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7

2014.05.12

‘스마트워치’로 3차 스마트大戰

스마트폰 제조사 새로운 시장 창출과 선점에 총력전

  • 문보경 전자신문 기자 okmun@etnews.co.kr

    입력2014-05-12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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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워치’로 3차 스마트大戰

    소니의 ‘스마트워치2’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에 이어 이제는 ‘스마트워치(smart watch)’ 경쟁이 시작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스마트워치를 주목하는 것. 상표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구글 개발자회의(I/O) 2014’를 시작으로 제조사들이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앞서 나온 스마트워치에 대한 시장 반응이 냉랭하긴 했지만, 워치에 특화한 기능과 디자인을 보완해 다음 세대 스마트 디바이스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마트워치 성공 여부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하거나 옷에 부착할 수 있는 전자기기)라는 신흥 시장의 성공을 점치는 요소이기도 해 소비자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앞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00% 성장한 700만 대, 2015년 2340만 대, 2016년 3910만 대를 거쳐 2017년에는 551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급성장 시장, 진화하는 기능

    ‘스마트워치’로 3차 스마트大戰

    모토로라의 ‘모토360’

    LG전자와 모토로라는 6월 말 열리는 구글 I/O에서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6월 ‘G워치’ 출시를 앞두고 샴페인 골드, 스텔스 블랙 색상의 실제 제품 사진과 성능을 글로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월 22일 첫 공개했다. 1.65인치 디스플레이에 저장공간은 4GB에 이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점을 감안해 방수·방진 기능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어서 G워치를 손목에 찬 채 손을 씻거나 비가 오는 날 착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 또한 구글 I/O에서 구글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용으로 제작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가 적용된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3월 1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모토360’을 올여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홍보 동영상까지 제작하면서 모토360 알리기에 나섰다.

    모토360은 기존 스마트워치와는 다른 특이한 기능을 두루 갖췄다. 손목을 돌리면 누가 e메일을 보냈는지 알 수 있고, 스케줄 확인도 가능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답게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음성으로 중요한 축구경기 결과, 비행기 출발시간 등을 확인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필기도 할 수 있다.

    모토로라는 특히 모토360의 디자인을 강조한다. 모토360은 프리미엄 메탈로 제조된다. 시곗줄을 교체할 수 있으며 금속이나 가죽 옵션도 제공된다. 스마트워치가 정보기술(IT) 기기이면서 손목시계처럼 패션 요소도 갖춰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듯하다.

    삼성전자도 앞서 출시한 ‘갤럭시기어’를 대폭 보완한 ‘갤럭시기어2’를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스마트워치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부터 MS 역시 스마트워치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단서가 포착됐다. 미국 특허청(USPTO)이 MS가 제출한 스마트워치 관련 특허출원서를 공개했다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N머니(CNN Money)’가 보도했다. MS는 2012년 10월 스마트워치 디자인 관련 특허를 출원했는데, 여기에는 뮤직플레이어는 물론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잇는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가치 때문이다. 그동안 애플과 삼성전자 등 IT 기업은 새로운 기기를 내놓을 때마다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만큼 시장이 정체되는 모습이다. 태블릿PC는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지만 저가 화이트박스 시장이 더 크다. 이 성장 모드를 이어갈 만한 새로운 기기가 필요한데, 이 시점에 주목받는 것이 바로 스마트워치다.

    스마트워치가 인기를 끌면 수천만 대에 달하는 새로운 기기 시장이 창출될 수 있고, 그와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따라 스마트워치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스마트워치에 따라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iOS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이 스마트워치로 시장을 장악할 경우 다른 기기에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들도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사용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SA는 스마트폰 대비 스마트워치 사용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워치 판매량 비율은 0.1%였다. 이 비율은 올해 0.7%, 2015년 2%,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3%, 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디자인과 OS가 결정적 변수

    ‘스마트워치’로 3차 스마트大戰
    그렇다면 스마트워치의 승패를 가름할 요소는 무엇일까. 사실 통화 기능을 추가한 시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계와 휴대전화 융합은 스마트워치가 처음이 아니며 1990년대 이미 몇 가지 모델이 나온 바 있다”면서 “하지만 당시엔 무리하게 전화와 시계를 합치는 데만 주목해 편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아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았다”고 지적했다.

    성공 요인은 스마트워치만이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착용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디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꼽는다. 스마트워치만이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보완하려면 다양한 아이디어의 애플리케이션도 나와야 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한 조건은 열린 생태계임은 말할 것도 없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내놓은 스마트워치가 성공하지 못한 요인은 그만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탓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부품이다. 최근 ABI 리서치는 시판 중인 스마트워치 10여 종을 분해한 결과 그중 몇 종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용으로 개발된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보다 배터리가 오래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만큼 스마트워치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 시간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도 최적화한 제품이 필요하다. 스마트워치의 디자인을 향상하기 위해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해야 하는 경우, 스마트폰에 주로 쓰는 방식인 인듐주석산화물(Indium tin oxide·ITO)은 한계가 있다. 애플은 ITO보다 유연한 은나노 와이어 소재의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나노 와이어는 햇빛에 노출되면 뿌옇게 보이는 밀키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OS다. 구글은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용 OS인 안드로이드웨어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웨어를 사용한 기기들은 동작이나 음성 기반으로 제어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손을 흔들어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가 음성으로 질문을 던져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로는 사용자 근처의 날씨, 가장 가까운 식당, 친구와의 약속시간까지 남은 시간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표준처럼 들어 있는 심박, 혈압, 걸음걸이, 소모한 칼로리 계산 등 피트니스 트래킹 옵션도 제공된다. 바닷가에서의 해파리 알람기능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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