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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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연일 대박, 한화 날다

비스마야 신도시 2조3400억 원 추가 수주…김승연 회장 3차례 방문, 광어회 600인분 공수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5-04-13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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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에서 연일 대박, 한화 날다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와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이 한화건설 관계자와 이라크 정부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공사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라크 방문 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호언장담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4월 5일 김 회장의 말은 사실로 드러났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빈손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대박이었다. 한화그룹이 이라크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사회기반시설(Social Infra) 구축 명목으로 21억2000만 달러(약 2조34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추가로 수주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4월 5일 오후 4시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별관에서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이사와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건설의 최광호 부사장, 고강 전무, 김동선 과장 등 그룹 관계자와 사미 알아라지 NIC 의장, 바하 알아라지 부총리, 자와드 알불라니 의회 경제부장(전 내무부 장관) 등 이라크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추가 공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까지 분당급 신도시 건설

    한화건설은 이번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 대금 미수금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했다. 공사 대금 21억2000만 달러의 10%인 2억1200만 달러를 선수금으로 수령(계약 체결 후 60일 이내)하는 한편, 공사 진행 진척 정도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이번 공사 수주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서만 누적 공사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의 선도자로서 위치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약 1830만㎡(555만 평) 대지에 10만 가구의 경기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화건설이 2012년 약 80억 달러를 받기로 하고 따낸 초대형 계약이다. 현재 총 8개 타운 가운데 첫 번째인 A타운에 10층 규모 아파트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6월 A1 블록 1440가구가 첫 완공될 예정이다. 다른 블록에서도 각각 대지 조성, 기초공사, 아파트 건립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년 2만 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공급되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 타운, 59개 블록, 834개 동으로 구성된 초대형 신도시가 조성된다.

    한화건설이 이번에 추가로 수주한 공사는 10만 가구 아파트 공급과 연계된 것으로 총 20개 프로젝트로 진행되는데 300개의 각급 학교와 병원,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탁아소, 주유소, 청소년센터, 스포츠운동시설, 버스터미널, 보건소, 도로, 상하수도 등 신도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사회기반시설이 총망라돼 있다.

    한화건설 측은 “본공사 대금도 원활하게 수금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에 대한 4차 선수금 3875억 달러(약 4120억 원)를 수령한 것을 포함해 총공사비의 27.7%인 약 21억3400만 달러(약 2조3300억 원)의 누적 선수금을 확보했다. 이번 추가 수주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협조 및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회기반시설은 약 60만 명이 거주하게 될 비스마야 신도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공사 완료 시점인 2019년이면 내전 이후 현대화된 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한화건설 측 관계자는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의 발전한 위상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 수주엔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내전 지역임에도 이라크를 3차례나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고. 특히 지난해 12월 7일 방문 때는 현장 근로자들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로 공수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라크 사업과 근로자에 대한 김 회장의 각별한 애정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물을 받은 근로자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라크 정부에도 공사 완료에 대한 강한 의지와 믿음을 심어줬다고 한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최악의 상황이 올지라도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현장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알아라지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 국민의 희망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전 임직원이 혼신을 다해 공사에 임하고 있다”며 “비스마야 신도시를 세계적인 휴먼도시로 만들기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감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알아라지 의장은 “이라크 내전 사태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공사 수행 능력을 보여준 한화건설 임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이라크에서 연일 대박, 한화 날다
    제2, 제3 신도시 공사 선점 기회

    이번 추가 공사 수주로 한화건설은 이라크 내 제2, 제3 신도시 건설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 복구사업 일환으로 100만 가구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 측은 앞으로도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한화건설의 헌신적인 공사 수행 능력 등은 이미 이라크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또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형성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는 중국과 터키 등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한 국가는 물론, 유럽 등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 건설사들까지 따돌리며 추가 수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선 한화건설의 연이은 이라크 건설 공사 수주에 대해 제2 중동 붐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고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한다. 실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현장에는 현재까지 연인원 55만 명에 이르는 근로자와 100여 개에 이르는 국내 협력사가 동반진출해 있다. 한화건설 측은 이번 추가 공사 수주를 통해 연인원 3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10여 개 이상의 협력업체 동반진출 효과가 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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