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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모니터 ‘귀하신 몸’

데스크톱과 노트북 부활에 힘입어 ‘부르는 게 값’ 인기 행진

UHD 모니터 ‘귀하신 몸’

UHD 모니터 ‘귀하신 몸’

구글 크롬북은 모바일에 특화해 설계한 노트북 컴퓨터로 가격도 저렴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왼쪽) 삼성전자는 8월 풀HD보다 약 1.8배 선명한 WQHD 화질의 모니터 SD850 모델을 출시했다.(오른쪽)

노트북 컴퓨터의 활약 덕에 책상 위에서 데스크톱과 모니터가 사라진 지 오래다. 여기에 태블릿PC까지 등장하면서 노트북 판매량마저 급격히 줄었다. 이제 데스크톱, 노트북 시장은 더는 ‘핫’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즈음, 틈새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제품으로 이들 제품군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데스크톱 시장을 견인하는 건 데스크톱 자체라기보다 모니터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작 게임이 새로 출시될 때마다 데스크톱 교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 시점에 맞춰 CPU(컴퓨터 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 처리장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초고선명(UHD) 같은 고해상도 동영상이 데스크톱 교체의 핵심이다. 이런 동영상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한 CPU 업그레이드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CPU 업체 인텔의 행보만 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초고선명 영상으로 틈새 수요 겨냥

6월 인텔은 보급형 UHD 모니터를 PC (개인용 컴퓨터)업체와 모니터 제조사에 공급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하기로 했다. 기존 동일한 크기보다 2배가량 저렴한 가격에 모니터를 시장에 공급하고자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당시 인텔은 대만 그랜드하얏트 타이베이에서 ‘인텔 모바일·퍼스널 컴퓨팅 부대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곳에서 인텔 커크 스카우젠 PC 클라이언트 그룹 수석부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으로 UHD 모니터 가격이 오는 3분기 말까지 (동일 크기 제품의) 절반인 399달러(약 40만 원)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크톱 크기가 작아진 것도 인기 요인이다. 요즘 데스크톱은 가로세로 길이가 20cm도 채 되지 않고 무게도 1kg 전후에 불과하다. 10cm 내외로 책보다 작은 초소형 데스크톱도 있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다. 더는 ‘데스크톱’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 정도다. 델코리아가 8월 25일 출시한 초소형 데스크톱 ‘델 옵티플렉스 3020 및 9020 마이크로’는 높이가 18.2cm, 무게가 1.28kg에 불과하다. 별도로 제공하는 5가지 연결 액세서리로 모니터 뒷면이나 책상 하단 등 원하는 곳에 배치할 수 있다.



애플 역시 데스크톱 기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애플은 데스크톱 ‘맥’에서도 음성 비서인 ‘시리’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아이폰용 카메라와 플래시를 스피커 슬롯 부분에 숨길 수 있는 기술에 관해 특허를 신청했다. 데스크톱도 모바일 기기처럼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분기 태블릿PC 출하량은 줄어든 반면 노트북 출하량은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전 세계 2분기 노트북 출하량은 451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노버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유럽, 중국, 남미 등에서 강세를 보인 레노버는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UHD 모니터 ‘귀하신 몸’

에이서는 7월 39만9000원짜리 울트라 슬림 노트북 컴퓨터 ‘아스파이어 V3-331’을 내놨다. 기본적인 업무와 작업에 적합한 성능, 2cm 이하의 두께와 1.5kg 무게로 휴대성도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 시장의 성장세와 달리 2분기 태블릿PC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상위 5개사의 태블릿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북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던 태블릿PC는 오히려 설 자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저가형 노트북 출하량은 소폭 반등했다.

노트북 부활에는 크롬북의 인기가 한몫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크롬북의 예상 판매 대수는 520만 대로, 전년 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크롬북은 외형은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기능은 태블릿PC에 가깝다. 하드디스크가 없고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 파일을 저장하도록 했으며, 문서 작성과 편집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인기 따라 부품 가격도 상승세

모바일과 인터넷에 특화하다 보니 부품도 최소화해 가볍고 빠르다. 배터리 용량도 길어졌다. 어찌 보면 한때 열풍이 불었던 넷북과도 비슷한 제품이다. 과거 넷북은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웠지만, 운영체계(OS)는 일반 데스크톱과 다를 바 없어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시장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크롬북은 하드웨어 자체도 모바일에 특화해 설계했기 때문에 인기를 끈다. 가격도 저렴해 교육용으로도 적합하다. 소프트웨어는 무료나 다름없고 하드웨어도 꼭 필요한 부분만 넣다 보니 가격이 저렴하다. 국내 시판되는 크롬북 가격은 20만 원대. 미국 초중고교에서는 크롬북을 대량으로 매입해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서 팔린 크롬북은 대부분 학습용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와 노트북 시장이 끝났다는 생각에 생산량을 줄인 터라 부품 가격은 연일 상승세다. 대표적인 것이 디스플레이. 모바일용 패널에 밀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모니터, 노트북 액정표시장치(LCD)가 공급 부족으로 때 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모니터 패널은 일부 모델의 가격 인상과 고급화에 힘입어 하락 일로를 걷던 시장이 올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기존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생산 라인을 TV나 모바일에 할애했다.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만 이노룩스는 모니터 패널을 생산하던 라인을 39.5인치 TV 패널 생산용으로 전환했고, 중국 BOE도 기존 생산 라인을 모바일용으로 조정했다. 그 결과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생산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부품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모니터 패널 가격은 지난 두 달 동안 2~5달러 올랐고, 특히 모니터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가로세로 비율이 21:9인 모니터나 UHD 모니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모니터 비율은 16:9나 16:10이 일반적이었다. 21:9 패널은 화면이 넓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때 유용하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16:9 모니터 2대를 사용해 데이터 추이를 살폈지만 21:9 모니터를 쓴다면 1대만으로도 이를 보여줄 수 있다.

21:9 모니터에 사용하는 LCD는 LG디스플레이에서만 만들었으나, 인기를 타고 4분기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도 본격적으로 21:9 모니터 LCD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4인치를, BOE는 29인치부터 각각 양산한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21:9 제품 1만 대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 2만 대, 2분기 3만 대로 각각 늘려갈 계획이다. BOE 역시 4분기에 21:9 제품을 3000대가량 출하해 내년 1분기 8000대, 2분기 1만5000대 등으로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노트북을 바꾸기보다 태블릿PC를 한 대 장만하자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화질에 대한 욕구에 따라 모니터도 많이 교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4.09.01 953호 (p98~99)

  • 문보경 전자신문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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