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7

2013.05.13

줄대기 인재 아닌 조직형 인재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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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화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3-05-13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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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국내에 설립된 외국계 기업에 영업 담당으로 입사한 A씨. 해당 기업에는 한국인 지사장이 있었지만 A씨의 직속 상사는 홍콩에 있는 외국인 부사장이었다. 업무뿐 아니라 영어 의사소통에 자신 있던 A씨는 외국인 부사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한국인 지사장과는 그렇지 못했다. 직속 상사이자 더 높은 직급인 외국인 부사장에게만 인정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A씨는 대놓고 한국인 지사장의 지시나 의견을 무시했다.

    한국인 지사장과의 관계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A씨는 본인과 더 가깝다고 생각한 외국인 부사장에게 한국인 지사장에 대한 험담과 부정적인 얘기들을 자주했다. 그 결과 한국인 지사장뿐 아니라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까지 A씨를 안 좋게 보는 것은 물론, 외국인 부사장도 A씨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결국 6개월 후 회사를 나오게 된 건 A씨였다.

    누구나 새로운 조직에 입사하면 빨리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앉았고 영향력이 있는지를 파악한 뒤 그 사람에게만 잘 보이는 데 치중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조직 내에서 다양한 부서나 서로 다른 업무를 맡은 사람끼리의 협업 비중도 점점 늘어가는 만큼, 높은 자리에 있는 의사결정권자에게만 치중하는 사람은 결국 업무 성과도, 사람도 얻지 못한 채 조직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다.

    모 대기업에 마케팅 담당으로 입사한 B씨도 마찬가지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MBA를 마친 그는 상당히 높은 연봉과 직급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그도 직속 상사와 동료보다 해당 사업부를 총괄하는 사업본부장과의 관계에만 치중했다. 부서원들과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새로운 마케팅 방안에 대한 기획을 단독으로 올리고, 부서에서 진행 중이던 업무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사업본부장은 기존 구성원의 노력과 공을 인정하지 않은 채 비판만 하면서 조직에 잡음을 일으키는 B씨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입사 반 년 후 중간평가에서 평균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B씨는 회사가 자신을 몰라본다며 퇴사하고 곧 다른 기업으로 이직했지만 그곳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국내 대기업의 신규사업 기획 담당으로 입사한 C씨는 반대의 경우다. 면접 당시 C씨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으나 해당 신규사업에 대한 경험과 가능성을 보고 채용됐다. 친화력을 바탕으로 업무에서 성실한 자세를 보인 C씨는 입사 1~2개월 만에 좋은 평판을 얻었다. 얼마 후 신규사업이 중단되면서 C씨 입지가 좁아졌지만 그를 눈여겨본 본부 기획팀에서 C씨를 영입했고, 그는 업무 능력과 친화력을 인정받으며 일하고 있다.



    조직은 사람이 모인 곳이고,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협력이나 지원 없이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 주변 동료를 무시하고 높은 곳만 바라보다가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제 높은 곳만 바라보기보다 조직 전체 및 동료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조직형 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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