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95

2015.07.06

“힘들게 5급 됐을 텐데…”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7-03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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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오후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버스 추락사고가 발생해 국내 지방직 5급 공무원 9명과 한국인 가이드, 중국인 운전사 등 총 11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 사고 버스에 탑승한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들은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중국 옌지와 다둥, 다롄 등에서 고구려·발해 터와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50대 초·중반으로 대부분 30년 안팎의 오랜 공직생활 끝에 사무관으로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관련 뉴스 댓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들게 5급 됐을 텐데… 안타깝다. 추락사가 웬 말인가…” 등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반감을 가진 누리꾼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7월 2일자 네이버 관련 뉴스 댓글란에서 가장 공감을 많이 얻은 내용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세금으로 몇 년에 한 번씩 해외 유럽이며 미국, 국내는 제주도 등 안 나가는 곳이 없는 공무원, 교육공무원들 연수라는 이름의 여행이 정리되었음 합니다. 세금이 자기 돈이라 생각하시고 제발”이었다. 이 댓글은 1만1200여 명에게 공감을 얻었다.

    그 아래에는 누리꾼들이 200여 개 댓글을 달며 갑론을박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명복을 비는 걸로만 끝내세요.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명복을 비는 게 아니고 하지만 이후의 글로 보이네요”라고 적었고, 다른 누리꾼도 “해외연수… 상당수 직장에서 포상 기회로 주어지지 않습니까? 이 분들은 그냥 지방직 공무원들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는 운 좋고 능력이 좋아야 평생 한두 번 겨우 얻는 기회가 아니었을지 추측해봅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두 번의 포상연수보다 고위공무원들 비리가 문제 아닌가. 이들도 결국 우리 같은 서민인데…”라고 적었다.

    어떤 뉴스라도 악성 댓글을 피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은 도를 넘어선 고인 모독으로 성숙하지 못한 누리꾼의 면모를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은 다른 이들의 만류에도 “그러게 왜 국민혈세로 놀러갔어” “놀러가서 죽어도 혜택이 많아 정신이 없다. 다들 공무원시험 준비나 합시다” 같은 조롱글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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