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5

2013.09.16

고주파절제술 30분 만에 2cm 혹 훅~

갑상샘 기능 이상 등 부작용 해소…통증, 흉터 거의 없어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3-09-16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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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주파절제술 30분 만에 2cm 혹 훅~
    직장인 박모(30) 씨는 추석 때면 떠올리기 싫은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 박씨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목 주변에서 작은 혹이 만져졌다. 당장 몸에 큰 불편함이 없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만 생각했던 박씨.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인 의사를 통해 갑상샘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박씨는 덜컥 겁이 났다. 갑상샘암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며칠간 고민만 하다 갑상샘 결절 치료와 검진으로 유명한 강북서울외과를 방문하고 검진을 받았다. 초음파검사 등을 통한 검진 결과, 박씨의 목 갑상샘 부위에 혹 3~4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일 큰 것은 2cm 내외였고 나머지는 1cm 이하의 매우 작은 혹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2차 검사를 통해 발견된 혹 모두 암이 아닌 양성으로 판명됐다는 사실이다. 박씨는 고주파절제술이라는 간단한 시술로 혹을 제거했다.

    고주파치료술 미용 문제 극복

    박씨는 “명절을 앞두고 목 주변이 이상한 것은 알았지만 진단을 받은 후 매우 놀랐다. 나에게 이런 질환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추석 전후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동안 방치한 게 너무 한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을 중심으로 갑상샘 결절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았지만,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혹이 만져지는 것을 잊고 나중에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결절은 일종의 혹으로, 악성결절인 암은 드물다. 갑상샘암을 의심한 환자 가운데 90% 이상이 양성결절로 판명되고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갑상샘에서 혹, 즉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는 성인의 4~7%이다. 하지만 초음파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지름 1cm 미만의 작은 혹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70% 이상에서 갑상샘 결절이 발견된다고 한다.



    지름 5mm 이하의 작은 갑상샘 결절은 특별한 검사와 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다. 보통 이 정도 크기의 결절은 손으로 잘 만져지지도 않아 확인이 어렵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칫 결절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초음파검사에서 악성으로 보이는 결절이 림프샘으로까지 번졌다면 크기에 관계없이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주파절제술 30분 만에 2cm 혹 훅~

    고주파절제술 시술 장면.

    지름이 1cm 이상인 경우는 최대한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 결절이 커지면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숨이 차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명절을 전후해 이런 징후를 발견했어도 상당수 여성이 이를 방치하다 뒤늦게 이 같은 증세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기문 강북서울외과 원장은 “명절 전 목에 손으로 만져지는 혹을 발견했음에도 시댁과 남편의 눈치가 보여, 또는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내원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요즘에는 수술 부담감을 대폭 줄이는 시술을 통해 최대한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발견 즉시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갑상샘 결절의 경우 대부분 악성인 암으로 발전할 개연성이 낮고 양성으로 판명되고 있으니 단순히 걱정만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고주파치료술의 등장으로 미용상 문제점을 극복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말처럼 갑상샘 결절 제거에서 요즘 가장 주목받는 시술은 고주파절제술이다. 이 시술법은 2007년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갑상샘 결절 비수술 요법으로, 성공률이 매우 높아 현재 의사와 환자 모두 선호하는 시술법이다. 고주파절제술은 열을 이용해 결절을 태워 없애는데,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위치를 파악한 후 매우 가느다란 갑상샘 전용 유도바늘을 해당 부위로 삽입한다. 이후 20~60W 고주파를 이용해 섭씨 100도의 열로 결절을 태워 없앤다. 매우 높은 열을 발생시키지만 별도로 장착한 냉각 시스템으로 인해 다른 조직에 손상이 가지 않고 뜨거움도 느낄 수 없다.

    일명 ‘물혹’이라 부르는 낭종성 결절은 물을 빼내고 조직을 태워 없애므로 3~4cm까지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다. 딱딱한 고형의 혹도 1.5~2cm까지는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하고, 그보다 크면 여러 번에 나눠서 치료받으면 된다. 치료 후 작은 종양은 거의 완전히 소실되며, 크기가 큰 종양도 원래 크기의 95% 이상 부피가 줄어든다.

    시술은 30분 정도 소요되며 국소마취만 하기 때문에 시술 후 약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일상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 전용 유도바늘은 굵기가 1mm 정도로 매우 가늘어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또 갑상샘 결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 치료 후 발생했던 갑상샘 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도 해소됐다.

    갑상샘 정기검진 필수

    실제 시술받은 여성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직장인 김모(32) 씨도 목이 부어 병원을 방문했는데, 갑상샘에 4.5cm 크기의 결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역시 고주파절제술을 받고 나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씨는 “회복 속도도 빠르고,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목에 흉터나 통증이 없다”면서 “약물복용도 하지 않는다.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어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또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지만 이렇게 치료받고 나니 무척 좋다”고 말했다.

    치료에 앞서 대부분 초음파검사와 세침흡인검사를 실시한다. 이 중 5~10%는 악성과 양성 감별이 어렵다. 강북서울외과는 이런 오차를 줄이려고 총조직검사를 실시한다. 강북서울외과는 비수술 요법을 도입한 곳이 거의 없던 초기 시절 고주파절제술을 도입함으로써 갑상샘 결절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를 이끌어내는 데 큰 구실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술 성공률을 높이려면 높은 조영도의 초음파기기와 함께 이를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의사의 노하우가 중요하다. 장비가 좋지 않으면 병변의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또 의사의 임상경험이 충분하지 않으면 정확한 시술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갑상샘 결절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검진도 필수다. 아직까지 갑상샘 결절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결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40세 이전에는 3~5년, 40대 이후에는 1년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갑상샘 결절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샘암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전이라도 매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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