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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사진·박해윤 기자]


칭기스칸, 신 앞에 평등한 제국을 꿈꾸다
잭 웨더포드 지음/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552쪽/ 2만8000원


13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칭기즈칸이 18세기 미국 독립 헌법의 ‘종교의 자유’ 조항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면? 이 소설 같은 얘기를 12년간 연구 끝에 입증한 것이 이 책이다.

이 오랜 탐험의 단초는 에드워드 기번이 불후의 명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짧게 칭기즈칸을 평가한 문장이었다. 기번은 책에서 “유럽의 역사가 종교적 광신주의자에 의해 형성된 것과 달리 칭기즈칸은 가장 적대적인 부족의 예언자와 성직자의 권리를 존중했으며 칭기즈칸의 종교 관련 법률과 존 로크 사이에서 독특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칭찬했다. 물론 로크와 연관성이 실제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저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칭기즈칸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천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벤저민 프랭클린이 18세기 식민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책 ‘고대 모굴과 타타르족의 초대 황제인 젱기스칸 대제의 역사’의 판촉에 공을 들였다는 것과 이 전기를 토머스 제퍼슨이 가장 많이 사들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랑스 학자 프랑수아 페티스 드 라 크루아가 쓴 이 전기에는 칭기즈칸이 최초로 제정한 몽골법이 바로 종교적 관용과 자유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고 적혀 있다. 

칭기즈칸의 몽골법은 “종교를 이유로 어떤 사람을 방해하거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마음대로 고백할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규정했다.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1년 뒤 고향 버지니아를 위해 만든 법률을 보자.

“어떤 사람도 (중략) 종교적 의견이나 신념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중략) 종교와 관련된 그들의 의견을 (중략) 자유롭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몽골법과 제퍼슨이 만든 법은 문구만 약간 다를 뿐 기본 정신은 같다.

책은 칭기즈칸의 어린 시절부터 대제국 건설 과정까지를 시대 순으로 따라가며 그가 어떻게 종교 인식을 정립했는지, 점령한 곳의 종교를 어떻게 대했는지 등을 보여준다. 

칭기즈칸은 경전의 진리나 예언자의 진정성, 사람들이 신앙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고, 그들의 행동으로 판단했다. 올바른 행동을 이끌어내는 밑바탕은 종교적 가르침이지만 내 종교가 중요하면 네 종교도 중요하다고 믿었고, 이것이 종교적 관용의 시발점이 됐다. 그가 불신한 건 종교가 아니라 종교를 통제하는 사람들, 그 권리를 이용해 하늘의 목적을 추구하는 대신 사욕을 챙긴 사람들이었다. 점령지에서 그는 이렇게 종교를 이용한 일부를 처형하고 다수를 추방했다. 그와 관련 없는 일반인에겐 종교의 자유를 장려하는 대신 종교적 극단주의를 배격했다. 

칭기즈칸의 실용적 종교관은 제국 운영의 기틀이기도 했다. 종교를 내세워 제국 안에서 종파가 서로 싸우고 반목하면 제국의 안정이 흔들린다는 생각이었다. 칭기즈칸은 말년에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도교, 불교, 이슬람교 등 주요 종교지도자를 불러들여 반목하는 종교 사이에서 지속적 평화를 수립하고자 했다.

이 책에는 승장(僧將) 김윤후가 1232년 경기 용인 처인성에서 몽골 장수 살리타를 화살로 쏴 숨지게 한 얘기도 등장한다. 불교 승려의 뛰어난 무예에 감탄한 몽골인은 도교보다 불교에 더욱 호의적이었다는 것이다.

13세기에도 혁명적이었고 18세기에도 혁명적이던 칭기즈칸의 종교관은 지금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원제는 ‘Genghis Khan and the Quest for God’.


나를 잊고 시간을 잊어라 그러면 열린다

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불을 훔친 사람들
스티븐 코틀러·제이미 윌 지음/ 김태훈 옮김/ 쌤앤파커스/ 332쪽/ 1만5000원


미국 네바다 주 블랙록 사막 한가운데에는 1만5000년 동안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가 있다. 여기에 매년 인근 실리콘밸리의 엘리트들을 비롯해 수만 명이 몰려들어 광란(?)의 ‘버닝 맨(burning man)’ 축제를 즐긴다. 축제 참가자들은 모닥불과 음악, 춤, 그리고 가끔 섹스를 통해 자신을 잊고 집단적 몰아의 경지에 빠진다. 2001년 이곳에서 구글 창립자로 당시 20대였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46세인 에릭 슈미트를 만나 구글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다. 영입 이유는 단 하나. 집단적 몰아의 상태를 슈미트가 즐길 줄 안다는 것이었다. 엉뚱한 기준이었지만 슈미트가 10년 뒤 CEO 자리를 페이지에게 넘겨줄 때 구글 매출은 2001년보다 400배 늘어난 400억 달러(약 46조 원)에 달했다. 대성공이었다.

이 책은 몰아의 경지, 그리스어로 ‘자아를 넘어선다’는 뜻의 ‘엑스타시스(Ecstasis)’를 심리학, 신경생리학, 약리학, 기술 관점에서 분석했다. 골치 아프고 스트레스를 주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차단하고 무아지경의 절정에 빠져드는 것이 삶을 얼마나 창의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꿔놓는지를 수많은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또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보톡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요가와 명상, 환각제의 일종인 LSD 등이 왜 세계적 인기를 끌었는지를 ‘엑스타시스’라는 프리즘으로 들여다본다. 이 책이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며 보여주는 뇌과학 혹은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혁명적 상황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루터 로드
구영철 지음/ CBS북스/ 480쪽/ 2만3000원


500년 전 마르틴 루터는 분연히 일어나 로마 교황청의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95개 논제’를 발표한다. 독일 비텐베르크의 한 수도원 골방에서 평범하게 살던 그가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루터가 태어나 죽을 때까지 흔적을 남겼던 독일 74개 도시, 180곳을 일일이 찾아가며 그의 삶을 세밀하게 재현하고 그의 정신이 현 교회에 부르짖는 바를 성찰했다.





위대한 칭기즈칸이여, 21세기에도 종교의 평화를!

발 이야기 그리고 또다른 상상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정희경 옮김/ 문학동네/ 432쪽/ 1만5500원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3년간 집필한 단편소설 9편과 에세이 1편을 묶었다. 그의 과거 작품이 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그렸듯, 이번에도 잔인한 세상에 내던져지거나 결핍 속에서 태어나 불안하고 비극적인 여성이 불굴의 의지로 의연히 맞서나간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 서울에 1년간 체류하면서 만난 인물들의 모습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입력 2017-07-11 10:23:36

  •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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