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2

2015.04.06

4 · 29 재보선 판세가 심상찮다

野野 경쟁, 與 어부지리 가능성도…인천 서구 강화을 새정연 “해볼 만”, 성남 중원 새누리 강세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5-04-06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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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29 재보선 판세가 심상찮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월 30일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정태호 후보와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집권 3년 차에 치르는 재 · 보궐선거(재보선)는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해 ‘정권 심판론’이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곤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3년 차에 치르는 4 · 29 재보선은 ‘정권 심판론’보다 ‘야권 심판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천정배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을 탈당하고 광주 서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야권 분열을 촉발했고,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까지 서울 관악을에 가세함으로써 재보선을 치르는 네 곳 가운데 두 곳에서 야야(野野) 맞대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서울 관악을은 정동영 위원장의 출마로 4 · 29 재보선 지역 가운데 가장 핫한 선거구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야권 강세 지역이었지만 야권 후보가 난립하면서 선거구도가 급변했다. 관악을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연 정태호, 국민모임 정동영 세 후보 간 삼파전이 예상된다. 여권 단일후보인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기존 여권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면 야권 후보 난립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으리란 예상이 많다.

    오신환 후보에 비해 정태호 후보는 당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정연 한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박빙 승부로 후보 자리를 따냈지만, 총선이 1년 뒤라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서 근소한 차로 차점 낙선한 김희철 전 의원의 지지 세력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재보선에 적극 나서지 않으리라는 우려다. 더욱이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정동영 후보의 가세로 야권 지지층 사이에 정동영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투표일이 다가오면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사표방지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정태호 후보가 여론조사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꺾을 경쟁력 있는 후보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정연 원조 주류의 소외감

    4 · 29 재보선 판세가 심상찮다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3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출마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서울 관악을 선거를 통해 국민모임 신당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당선하면 대성공, 차점 낙선도 제1야당 새정연을 밀어냈다는 점에서 선방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는 본선 1위 싸움 못지않게 야권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야권 1위 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광주 서을에서 야야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것은 핵심 지지기반은 호남이면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차기 대선주자가 모두 PK(부산 · 경남) 일색인 새정연 현실과 무관치 않다. 2 · 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섬으로써 당권에서 멀어지고 차기 대권에 후보조차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한 새정연의 원조 주류 호남이 느끼는 소외를 천정배 후보가 ‘야권교체’라는 화두로 활로를 뚫으려 하는 것.

    특히 광주 서을 선거 결과는 대의원과 기간당원 등 당심에서 지고 여론조사 등 민심에서 앞서 당대표에 오른 문재인 체제에 대한 호남 유권자의 추인 성격이 짙다. 광주 서을에서 새정연 후보가 당선하면 문재인 리더십이 탄력을 받겠지만, 만약 천 전 의원이 당선하면 문 대표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새정연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광주 서을에 출마한 천 전 의원에게는 4 · 29 재보선이 차기주자로 발돋움하느냐, 아니면 정계 은퇴 수순을 밟느냐의 분기점이 될 공산이 크다. 광주 정가의 한 인사는 “총선을

    1년 앞두고 천정배 전 의원이 (새정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은 ‘천정배 정치’를 선언한 것과 같다”며 “만약 재보선에서 광주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버림받으면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 서을 재보선은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면서 새정연 조영택 후보, 천정배 전 의원의 삼파전이 되고 있다. 초반 판세는 인지도가 더 높은 천 전 의원이 조금 앞선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언론인은 “천 전 의원이 화두로 던진 ‘메기론’이 먹혀들면서 천정배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광주 · 전남을 대표할 차기주자로 (천 전 의원을) 키워보자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정연 대표로 선출된 뒤 차기주자 1위를 기록 중인 문재인 대표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인천 강화 표심 향배에 주목

    4 · 29 재보선 판세가 심상찮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월 30일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오신환 후보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거 초반에 선전하더라도 재보선 투표일까지 우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새정연 한 인사는 “광주 서을 재보선은 인지도가 더 높은 천 전 의원이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 선거 결과의 재판(再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시장 선거는 인지도가 높았던 강운태 후보와 새정연 윤장현 후보의 접전으로 치러졌다. 강 후보가 줄곧 앞서다 선거 막판 새정연 결집 효과가 나타나 윤 시장이 당선한 바 있다.

    인천시장 출신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와 새정연 신동근 후보가 맞붙는 인천 서구 강화을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안 후보가 유리하리란 분석 속에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신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연에서는 4곳 재보선 지역 가운데 ‘인천 서구 강화을이 가장 해볼 만하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 후보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지역을 관리해왔다는 것이 강점으로, 안 후보가 지역에 특별한 연고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되기 때문. 특히 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고향이 강화라는 점이 강화 유권자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다. 역대 선거를 보면 강화는 전통적으로 여권 성향이 강했다.

    경기 성남 중원은 이 지역에서 재선을 기록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앞서간다는 평가가 많다. 성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한 지역 전문가는 “경기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의 안정적 지지기반에 신상진 후보의 개인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신 후보가 크게 앞선 상황”이라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등 새정연에서 지명도 있는 명망가들이 새정연 정환석 후보의 낮은 인지도를 보완해준다면 해볼 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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