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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칵테일 | 코즈모폴리턴

엷은 핑크에 달콤새콤 섹시 뉴요커 홀릴 만하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주인공 4총사 통해 널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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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는 캔데이스 부슈널 원작의 동명 소설을 기초로 해 만든 화제의 TV 드라마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유명 케이블채널 HBO에서 시즌6까지 방송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단짝 독신녀 4명이 뉴욕에 살면서 겪는 낭만과 성에 대한 솔직한 언행이 주테마다.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이 2008년 만든 동명 영화는 2004년 TV 드라마의 마지막 사건으로부터 4년째 되는 상황을 이야기 기점으로 한다.

영화 시작은 주인공이자 작가인 캐리 브래드쇼(세라 제시카 파커 분)가 설명하는 형식으로 4총사의 지나간 일과 지금까지의 변화에 대한 요약으로 전개된다. 늘 완벽한 사랑을 추구하던 샬럿 요크(크리스틴 데이비스 분)는 유대인 해리와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어 중국에서 입양했다. ‘터프한 사랑’을 즐기는 지적인 변호사 미란다 홉스(신시아 닉슨 분)는 스티브와 결혼해 브루클린에서 산다. 건전한 사랑보다 강렬한 섹스를 중요시하는 서맨사 존스(킴 캐트롤 분)는 TV 스타 스미스와 할리우드에 살림을 차렸다.

캐리는 여전히 뉴욕 맨해튼에 살면서 남자친구인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 분)과 사귄다. 그러던 어느 날 캐리는 빅과의 결혼을 결심한다. 캐리 결혼식을 계기로 4총사는 재회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면서 결혼식은 취소되고 만다. 쓸쓸해진 캐리는 신혼여행지로 예약했던 멕시코로 친구 3명과 그들만의 여행을 떠난다.

보드카+오렌지 리큐어+라임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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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섹스 앤 더 시티' 포스터.

이 영화에는 성담론만큼이나 칵테일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중 먼저 눈에 띄는 칵테일은 멕시코 국민주 테킬라를 베이스로 한 ‘마르가리타’다. 충격적인 실연의 아픔을 안고 멕시코 휴양지에 온 캐리는 기분 전환을 하려고 친구들과 현지 레스토랑에 간다. 거기서 서맨사가 멕시코 정취를 맛보려고 호쾌하게 마르가리타를 주문한다. 샬럿이 자기는 마시지 않겠다고 하자 캐리가 그러면 자신이 두 잔을 마시겠다고 한다. 이어서 테두리 색깔이 각각 다른 아름다운 잔에 마르가리타가 담겨 나온다. 그들은 흥에 겨워 마르가리타를 마시고 한 잔씩 다시 주문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마르가리타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하는 칵테일이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상징이 된 칵테일 ‘코즈모폴리턴(Cosmopolitan)’이다. 흔히 코즈모(Cosmo)로 부르기도 하는 이 칵테일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4총사가 파티를 즐길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 4총사는 바에서 코즈모폴리턴을 주문해 함께 마신다. 그러면서 샬럿이 “정말 맛있다”고 말하자 미란다가 “이 맛있는 술을 그동안 왜 마시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응답한다. 이 말을 받아 캐리가 “너무 흔해져서 그렇다”고 하니까 서맨사는 역시 “옛날 것이 좋은 것”이라며 맞받아친다.

칵테일 코즈모폴리턴을 둘러싼 이들의 대화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코즈모폴리턴은 원래부터 꽤 지명도 있는 칵테일이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일반인에게 그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서다. 드라마 전편에 걸쳐 주인공격인 캐리가 친구들과 만날 때 코즈모폴리턴을 주문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 미국에선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이 칵테일이 크게 유행했다. 영화에서 캐리가 “웬만한 사람들도 마실 정도(because everyone else started)로 너무 흔해져 오히려 그동안 잘 마시지 않게 됐다”고 말한 것도 알고 보면 동명 드라마가 이 칵테일을 대중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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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코즈모폴리턴의 재료인 라임과 크랜베리(위). 완제품 형태의 칵테일 코즈모폴리턴.

어쨌든 이런 인연 때문일까. 이제 칵테일 코즈모폴리턴은 ‘섹스 앤 더 시티 칵테일’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코즈모폴리턴은 원래 보드카를 베이스로 프랑스산 오렌지 리큐어인 쿠앵트로(Cointreau), 라임주스, 크랜베리주스를 섞어 만든다. 재료를 얼음과 함께 셰이커에 넣고 흔든 다음 서빙한다. 일반 보드카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가향 보드카의 일종으로 레몬 향이 나는 보드카 시트론을 사용하는 게 오리지널 레시피다.

오렌지 리큐어로는 쿠앵트로를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조금 저렴한 일반 트리플세크(Triple Sec)를 주로 이용한다. 쿠앵트로는 트리플세크 타입 리큐어의 한 제품명으로 프랑스산이다. 알코올 농도 40%인 쿠앵트로는 보통 트리플세크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간주된다. 라임주스는 신선하게 갓 짠 것을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색깔을 만들려고 넣는 크랜베리주스는 알코올 농도를 많이 희석할 정도로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완성된 칵테일은 영화에서처럼 아름다운 엷은 핑크색을 띤다.

마티니가 아닌 코즈모폴리턴

코즈모폴리턴의 한 변형인 ‘화이트 코즈모폴리턴(White Cosmopolitan)’도 사랑받는다. 붉은 크랜베리주스 대신 화이트 크랜베리주스를 사용한 칵테일이다. 화이트 크랜베리주스는 크랜베리가 완전히 숙성해 본격적인 붉은색을 띠기 전 수확해서 만든 주스다. 오리지널 크랜베리주스에 비해 신맛이 덜하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맛보기 쉽지 않다.

코즈모폴리턴은 보통 마티니 글라스라고 부르는 칵테일 글라스에 담아 서빙한다. 영화에도 캐리 일행이 전형적인 마티니 글라스에 담겨 나온 코즈모폴리턴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코즈모폴리턴을 마티니의 일종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칵테일 전문 서적에서도 코즈모폴리턴을 코즈모폴리턴 마티니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칵테일 장식으로는 항상 라임을 잘라 사용한다. 영화에서도 칵테일 글라스에 담긴 라임 조각을 볼 수 있다.

오늘 밤 달콤새콤한 코즈모폴리턴 한 잔으로 새침한 뉴요커가 돼보는 건 어떨까. 미녀 4총사가 ‘맛있는 술’이라고 극찬한 이 칵테일이 우리에게도 생활의 새로운 자극이 돼 다가올지도 모른다.

입력 2014-03-31 14:38:00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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