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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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쿠이아바, 상파울루, 포르투알레그리

  • 백승선 여행 칼럼니스트 100white@gmail.com

    입력2014-06-16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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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기마라에스 고원은 전체 길이 250km에 이르는 기묘한 지형과 경관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월드컵 휘슬이 울린다. 6월 13일~7월 14일 한 달 동안 전 세계인의 축제가 남미 브라질에서 펼쳐진다. 브라질월드컵은 상파울루, 쿠리치바 등을 비롯해 주요 12개 도시에서 진행되는데, 특히 대한민국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쿠이아바, 상파울루, 포르투알레그리가 그 주인공들.

    쿠이아바(Cuiaba′)

    18일 오전 7시 러시아戰

    기마라에스 고원 등 최고 관광지


    쿠이아바는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 주의 주도다. 녹색 도시라고 불릴 만큼 자연환경이 뛰어나며, 열대 사바나 식생과 판타나우 습지의 점이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건기와 우기가 매우 뚜렷한 열대 사바나 기후 지역으로, 브라질에서 가장 더운 도시(연평균 기온 25.6도) 중 하나로 꼽힌다. 18세기 초 금광이 발견된 이래 취락이 세워졌으나, 그 지리적 위치 때문에 오랫동안 고립됐다 20세기 후반 수도 이전 등 내륙 개발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판타나우 자연보존지구는 세계 최대의 담수 습지 생태계 중 하나로 풍부하고 다양한 식생, 동물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판타나우에 위치한 판타나우 경기장은 6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경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우리 국민의 눈과 귀는 모두 이곳으로 쏠려 있다. 파라과이 강 지류인 쿠이아바 강을 끼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라 부르는 쿠이아바에 자리한 판타나우 경기장은 해발고도 125m에 위치하며 4만2968명을 수용하는 큰 경기장이다. 뛰어난 주변 자연환경 때문에 ‘빅 그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쿠이아바는 우리에겐 대한민국의 조별리그로 알려진 도시이지만, 약 1500만 년 전 안데스 산맥의 융기와 판타나우 평원의 침강이 어우러져 생성된 최고 관광지인 기마라에스 고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기마라에스 고원은 전체 길이 250km에 이르는 기묘한 지형과 경관으로 자연의 경이로운 풍광을 자랑한다. 붉은 벼랑과 폭포, 카르스트와 동굴, 그리고 계곡과 밀림 등 원시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약초와 허브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까지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자연이 선물한 보물창고다.

    또한 판타나우 국립공원으로도 부르는 판타나우 자연보존지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쿠이아바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총 4개 보호지구로 구성된 판타나우 지역은 세계 최대의 담수 습지 생태계 중 한 곳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식생, 동물들이 장관을 이룬다. 브라질에서도 가장 우수한 생태계를 자랑하며 심지어 아마존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길고 큰 부리를 가진 새 투칸(왕부리새)을 만나면 즐거워진다. 큰 부리 탓에 제대로 날지 못해 날다가 처박히고, 또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여행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강가에서 볼 수 있는 일출과 일몰의 풍광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장면이다.

    이 밖에도 바로크,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마투그로수 주에서 매년 7월 한 달간 열리는 가장 큰 종교축제인 성베네딕트 축제가 열리는 장소인 로자리 앤드 성베네딕트 성당도 볼거리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화려한 색으로 예쁘게 꾸민 집을 많이 볼 수 있는데 300년 전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지은 집들을 다시 칠해놓은 것으로, 거리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웅장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쿠이아바에서 온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상파울루(Sao Paulo)

    27일 오전 5시 벨기에戰

    인구 1000만 남미 최대 도시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남아메리카 최대 도시로 공업과 금융 중심지인 상파울루.

    벨기에와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상파울루는 브라질 동남 지방에 있는 상파울루 주의 주도로 브라질 최대 공업도시이자, 금융 중심지이며, 남아메리카 최대 도시이다.

    상파울루는 1554년 예수회 수도사가 전도를 목적으로 세운 것이 도시의 기원이 됐다.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곳으로 포르투갈계, 스페인계, 독일계, 이탈리아계, 동유럽계, 일본계가 주를 이루며 이 중 이탈리아계 주민이 가장 많다.

    상파울루 주는 브라질에서 가장 개발이 잘된 곳으로 인구 1000만이 넘는 거대도시다. 커피 생산량이 전 세계 40%를 차지할 정도로 언제나 커피향이 흐르는 도시이지만, 커피로 유명한 도시들이 흔히 그렇듯 이곳도 잿빛 도시라고 부를 만큼 늘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지극히 현대적인 도시라 볼거리도 주로 도심에 모여 있는데, 먼저 우리의 테헤란로와 비교되는 거리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를 걸어봐야 한다. 높은 빌딩들이 숲을 이루는 가운데 쇼핑센터와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늘어선 곳으로, 특히 야경이 멋지다. 하지만 빌딩 뒤편으로는 오래된 건물이 많아서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상파울루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곳이 세(Se) 성당이다. 상파울루 번지수가 시작되는 1번지로,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부터 시작된 가톨릭 문화에 따라 브라질에는 도시마다 대성당이 중심에 자리 잡았는데, 이곳에서부터 방사선 모양으로 도시가 발달했다. 세 성당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로 8000여 명이 한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크다. 비잔틴과 고딕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당은 내부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로도 유명하다.

