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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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낭만…북미의 파리 스타일

한국 올림픽 첫 메달 딴 그곳, 최고의 교육환경 자랑

  •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hanmail.net

    입력2013-03-04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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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와 낭만…북미의 파리 스타일

    1878년 중후한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시청사 건물.

    대한민국 역사상 국제올림픽경기대회(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게 1976년 8월 1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다. 제21회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슬링 자유형 페더급에 출전한 양정모 선수가 쾌거를 이룬 것이다. 대한민국과 인연이 깊은 몬트리올은 ‘북미 파리’라는 별칭에 걸맞게 도시 곳곳에서 프랑스 향기와 색채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거리 간판이나 사람들 대화에도 프랑스어가 폭넓게 쓰인다.

    아름다운 초원과 광활한 대지를 자랑하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다. 사람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산림과 계곡이 지천으로 널렸고, 수많은 동식물이 그곳에 서식처를 정해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한다. 드넓은 캐나다 국토 가운데 사람이 몰려 사는 곳은 7% 정도다.

    몬트리올의 첫인상은 시민이 친절하다는 점이다. 공항에 내려 처음 만난 택시운전사는 다소 불안감을 줬지만, 다음 날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명랑하고 외국인에게 친절했다. 몬트리올 시내는 걷거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요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몬트리올은 대중교통이 편리해 살기 좋은 도시다.

    노트르담 성당 장엄한 감동

    캐나다에서 토론토 다음으로 큰 도시인 몬트리올은 오타와 강과 세인트로렌스 강이 합류하는 요충지에 자리한다. 그래서 과거 영국과 프랑스가 이 도시를 차지하려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구(舊)시가지에 들어서면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대 고색창연한 건물이 나타난다. 도심 번화가에는 프랑스 파리의 최신 유행이 물결처럼 일렁인다.



    몬트리올은 도시 발상지인 구시가지와 화려한 다운타운의 신(新)시가지로 구분된다. 신시가지에는 대형 백화점과 일류 호텔이 몰린 번화가가 있고, 노상 카페나 상점도 많아 세계 유수 대도시임을 느끼게 한다. 반면,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오래된 포석이 깔린 도로가 펼쳐지고, 17~18세기 식민지 시대의 예스러우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절로 느껴지는 건물도 많다.

    몬트리올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구시가지에 있는 뷔에 포르라는 항구에서 유람선을 타볼 만하다. 2시간 정도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운항하는데, 다양한 몬트리올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시내에서는 노트르담 성당이 매우 인상적이다. 종교와 관계없이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네오고딕 양식에 매료된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오래된 노트르담 성당의 거대한 파이프오르간과 휘황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파이프 5772개로 만든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또한 음향이 훌륭하다.

    마리아 대성당은 몬트리올 중심지인 도르체스터 광장과 그 동쪽 캐나다 광장 사이에 있다. 마리아 대성당은 1894년 점점 강해지는 프로테스탄트 세력을 견제하고 가톨릭의 건재를 과시하려고 건설했다. 바티칸시국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을 모티프로 설계한 이 성당은 규모가 성 베드로 성당의 1/4 정도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매코드캐나다역사박물관은 유럽인이 개척하기 전 캐나다 역사를 보여준다. 주로 이누이트인이나 원주민이 만든 수공예품을 전시하지만, 몬트리올 개척 당시 사진도 눈길을 끈다.

    자크 카르티에 광장은 세인트로렌스 강을 마주보는 경사지 위에 있다. 광장 양쪽에는 테라스가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해 마치 작은 파리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여름에는 꽃을 파는 노점상이 줄지어 자리해 화려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몬트리올 기후는 겨울엔 춥고 환절기엔 일교차가 크다. 몬트리올 시민은 여름엔 야외에서 다양한 축제를 열고, 겨울엔 추위를 피해 거대한 지하상가에서 즐겁게 지낸다. 몬트리올 지하에는 다양한 쇼핑센터가 자리하며, 각국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도 즐비하다. 주차장은 물론 지하철역과도 연결돼 이동하기에 편하다. 냉방시설을 잘 갖춰 여름에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여유와 낭만…북미의 파리 스타일

    1 웅장한 마리아 대성당. 2 1829년 건설한 노트르담 성당. 3 몬트리올 시내에 있는 지하상가.

    낮과 다른 화려한 밤문화

    시민이 문화를 많이 사랑하는 데다 정부에서도 갖가지 혜택을 제공해 몬트리올에선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 공연 내용이 흥미롭고 공연료도 저렴해 몬트리올 시민은 밤에 재즈 연주회와 발레 공연을 즐겨 관람하곤 한다. 몬트리올에 사는 교민에 따르면, 치안 상태가 좋아 낮에는 물론 밤에 돌아다녀도 사고가 나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몬트리올은 교육환경이 뛰어난 데다 학비 대부분을 정부가 부담한다. 한국인이 캐나다 이민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자녀 교육 때문인데, 일단 영주권을 받으면 교육비가 상당히 적게 든다. 대학 진학 후엔 본인 부담이 커지지만 중학교 이하에선 교육비가 거의 면제될 정도로 사회보장제도가 잘돼 있다. 몬트리올에서 교육받으면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학교에서 2개 언어를 모두 가르치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할 때도 영어권 대학과 프랑스어권 대학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의료비도 나라에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암 같은 중병에 걸린 환자가 치료비로 재산을 날렸다는 얘기는 적어도 캐나다에선 나오지 않는다.

    현재 몬트리올은 북미 대륙에서 주목할 만한 항구도시이자 공업도시다. 주민 구성을 보면, 프랑스계 캐나다인이 가장 많고 영국계가 약 20%를 차지한다. 그 밖에 이탈리아, 그리스 출신이 소수를 이룬다. 몬트리올은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이주민과 어울려 독특한 문화 모자이크를 형성한다. 몬트리올 밤은 화려하다. 특히 번화가에 있는 디스코텍과 바, 레스토랑의 현란한 네온간판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홀로 장기간 여행을 하던 필자에게 몬트리올의 라이브쇼는 충격이었다. 금발 머리와 흰 피부의 젊은 백인 여성이 알몸으로 춤을 추는 광경을 보니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여행정보

    서울에서 몬트리올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관계로, 토론토나 밴쿠버로 가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미국 디트로이트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도 있다. 몬트리올에는 몬트리올 미라벨 국제공항과 몬트리올 피에르 엘리오트 트뤼도 국제공항이 있다. 미국 외 노선은 미라벨 공항을 이용하는데 시내까지 55km,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몬트리올 시내에는 지하철 4개 노선(1, 2, 4, 5호선)과 버스 150개 노선이 매우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다. 기타 여행 자료는 주한 캐나다관광청(kr.canada.travel)에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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