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5

2013.02.18

과거는 잊고 마음을 열어라

새 일터에 적응하기

  • 조혜정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3-02-18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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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일터로 출근하는 아침. 새로운 인생 문이 열린다. 당신이 선택하고, 동시에 선택받은 특별한 문이다.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른다. 다만 그 첫걸음을 어떻게 뗄지 고민하면서 문을 연 사람의 길은 아무 생각 없이 문에 들어선 사람의 길과 분명 다를 것이다. 잘해내리라는 자기 확신을 갖고 새 직장에 적응하되 몇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과거 회사는 잊고 새 직장과 새 동료를 존중해야 한다. 대기업 재직경력이 있는 A씨는 최근 중소기업 임원으로 이직했는데, 이내 시스템이 미비하고 함께 일할 인재가 없다면서 이직을 상담해왔다. 이런 경우 필자는 다른 노력을 기울여보라고 조언한다. 시스템과 인력 문제로 회사를 떠난다면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 회사를 선택한 이상, 겸손하게 회사와 동료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업 성장 단계나 상황에 따라 시스템이 미흡할 수 있고 인적 역량이나 복지 수준이 과거 회사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다. 그 자신이 이런 점을 개선하려고 투입된 것이 아니라면, 일단 주어진 환경과 동료를 인정하고 서로 독려하면서 상황을 돌파해볼 것을 권한다. 특히 A씨 같은 임원급에겐 새로운 사람을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는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전임자의 자취를 들여다보면서 업무를 발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입사 후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있다. 누군가 하던 업무를 이어받은 경우라면 전임자가 어떤 자취를 남겼는지, 장단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임자가 이미 퇴사한 경우라도 전임자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도 떠난 이가 남긴 성과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임자의 장단점을 파악하다 보면 전임자와 차별화하면서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업무,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관계 등 다각적 측면에서 배울 점과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보고 자기 업무에 발전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자.

    셋째, 어떤 순간에도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좋다. 간혹 새로운 직원을 환영하지 않는 기업 분위기도 있다. 환영하는 분위기라도 수줍고 소극적인 경우가 있다. 어떤 곳에서는 새로운 직원에게 텃새를 부리기도 한다. 1년 전 글로벌 기업에서 국내 기업으로 이직한 B씨는 입사하자마자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고 중요한 보직을 맡는 등 편애를 받자 동료들이 그에게 따가운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B씨는 주변 시선을 불편해하기보다 동료들과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늘 먼저 인사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에 지금은 사내 인적 네트워크가 누구보다 탄탄하고 평판도 좋은 편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말고 먼저 다가가길 권한다. 그렇다고 타고난 성품이 감당하지 못하는 연기를 하라는 뜻은 아니다. 진정성을 갖고 먼저 인사하면서 미소 지으면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많은 사람과 가까워질 수 있다. 업무를 통해 네트워크를 넓히는 한편,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 동료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다. 한결 적응이 쉬워지고, 업무적으로도 조언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직 후 얼마 동안은 사내에서 불편한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가시적 성과가 있을 때까지는 업무처리 방식뿐 아니라 첫인상, 커뮤니케이션 방식, 사소한 행동 등 업무 외적 부분에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업무에 가장 집중해야겠지만, 적응 단계에서 얻은 호감과 인상이 향후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하자. 자신보다 앞서 일터에 몸담고 있던 동료에게 마음을 열고 겸손하게 다가간다면 당신 앞에 놓인 새로운 길이 외롭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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