    브라질의 5대 항구 중 하나인 산투스 항은 무역항으로, 상파울루 시민들이 주말을 보내는 최대 휴양지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산투스 해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상파울루 시내에서도 가깝다. 산투스와 근접한 곳에 과루자가 있는데, 역시 해변의 수려한 경치와 멋진 경관으로 유명한 도시다. 바닷가에 위치한 식당에서 해물요리를 맛보고 모래사장을 걷는 것은 이곳을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해봐야 할 필수 코스다.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과루자 해변.

    이곳은 아시아인에게는 더욱 특별하다. 리베르다데라고 부르는 동양인의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촌으로 더 유명한 리베르다데는 일식당, 식품점, 가게가 몰려 있어 쇼핑과 구경거리, 그리고 먹을거리로 여행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 거리에서는 일본인의 가장 큰 문화행사인 꽃축제를 비롯해 중국 북경사자 탈춤, 음력 설맞이 축제 등 아시아 국가의 행사가 자주 열린다. 한국인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인이 많이 진출해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점심때부터 오후 6시까지 동양 시장이 열리는데 단팥빵, 문어과자, 만두 등 일본음식을 맛보려고 찾는 사람들로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다.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세(Se) 성당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로 8000여 명이 한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다(왼쪽). 리베르다데로 불리는 동양인의 거리는 일식당, 식품점, 가게가 몰려 있어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오른쪽).

    헤프블리카 광장은 서울 명동처럼 번화해 평소에는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이동 인구가 많지만 매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노천시장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각종 토산품, 수공예품, 골동품이 거래되며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팔기도 한다. 상파울루 시민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을뿐더러, 저렴한 가격에 선물을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술관에 관심이 많다면 상파울루 미술·박물관은 꼭 들러야 한다. 모네, 고흐, 고야 등 유명 화가의 작품 8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울리스타 대로에 위치한 빨간 기둥 위에 떠 있는 건물로도 유명하다.

    20세기 초 브라질 최대 갑부 가문이던 마타라조 가문의 집을 개조해 만든 상파울루 시청도 볼 만하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본떠 만들었다는 시립극장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사이에 활발하게 활동한 건축가 라모스 지아제베두(Ramos de Azevedo)의 작품으로, 한국문화예술단이 공연하기도 한 상파울루 최고 극장이다.

    상파울루는 은근히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현대적인 높은 건물들과 오래된 건물들이 공존하는 조화로움이 있고, 유서 깊은 성당과 멋진 항구가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대개 ‘떼하수 이딸리아’의 40층 전망대에서 도시를 전망하는 것이다. 공존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배어 있는 도시의 매력에 빠지는 순간이다.

    포르투알레그리(Porto Alegre)

    23일 오전 4시 알제리戰

    피라티니 궁전이 유명한 곳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포르투알레그리 시청 건물.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 도시는 포르투알레그리.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주의 주도로, 유명한 축구선수 호나우지뉴가 태어난 도시이기도 하다. 유명한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예컨대 포르투갈어로 ‘풍차 공원’이라는 뜻을 가진 모이노스 지벤토 공원 같은 곳을 방문해보라. 이름처럼 정말 풍차가 있으며, 포르투알레그리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이곳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다.

    포르투알레그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중앙시장인 메르카도 푸블리코일 것이다.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이곳은 겉보기엔 오래되고 평범하지만 내부엔 수많은 종류의 물건이 넘쳐난다. 이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식재료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다.

    특히 사계절 모두 온난한 기후인 포르투알레그리엔 팜파라고 부르는 초원이 많아 일찍부터 목축업이 성했고 카우보이 문화가 발달했다. 또 그들이 마셨던 마테차가 유명하다. 금속 빨대를 꽂아 돌려 마시는 찻잔과 다양하고 신선한 마테찻잎을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이곳의 특산품인 마테차구와 마테차의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쉽지 않다.

    브라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멋진 궁전인 피라티니 궁전은 이곳을 찾는 여행자가 가장 먼저 찾는 곳 중 하나다. 또 포르투알레그리 역시 다른 도시처럼 시청이 유명한데,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건축물은 이곳을 오가는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마음이 답답할 때는 구아이바 호수의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브라질 최대 항구 포르투알레그리 항으로 갈 일이다.

    한국팀 승전보 울릴 ‘약속의 도시’

    포르투알레그리의 특산품인 마테차구와 마테차(오른쪽)를 만날 수 있는 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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