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8

2012.12.24

늘어난 나 홀로 생활…농촌에서 ‘인생 이모작’

2012 노후대비 트렌드 7

  •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dy.kim@miraeasset.com

    입력2012-12-21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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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난 나 홀로 생활…농촌에서 ‘인생 이모작’
    또 한 해가 저문다.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되짚어보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2012년 대한민국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올 한 해 일어났던 일들 가운데 노후준비, 은퇴설계와 관련된 것을 7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 1인 가구 시대

    지금 대한민국은 세 집 건너 한 집이 혼자 사는 가구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대한민국 가구 중 25.3%가 1인 가구로 나타났다. 2000년만 해도 15.5%였던 1인 가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한 데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결혼연령이 늦춰지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났다. 통계를 보면,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44.5%가 여기 해당한다. 둘째, 이혼이 증가했다. 부부 세 쌍이 결혼할 때 한 쌍은 헤어진다고 할 만큼 이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는데, 1인 가구 중 13.4%가 이혼 후 혼자 사는 사람이다. 셋째 이유는 배우자와의 사별이다. 1인 가구 가운데 29.2%가 여기 해당한다. 당연히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도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젊어서 혼자 살 때야 부양 가족이 없어 편할지 몰라도, 나이가 들면 부양해줄 가족이 없다는 사실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혼자 살 경우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연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자영업자 700만 시대



    자영업자 700만 시대가 열렸다. 2012년 11월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70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8%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자영업자 비율(16%)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최근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아무래도 712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퇴직이 한몫한 듯하다.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면 가장 아쉬운 게 ‘월급’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정년퇴직해 다달이 받던 월급은 끊기고 국민연금을 수령하기까지는 4~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이다. 이 같은 소득공백을 메꾸기 위해 직장에서 일하면서 모아둔 돈과 퇴직금을 털어 창업에 나서는 것이다. 창업으로 누구나 성공하면 좋겠지만, 자칫 실패하면 현역 시절 중산층이 곧바로 노후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최근 자영업자 증가를 달갑게만 보기는 어렵다.

    ● 주택연금 가입자 1만 명 돌파

    주택연금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2007년 7월 제도가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맡기고 다달이 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정부가 보증하는 역모기지 제도다. 부부 두 사람이 모두 60세 이상이고 9억 원 이하 1주택 소유자라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주택연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은퇴자들 사이에서 노후에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의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한 다음 담보주택을 매각해 대출원리금을 한꺼번에 상환하기 때문에, 가입자는 원금과 이자 상환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녀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도 아니다. 사망한 다음 담보주택 처분금액이 대출원리금보다 많으면 상속인에게 상속되나, 담보주택 처분금액이 대출원리금에 미치지 못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에게 그 차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집값 하락도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를 부추겼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시점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향후 주택가격이 변동되더라도 가입시점에 결정된 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늘어난 나 홀로 생활…농촌에서 ‘인생 이모작’
    ● 가계부채 1000조 원

    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육박하면서 중산층의 노후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주택을 담보로 과도한 대출을 받았다가 집값 하락으로 고생하는 ‘하우스푸어’ 증가가 눈에 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소득의 60% 이상을 대출원리금 상환에 쓰고 자산 대비 부채가 과다한 대출자(하우스푸어)가 10만 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미 직장을 떠난 은퇴자가 그런 처지에 놓였다면 당장 생활비 마련하기도 빠듯한데 빚까지 갚으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그전에 담보대출을 다 갚아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담보가액 중 일부를 일시에 찾아 쓸 수 있는데, 이 같은 일시 인출금을 활용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 한 해 귀농 1만 가구 돌파

    한 해 귀농하는 가구가 1만 가구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2012년 12월 7일 발표한 ‘2011년 귀농인 통계’에 따르면, 귀농가구는 1만75가구로 전년(5405가구) 대비 86.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한 가구주 연령을 살펴보면 50대가 37.4%로 가장 많았다. 아무래도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한 후 노후생활을 위해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귀농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의 귀농은 단순히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베이비붐 세대는 비록 정년을 맞아 직장을 떠나지만, 아직 일할 의욕이 있고 그럴 만한 능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으니 시골로 향하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011년 시골로 이주한 가구 중 62%가 농업이나 어업에 직접 종사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귀농은 단순히 목가적 전원생활을 위한 것이 아닌, 일종의 비즈니스인 셈이다.

    ● 2저1고 시대

    고령화와 잇단 금융·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우리나라에도 저금리가 고착화하고 있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후생활 기간이 길어져 노후생활 자금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노후자금을 굴릴 곳은 마땅치 않아졌다. 노후자금을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자니 변동성이 두렵고, 정기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맡겨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퇴자들 사이에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해외채권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12년 11월 말 기준 해외채권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2조7000억 원을 넘었다.

    ●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20만 명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20만 명을 돌파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1년 말까지만 해도 17만 명을 조금 넘었던 임의가입자가 2012년 9월 말 기준 20만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가입자 현황을 보면 여성이 84%를 차지하며, 연령별로는 50대 가입자가 51.5%나 된다. 이 정도면 국민연금이 50대 주부들 사이에서 ‘반드시 가져가야 할(Must have item)’ 노후준비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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