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2012.06.25

씩씩한 ‘서해의 해금강’ 눈이 호강하는 시간

서해 옹진 백령도

  • 글·사진 양영훈

    입력2012-06-26 16:3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씩씩한 ‘서해의 해금강’ 눈이 호강하는 시간

    두무진 기암.

    우리나라 최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옹진군에서 가장 큰 섬이다. 넓이가 46.35km2, 해안선 길이는 57km에 이른다. 인천 연안부두를 출발한 여객선은 네댓 시간의 긴 항해 끝에 소청도,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 관문인 용기포에 도착한다.

    용기포선착장에서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폭 200~300m, 길이 3km의 백사장 전체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규조토(硅藻土)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평상시에는 자동차도로로, 비상시에는 천연비행장으로 활용할 만큼 백사장이 단단하다. 백사장 뒤편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한 데다 바닷속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도 얕아 여름철에는 피서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용기포선착장 오른쪽 해안에도 근사한 비경이 있다. 선착장 초입에 자리한 해경백령출장소 옆 철계단을 지나 10여 분만 걸으면 기암절벽들과 아담한 몽돌해변이 인상적인 ‘등대해안’에 도착한다. 등대가 서 있는 용기원산(136m)과 용기포선착장 사이에 위치한 이 해안에는 웅장한 해식동굴도 있다.

    백령도 제일의 절경으로는 서북쪽 끝에 자리한 두무진(명승 제8호)을 꼽을 수 있다. 북한 장산곶에서 나는 닭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북녘 땅과 가까운 두무진 포구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10여 분 걸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만큼 웅장한 해안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숱한 세월 동안 비바람에 마모되고 파도에 깎여 나간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몇백m나 늘어서 있다. 우뚝 솟아오른 기암과 깎아지른 암벽이 마치 대군을 호령하는 장수처럼 위풍당당하다. ‘서해의 해금강’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어색하지 않을 절경이다.

    백령도 남동쪽 해안에 자리한 남포리 콩돌해변도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진풍경이다. 길이 1km가량의 해변 전체가 콩처럼 자잘한 돌로 가득하다. 이 섬에 흔한 규암이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씻겨서 콩돌로 다듬어졌다. 이 해변은 경사가 급하고 수심이 깊어 해수욕장으로는 부적합하지만, 맨발로 산책하기엔 아주 괜찮은 곳이다.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공양미 300석에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두무진과 북한 장산곶 사이에 위치한다. 또한 백령도 남쪽 앞바다에는 심청이 용궁에서 타고 돌아오던 연꽃이 조류에 떠내려가다 걸렸다는 연봉바위도 있다. 현재 백령도 면소재지 인근 산등성이에는 2층 누각인 심청각이 들어서 있다.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모두 보이는 곳에 자리한 심청각에서는 바다 건너 북한 땅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시야 좋은 날 아침이면 북한 땅의 아스라한 산줄기 위로 시뻘건 태양이 힘차게 솟아오르는 광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씩씩한 ‘서해의 해금강’ 눈이 호강하는 시간
    1 사곶해수욕장

    폭 200~300m, 길이 3km의 규조토 해변이다. 백사장 전체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해 평상시에는 자동차도로, 비상시에는 천연비행장으로 활용한다.

    2 남포리 콩돌해변

    1km가량의 해변 전체가 콩처럼 자잘한 돌로 가득하다. 규암이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씻겨서 콩돌로 다듬어진 것이다.

    3 중화리 콩돌해변

    남포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포구와 어우러진 콩돌해변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4 용기포 해식동굴

    용기포선착장의 오른쪽 해안에 위치한 비경이다. 동굴 주변에는 천태만상의 기암절벽과 아담한 몽돌해변으로 이루어진 ‘등대해안’이 있다.

    5 두무진

    백령도 제일의 절경이자 서해의 해금강. 명승 제8호로 지정된 이곳에는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몇백m나 늘어서 있다.

    6 심청각

    백령면 면소재지 인근 산등성이에 건립한 2층 누각.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모두 보이는 곳에 자리잡았다. 사진은 효녀 심청상.

    여/행/정/보

    맛집 사곶해수욕장 부근에 위치한 사곶냉면집(032-836-0559)은 백령도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다.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춘 메밀냉면과 칼국수, 그리고 백령도만의 별미인 짠지떡을 맛볼 수 있다. 두무진 포구에 위치한 해당화횟집(032-836-1448), 선대횟집(032-836-0755) 등은 자연산 활어회 전문점이다.

    숙박 면사무소가 있는 진촌리에 문화모텔(032-836-7001), 아일랜드캐슬펜션(032-836-6700), 이화장모텔(032-836-5101), 백령리조텔(032-836-3233), 파란섬모텔(032-836-3353), 옹진모텔(032-836-8001), 그린파크(032-836-5552) 등 숙박업소가 많다. 이 밖에 두문진에도 백령도펜션(032-836-1026), 백학펜션(032-836-1132) 등이 있다.

    교/통/정/보

    ●여객선 | 인천↔백령도 대청도를 경유하는 백령도행 쾌속여객선 데모크라시5호(032-889-7800), 마린브릿지호(032-887-2891), 프린세스호(032-887-2891)가 일일 각각 1회 총 3회(08:00, 08:50, 13:00)에 걸쳐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한다. 백령도까지는 4시간 소요.

    ※여객선 출항시간과 횟수는 날씨, 비·성수기, 계절, 요일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선사에 미리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섬 내 교통 농어촌공용버스(032-836-5735)와 개인택시(032-836-0065, 032-836-0328)를 이용할 수 있다. 백령관광(032-836-8118), 경인렌트카(032-836-5580) 등 렌터카 업체도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