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5

2012.07.09

보톡스 한 방으로 액취증 ‘말끔’

주사로 3~5개월 효과 지속, 수술보다 편리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12-07-09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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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톡스 한 방으로 액취증 ‘말끔’

    액취증 환자를 상담하는 박준홍 오월의아침피부과 원장

    30대 직장인 정모 씨에게 여름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계절이다. 여름휴가는 더없이 기쁘지만 부쩍 더워진 날씨는 큰 걱정거리다. 정씨는 땀 냄새가 유난히 심한 액취증 환자. 생리적으로 필요 이상의 땀을 분비하는 다한증에서 비롯된 액취증은 아포크린 분비물이 냄새를 유발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질환이다.

    과도한 땀 분비와 냄새로 인한 환자 본인의 괴로움보다 더 참기 힘든 건 주변 사람이 겪는 불쾌감이다.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잘못 알려진 액취증, 과연 해결 방법은 없을까.

    인체에는 아포크린샘과 에크린샘이라는 두 종류의 땀샘이 있다. 액취증은 겨드랑이 밑 땀샘인 아포크린샘의 분비물에 포함된 지방산을 피부 표면에서 그람 양성 세균이 분해해 암모니아로 변화시키면서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유전적이지는 않지만 가족력이 강한 질환인 액취증은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호르몬 영향으로 아포크린샘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특이한 냄새를 발산한다. 액취증 증상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조금씩은 있지만 모두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30cm 정도의 거리에서 땀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보상성 다한증 발생 예방

    액취증은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 땀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땀 분비를 막는 원리로 시술한다. 그 방법으로는 절개법이나 땀샘 절제를 통한 일반적 수술과 레이저 수술이 있다.



    하지만 업무에 바쁜 직장인이 긴 시술시간과 흉터 문제를 감안할 때 선뜻 수술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절개법은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하고 흉터도 남아 시간에 쫓기는 이들에겐 불편함이 크다. 또 겨드랑이 땀 분비는 막더라도 가슴이나 등 같은 다른 부위의 땀 분비가 전보다 늘어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어 최후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정씨처럼 짧은 시간 안에 시술이 필요한 이들에겐 수술보다 보툴리늄톡신(보톡스) 주사 치료가 적합하다. 시술시간은 5분 이내이며 간단히 주사만 맞으면 된다. 개인차는 있지만 효과가 3~5개월 지속되며, 이 기간엔 땀이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박준홍 오월의아침피부과 원장은 “수술적 치료와 달리 보툴리늄톡신 주사 치료는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술법이라고 설명했다.

    액취증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부터 개선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목욕이나 샤워를 자주해 청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드랑이 제모 역시 땀 냄새 예방법 가운데 하나다. 겨드랑이 털은 피지와 뒤엉켜 세균이 번식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땀을 억제하는 파우더 또는 데오드란트를 사용하거나, 향수 등 냄새를 제거하는 제품을 쓰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역시 다한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땀 냄새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도록 명상, 자기암시 등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

    우유, 고기, 달걀 등 지방을 많이 함유한 고칼로리 식품은 땀 냄새를 강하게 하는 원인이므로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먹어야 한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엔 통풍이 잘되고 땀 흡수가 빠른 면 소재 옷, 그리고 빛 반사율이 높은 흰색 옷을 입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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