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8

2014.03.10

연쇄 살인마와 불꽃 튀는 두뇌 싸움

뮤지컬 ‘셜록홈즈2 : 블러디 게임’

  • 구희언 여성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4-03-10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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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2 : 블러디 게임’(‘셜록홈즈2’)은 국내 최초 시즌제 뮤지컬이다. 2011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셜록홈즈1’)은 시즌2를 예고하는 도전적인 결말로 주목받았다. 홈스 일행이 사건을 해결한 뒤 편지 한 통을 받는 것으로 막을 내린 것. 편지를 보낸 주인공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 이번에 선보인 ‘셜록홈즈2’에서는 예고한 대로 홈스와 잭 더 리퍼의 팽팽한 두뇌 싸움이 펼쳐진다.

    장르 불문 흥행의 아이콘인 홈스와 잭 더 리퍼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스릴러 마니아의 구미를 당기는 설정임에는 분명하다. 영화도 아닌 뮤지컬이 다음 시즌을 당당하게 예고할 수 있었던 건 탄탄한 대본과 잘 빠진 뮤지컬 넘버,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셜록홈즈1’은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작곡상, 극본상,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며 호평받았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의식한 듯 이번 작품은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건 스케일은 더 커졌고, 무대는 더 정교해졌으며, 배로 늘어난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화음도 풍성하다.

    주인공 홈스의 든든한 파트너 제인 왓슨과 극중 재미를 담당하는 레스트레이드 경감까지 전작의 반가운 얼굴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전작에서 루시 역을 맡았던 정명은은 이번 시즌 눈먼 마리아 역으로 합류했다. ‘셜록홈즈2’의 뉴페이스인 버밍엄 최고 경찰 클라이브 역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일그러진 외모의 성당 종지기 카지모도를 연기한 윤형렬이 맡았다. 클라이브는 멀끔하고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냉철한 형사지만, 남모르게 뒤틀린 그의 내면이 사건 진행의 큰 축을 차지한다.

    전보다 성숙해진 홈스를 관찰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 처음으로 ‘추리게임에 져서’가 아닌, ‘생명을 구하지 못해서’ 좌절하는 홈스를 만날 수 있다. 다만 2막에서 본격적으로 반전이 드러나는데, 1막에 그것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어 다소 급작스러운 전개라는 느낌을 준다. 노우성 연출은 “시즌1이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면 시즌2는 스릴러물이다. 앞으로 올릴 시즌3은 액션 어드벤처물로, 시즌마다 다른 장르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셜록홈즈1’에 이어 또 한 번 홈스 역을 맡은 송용진은 “시즌제로 캐릭터가 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라며 “홈스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의 기대처럼 시즌2가 흥행에 성공해 시즌3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일단 이번에도 사건을 마무리한 홈스는 다시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괴도 뤼팽으로부터.



    3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BBC아트센터 BBC홀.

    연쇄 살인마와 불꽃 튀는 두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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