했던 이들 가운데 일부가 빠져나가 2009년 밸리록페스티벌을 만들며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꿋꿋이 버텼다. 한 해도 쉬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냈다.

그 펜타포트가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몇 번의 장소 이동이 있었지만 송도 국제업무지구 전용대지에 안착한 지 올해로 3년이다. 10년간 함께해온 팬들이 있다. 그래서 펜타포트는 다른 어떤 페스티벌보다 좀 더 페스티벌답다. 돈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인증’이 아닌 ‘즐김’을 추구하는 관객들이 있다. 진행의 노하우를 쌓아온 덕에 이동과 경호, 숙박 등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어쨌든 10년 세월이란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인 것이다.

8월 7일부터 열리는 올해 펜타포트의 사흘은 각각의 날이 명확한 콘셉트를 지닌다. 첫날 헤드라이너는 스콜피언스. 이제는 학부모가 됐을 왕년의 메탈 키드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있을까.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던 스콜피언스지만 야외 페스티벌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냉전이 끝나고 옛 소련 모스크바를 찾았던 감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리하여 탈이데올로기 시대였던 1990년대의 서막을 상징했던 ‘Wind Of Change’의 뮤직비디오는 야외 공연에서 관객들이 일제히 라이터를 켜고 밴드와 함께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번 펜타포트에서 우리는 그 순간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터 대신 휴대전화 액정으로 객석을 밝히며. 김창완밴드, 넥스트, 스틸하트 등이 함께한다.

둘째 날은 국내 팀 중심의 라인업이다. 자신이 직접 기획했던 ETP페스트 이후 처음으로 페스티벌에 서는 서태지가 헤드라이너다. 서태지의 팬덤은 다른 관객들에겐 양날의 칼 같은 존재였다. 강력한 팬덤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았던 것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팬덤뿐 아니라 펜타포트 팬들도, 그리고 십센치, 피아 등의 팬들도 함께 서태지의 최근 앨범부터 초기 작품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컴백한 쿡스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리고 10주년의 마지막을 장식해줄 팀은 프로디지다. 록과 일렉트로닉의 경계를 부수며 199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던 그들은 2009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오가며 모든 자극을 무대에서 쏟아내는 그들의 공연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아드레날린 분비가 멈출 틈이 없다. 마지막 날 남은 체력을 탕진해버리기에 프로디지만한 이름이 없을 것이다.



솔루션스, 더 크립스, 크래쉬, YB로 이어지는 메인 스테이지 출연진들도 만만찮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후후, 선우정아, 마마스건, 쏜애플, 뮤가 책임질 서브 스테이지가 있으니까. 그야말로 ‘밀당’(밀고 당기기)의 연속, 마지막 날 타임 테이블을 보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지 않을까.

펜타포트의 10년을 늘 지켜봤다. 함께했다. 그것은 청춘에서 중년으로 흘러온 시간의 책갈피였다. 혼자 와 짝을 만난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아빠의 목말을 타고 ‘록 영재교육’을 받기 충분한, 세대의 변화이기도 했다. 앞으로 10년, 아빠 어깨 위의 아이들이 록 키드가 돼 친구들과 펜타포트를 찾을 것이다. 그때까지, 언제나처럼 펜타포트의 건승을 바란다.



주간동아 2015.08.03 999호 (p78~78)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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