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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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경선’과 ‘어게인 2002’

후보단일화 경선 흥행하면 승리한다?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ceo@polinews.co.kr

    입력2012-06-25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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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라운드 경선’과 ‘어게인 2002’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원장이 5월 30일 부산대 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됐다.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어게인(again) 2002’가 될 수 있느냐에 쏠렸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드라마틱한 2단계 경선으로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뤘고, 또 하나는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 탄생을 가능케 한 온라인 참여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1차 민주당 경선, 2차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라는 드라마로 온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으며, 그 기세를 몰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리고 여기에는 ‘노사모’라는 인터넷 세대의 강고한 지지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힘이 됐다.

    2012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야권 후보단일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후보로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절대 강자로 버티고 있는 데다, 당 밖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후보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안 원장을 포함해 야권 단일후보가 나서지 않는 한 박 전 비대위원장과는 상대가 되지 않아 2단계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네 가지다.

    1차 관문부터 ‘빅 이벤트’ 예고

    첫째, 1단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빅3’ 중 누가 승리할지가 관심사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빅3의 경선 혈투 자체가 국민적 열기를 고조시키는 ‘빅 이벤트’가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 등 호남 2인방이 누구와 연대할지, 또 당권파와 비당권파, 친노(친노무현)와 비노, 그리고 486이 각각 어떻게 결합할지도 ‘흥행’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선을 치를지 아직 불투명한 새누리당과는 달리 야권은 1차 관문부터 경쟁이 치열해 흥행 요소가 다분하다.

    둘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2단계 단일화 경선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9월 말~10월 초 확정된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은 대선투표일 한 달 전인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승부에서 주역은 역시 안 원장이다. 그가 지금까지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와 극적인 승부를 벌인다면 승자가 누가 되든 본선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과 해볼 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



    셋째, 2002년이 인터넷 선거였다면 2012년은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라는 점이다. 진화한 정보기술(IT) 환경이 2040세대의 정치 참여 열풍을 불러왔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서울시장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박원순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모바일을 손에 쥔 2040세대의 참여 열기는 민주당 당내 경선과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진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호남 민심의 전략적 선택도 관심사다. 2002년 3월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선택한 것이나 그해 7월 정몽준 후보를 띄운 것, 그리고 2007년 정동영 후보를 선출한 것은 모두 호남 민심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였다. 지금 호남 민심의 눈과 귀는 올 대선 승부처인 PK(부산·경남)에 가 있다. 문재인 고문이나 김두관 지사, 안철수 원장이 모두 PK 출신이어서 박 전 비대위원장과 해볼 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원의 승부사’ 손학규 고문이 올 대선 승부처를 ‘수도권 중간층’이라고 주장하며 ‘호남 민심’에 호소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원장 언제 뛰어드나

    ‘2라운드 경선’과 ‘어게인 2002’

    2002년 11월 16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왼쪽)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 방식과 절차에 전격 합의한 뒤 서로 얼싸안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에서 이길 수 있을까. 안 원장은 한때 지지율이 박 전 비대위원장을 꺾고 50%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4·11 총선을 거치면서 거품이 걷히는 양상을 보인다.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은 박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율 40%에 비해 겨우 18% 선에 그친다. 그만큼 그의 경쟁력은 불안하고 유동적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파워’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는 하락세를 타지만 양자대결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과 5%포인트 내외의 격차를 유지하며 야권 주자 가운데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인다. 또한 안 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는 ‘20대와 40대, 중도보수층’을 아우를 수 있는 카드다. 이들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야권 승리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그에게 ‘원샷 경선’을 하자며 ‘협박’ 수준의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그는 결코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전승으로 이미 결승에 진출한 그가 굳이 준결승전에 나가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가면 지지층의 이반이 있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국민은 2라운드 경선을 잔뜩 기대한다. 안 원장 지지층은 2라운드 승리를 준비한다. 2라운드 경선이 성사된다면 국민에게는 재미있는 흥행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 중요한 기회를 안 원장 스스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안 원장은 제2 경선카드로 남겨놓고 “아직 더 큰 경기가 남아 있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야권에서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야권 전체를 위해서도 좋다. 그래야 민주당 경선이 아닌 야권 경선에 참여하고 싶은 ‘비민주당층’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될 테니 말이다.

    새누리당은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앞세워 당명까지 고쳐 완승했다. 그 기세로 김영삼-이회창-이명박으로 이어진 한나라당은 무너지고 ‘박근혜당’이 탄생했다. 여기까지는 새누리당 주도의 정국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오로지 ‘선거의 여왕’ 박근혜에게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총선 패배로 죽어갔던 민주당은 당내 경선과 후보단일화 경선이라는 ‘흥행 카드’를 품에 안았다. 민주당은 이 카드 두 개로 ‘박근혜 대세론’을 돌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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