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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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한 명이 시장을 살린다

로리 매킬로이 영웅 만들기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nhy@golfdigest.co.kr

    입력2015-04-06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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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스포츠는 슈퍼스타가 있어야 해당 종목의 흥행이 보장되는 법이다. 타이거 우즈로 대표되던 세계 골프계는 이제 완연히 로리 매킬로이를 새로운 영웅으로 옹립하기 시작했다. 메이저 대회 14승에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통산 79승을 거둔 39세 우즈가 몰락 조짐을 보이면서부터 매킬로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특히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반만 하더라도 여론은 우즈의 재기를 기대했다. 전년도에 5승을 거두면서 재기 조짐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초반부터 디스크 부상으로 기권을 반복하던 우즈는 급기야 시즌을 접었다. 부상에서 복귀해 출전한 히어로 월드 챌린지 등 두 번의 대회에서 그린 주변 칩샷을 19번이나 실수하며 컷오프가 되자 여론은 싸늘해졌다. 처음에는 스윙을 바꾸는 중이라 칩샷에서 뒤땅을 치는가 여겼던 여론이 ‘타이거 우즈에게 칩샷 입스(Yips)가 왔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20여 년간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한 우즈의 전 코치 행크 헤이니는 “쉽게 고쳐질 성격의 잘못된 습관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골프 선수에게 입스는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운 성인병으로 여겨진다. 그에 발맞춰 우즈의 세계 랭킹이 연일 추락하더니 3월 마지막 주에는 100위 밖으로까지 밀렸다.

    우즈의 재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대안 스타를 찾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거기에 가장 합당한 인물이 매킬로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뒤로 현재까지 34주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한창 상승세다.

    언론 보도 경쟁도 치열하다. 25세로 젊고 우즈와 같은 나이에 이미 메이저 4승을 거뒀다는 것이 영웅 스토리의 구축 논리다. 골프잡지들도 마스터스를 맞이하는 4월호 특집판 표지에 매킬로이를 앞다퉈 실었다. 특히 그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역대 6명 가운데 1명이 된다면서 흥행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가 거뒀던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았음에도 뉴스 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2009년부터 6년 동안 마스터스에 출전해 지난해 공동 8위를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음에도 말이다.

    매킬로이 영웅 만들기 시도는 이 밖에도 여러 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인 자질을 보였으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인간성까지 좋다는 뉴스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애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와 결별한 뒤 성적이 더 좋아졌다는 뜬금없는 보도도 나왔다.



    슈퍼스타 한 명이 시장을 살린다

    3월 8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WGC 캐딜락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샷을 하는 로리 매킬로이.

    3월 7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에서의 일이다. 8번 홀에서 222야드(약 202m)를 남겨둔 매킬로이는 3번 아이언 세컨 샷에서 공이 물에 빠지자 클럽을 물에 던져버린다. 다른 선수라면 당연히 비매너로 비난받았을 테지만 ESPN과 ‘뉴욕타임스’ 등 유력 미디어들은 오히려 그의 위기관리 능력과 인간적인 모습을 칭찬했다.

    우즈도 전성기던 1999년 피닉스오픈에서 그런 적이 있다. 그가 친 공이 바위 앞에 놓이자 갤러리들이 힘을 합쳐 바위를 옮겼다. 경기위원까지 ‘움직일 수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라 판정했고, 우즈는 미소를 지으며 그 홀을 쉽게 공략했다. 다른 선수 같았으면 어림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의 인기를 키웠고, 그 덕에 나이키에어 농구화가 불티나게 팔렸듯 이 모든 우상화의 바탕에는 슈퍼스타 한 명이 시장을 살린다는 믿음이 깔려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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