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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 김유림의 All that Arthall

동화같이 즐겁고 경쾌한 구약성경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 코트’

동화같이 즐겁고 경쾌한 구약성경

동화같이 즐겁고 경쾌한 구약성경
‘에비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팬이 아니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작품을 만든 뮤지컬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 열아홉 살이던 1960년 그는 친구인 작사가 팀 라이스와 함께 초등학교 학예회용으로 15분짜리 작품을 썼다. 그 작품이 수십 년 후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바로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 코트’(‘요셉 어메이징’)다. 한국어로 바꾸면 ‘요셉과 놀랍고도 화려한 꿈 코트’인 이 작품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요셉 이야기를 어린이를 위해 극화한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작품으로 처음 만든 만큼 성경 내용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요셉은 이스라엘 민족의 아버지인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다. 형제 11명은 아버지에게 편애받는 요셉을 질투하고, 결국 그를 이집트 노예로 팔아넘긴다. 이집트 감옥에 갇혀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요셉은 꿈을 해몽하는 비범한 능력 덕에 파라오의 총애를 받고, 배고픔에 시달리던 형제들은 반성하며 요셉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이야기 자체가 단순하고 사건의 발단과 갈등 해소가 명쾌하다. 게다가 뛰어난 가창력과 전달력을 가진 여성 해설자가 공연 전반에 등장하며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줄거리를 파악하기도 아주 쉽다. 여성 해설자는 마치 동화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이나 엄마 같은 구실을 한다. 요셉을 노예로 산 이집트 대부호 포티파를 배불뚝이 피라미드 부동산업자로, 이집트 파라오를 음흉한 농담을 즐기는 엘비스 프레슬리로 해석한 부분도 재미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은 그저 승승장구하는 요셉보다 그를 질투하는 형제 11명에게 동질감을 갖기 쉽다. 왜 권선징악의 주인공이 요셉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을뿐더러 아버지가 준 코트를 입고 철없이 형제들 앞에서 자랑만 하는 요셉을 보면 얄미운 마음이 절로 생기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를 다룬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나 안중근의 아들 안중생을 다룬 연극 ‘나는 너다’처럼 잘 알려진 전형적인 인물을 새롭게 해석해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작품도 많은데, ‘요셉 어메이징’은 구약성경의 이야기를 비판 없이 따라만 가는 점이 아쉽다.

작품은 그 자체로 ‘무조건 즐기라’고 강요한다. 음악은 대부분 장조이고 익숙한 리듬이 많아 공연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손쉽게 박수를 치거나 코러스를 따라하며 즐길 수 있다. 요셉이 화려한 천연색 코트를 뱅그르르 돌리며 무대 위에 수놓는 장면이나 파라오의 황금빛 궁전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가지각색 모양을 한 화려한 조명이 유니버설아트센터 특유의 고풍스러운 빨간 벨벳 벽과 어우러질 때는 정말 아름답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커튼콜이다. 몸에 딱 붙는 흰옷을 맞춰 입은 앙상블이 작품 속 모든 곡을 요약해 들려주는 커튼콜은 본 공연보다 더 재미있다.

연말에 아이들과 머리를 식히기에 딱 좋은 공연이다. 아이돌가수 중 가장 성공한 뮤지컬 배우로 발돋움하는 그룹 ‘비스트’의 양요섭은 철없는 요셉을 잘 표현해냈다. 여성 해설자로 나선 베테랑 배우 이혜경은 무채색 옷을 입었지만 가창력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12월 12일까지,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동화같이 즐겁고 경쾌한 구약성경


입력 2013-11-11 10:43:00

  • 김유림 월간 ‘신동아’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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