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4

2012.07.02

스마트폰에 ‘그 옛날 음악다방’

사연 신청 음악 공유 ‘M다방’ 서비스에 세대공감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2-07-02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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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에 ‘그 옛날 음악다방’

    석종대 JD엔터테인먼트 대표.

    저마다의 사연과 감미로운 음악, 그리고 통유리 너머 멋쟁이 DJ의 목소리에 가슴 설레던 7080세대에게 음악다방은 추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요즘에는 모바일 음악다방 서비스 ‘M다방’(www.mdabang.com)이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세대에게 음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을 제안한다.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누군가에겐 가슴 벅찬 희망의 메시지가, 그리고 또 누군가에겐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주던 음악다방. 작은 메모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내려간 사연은 다방 한편에 마련한 DJ박스 안으로 건네지고, DJ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신청곡이 담긴 LP판을 골라 전축 위에 올린 뒤 달콤한 목소리로 사연을 읽어 내려갔다. 사람들은 사연을 들으며, 음악을 들으며 저마다의 추억과 감상에 젖어들곤 했다. 음악다방은 이제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진 추억의 공간이 됐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음악’만큼은 여전히 저마다의 가슴에 영혼의 울림을 전하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만국 공통의 ‘언어’로 남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음악, 모바일로 쏜다

    JD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M다방’은 단순한 추억의 재생이 아니다. 커피숍, 음식점, 술집, 미용실 등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사연과 함께 음악을 신청하고 그 음악을 들려주며 사연을 공유하는 방식은 1970~80년대 음악다방과 비슷하지만, 사연을 신청하고 음악을 들려주는 과정에서 필요한 메모지와 DJ박스의 기능은 모두 스마트폰이 대신한다. 고객은 매장 테이블이나 벽면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M다방’에 접속한 뒤 별다른 가입 절차 없이 닉네임을 등록하는 것만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노래 신청 방법도 무척 간단하다. ‘M다방’ 메인 화면에 매장에서 제공하는 음악이 장르별로 구분돼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음악 장르를 선택하면 신청할 수 있는 곡들의 제목과 관련 정보가 뜬다. 일반적인 음원사이트 구조와 비슷하지만 자신이 신청한 음악을 매장에 있는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신청한 곡이 흐르면 접속한 고객의 스마트폰 화면으로 해당 음악을 신청한 고객의 사연과 함께 곡 관련 정보가 뜬다. 과거 DJ가 하던 일을 스마트폰이 대신하는 것이다. 고객은 그 사연에 댓글을 달거나 따로 마련된 채팅 화면을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음악을 신청하고 곡을 고르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여야 했던 매장 직원들의 수고로움은 쏙 빠졌지만, 음악을 공유하는 동안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더 커졌다.

    스마트폰에 ‘그 옛날 음악다방’

    스마트폰 ‘M다방’ 서비스.

    스마트폰을 이용해 즉석에서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스마트폰을 쉽게 조작하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나이 든 세대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절차가 간편하고 음원 서비스도 안정적이었다. 과거 음악을 감상하려고 음악다방을 찾던 이들이 이제는 음악 전문 카페뿐 아니라 일반 커피숍, 음식점, 술집, 미용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점주 처지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모바일 서비스의 특성상 다양한 매장 이벤트에 ‘M다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번째 음악 신청자에게 사은품이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채팅을 통해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공통 관심사를 제공하고 만남의 장도 열어줄 수 있다.

    한 고객이 음악 신청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1명당 신청곡 수에 제한을 둘 수도 있으며, 1명이 곡을 신청하는 시간에 간격을 두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음악과 해외 음악, 최신가요와 7080 음악, 록과 발라드, 힙합과 일렉트로니카, 재즈와 클래식 등 매장 분위기에 걸맞은 음악 장르를 점주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위치기반서비스인 만큼 모바일로 인근 ‘맛집’을 소개하고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매장에서 1차를 했으니 2차도 인근 맛집에서 가볍게 즐기라는 센스 넘치는 아이디어다.

    음악은 소통과 공감의 매개체

    “음악은 함께 즐기고,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어폰을 꽂고,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을 때만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죠.”

    석종대 JD엔터테인먼트 대표가 ‘M다방’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20년간의 직장생활을 접은 뒤 후배인 김민석 JD엔터테인먼트 이사와 손을 잡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을 만큼 세상은 편리해졌고, 그 덕에 음악을 하는 사람 역시 곡이 히트할 때마다 엄청난 음원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어째서인지 이로 인한 소통의 부재와 단절은 사회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함께 노래 부르고 함께 희망을 이야기하며 울고 웃던 세대로선 스마트폰 시대의 편리함과 윤택함이 오히려 음악이 가진 따뜻한 순기능의 한 부분을 빼앗아버린 것 같아 가슴이 헛헛했단다.

    서비스 구상에서부터 실질적인 프로그램 개발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1년. 컴퓨터와 모바일 관련 개발자로 일해온 김 이사의 힘이 가장 컸다. 음악과 함께한 세월만 30년. 학창시절 학내 밴드 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만난 석 대표와 김 이사는 졸업 후 각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직장인 밴드 멤버로, 밴드의 객원 멤버로 활동하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했다. ‘M다방’ 외에도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음원제공 서비스를 비롯해 라이브 카페의 공연 실황 생중계, LP판을 틀어주는 몇 안 되는 음악다방이나 술집의 디제잉 실시간 중계 등 음악과 관련된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틈새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M다방’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처음 제공되는 신개념 모바일 음악다방 서비스로 현재 BM(Business Model) 특허출원(특허출원번호 10-2012-0054934) 중이다.

    어떤 콘텐츠든 핵심은 음악을 통한 소통과 공감이다. 나란히 길을 가면서도, 마주 앉아서도 각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에만 몰입해 있던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신선함과 보이지 않는 감정의 끈을 이어주는 소통으로서의 음악을 선물하는 것, 그것은 바로 디지털 시대에 따끈따끈한 아날로그 감성을 선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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