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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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하고 잘 빠진 몸매 힘까지 끝내주네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입력2012-04-23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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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하고 잘 빠진 몸매 힘까지 끝내주네
    언제 어디서나 확실한 존재감과 주변의 시선을 느끼고 싶다면 이 차(車)를 타면 될 것 같다. 4월 어느 평일 낮,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3가 ‘피아노거리’ 주변도로를 100m가량 주행하는데 최소한 다섯 번 이상의 시선을 받았다. 쳐다보는 눈빛은 ‘어, 저 차 괜찮네. 도대체 어떤 차인가’라고 묻는 듯했다.

    폭스바겐의 스포츠 쿠페 중 가장 성공한 모델 ‘시로코(Sirocco)’는 1974년 탄생해 2008년 3세대까지 진화하는 동안 전 세계에서 80만 대를 팔았다. 특히 3세대 모델은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탄탄하고 유려한 곡선미를 갖춰 기능주의로 무장한 폭스바겐을 미적으로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로코는 이탈리아어로 ‘사하라 사막 지대에서 지중해 주변으로 부는 뜨거운 바람(폭풍)’을 뜻한다. 폭스바겐이 바람의 이름을 모델명으로 쓰는 전통은 시로코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납작 엎드린 차체에 실용적인 실내

    1974년 등장한 1세대 시로코는 현대자동차 포니와 많이 닮았다. 두 모델 모두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주지아로는 포니 외에도 스텔라, 엑셀, 레간자, 렉스턴 등을 디자인해 국산차와 인연이 깊다.



    한때 같은 회사의 골프에 밀려 생산중단 위기를 겪기도 했던 시로코는 2008년 3세대가 탄생하고, 2009년 고성능 버전인 ‘시로코 R-라인’을 추가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국내엔 조금 늦은 올해 2월 시로코 R-라인을 처음 들여왔다.

    시로코는 골프와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형제 모델이면서도 차체 높이가 1395mm로 골프보다 85mm나 낮다. 반면 폭은 1820mm로 골프보다 35mm 넓어 스포티한 개성을 뽐낸다. 길게 찢어진 전조등과 폭이 좁은 라디에이터그릴은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옆면은 차체에 비해 다소 커 보이는 19인치 휠이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후면은 빵빵한 육상선수의 엉덩이를 연상시키듯 볼륨감이 넘친다. 전체적으로 납작 엎드려 도로를 움켜쥐고 달릴 것 같은 모습이다.

    골프와 거의 흡사한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했다. 지니맵 내비게이션, DMB,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띈다. 버킷타입의 천연가죽 시트는 급한 코너링에서 탑승자를 흔들림 없이 잡아주고, 트렁크는 평상시 292ℓ지만 뒷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75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운전하는 재미는 단연 동급 최고

    시로코에 탑재한 커먼레일 디젤 직분사 2.0ℓ TDI 엔진은 2.0ℓ TFSI 가솔린 엔진과 함께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양대 엔진이다.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골프 GTD에도 함께 쓴다.

    시동을 거니 소음은 크지 않으나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어를 드라이브(D)에 넣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튀어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빠르게 속도가 붙었다. 가속과 감속이 민첩하고 도로를 헤집듯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운전 재미는 단연 동급 최고’라는 폭스바겐 관계자의 설명이 실감났다. 정지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8.1초.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자 작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낮고 굵직한 배기음이 듣기 좋게 귓전을 울린다. 더블 클러치 방식의 6단 DSG(Direct Shift Gearbox) 변속기는 폭스바겐의 자랑이다. 변속에 걸리는 시간이 0.02초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데다 변속충격도 거의 없어 편안한 승차감을 보장한다.

    탄탄하고 잘 빠진 몸매 힘까지 끝내주네
    #남아도는 힘 거침없는 핸들링 이유는?

    100km/h까지 꾸준한 토크를 발휘하며 거리낌 없이 속도를 높여나갔다. 추월하려고 100km/h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순간 울컥하며 다시 한 번 가속을 시작해 150km/h를 넘어서도 힘이 남아돈다. 이 차의 안전 최고속도는 220km/h다. 고속으로 갈수록 커지는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역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정숙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는 참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핸들링을 시험해볼 수 있는 구불구불한 국도에 들어섰다. 폭스바겐 엔지니어링 팀이 시로코를 설계할 때 기장 신경 쓴 부분은 저중심 설계였다고 한다. 최적의 핸들링을 위해 차체를 1mm라도 낮추려 노력했다는 것. 시로코의 핸들링을 돕는 또 다른 기능은 디퍼렌셜 록(XDS)다. 일반적으로 전륜구동 차량은 고속으로 커브를 돌면 차량이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XDS가 개입해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안쪽 앞바퀴에 독립제동을 걸어줘 오히려 오버스티어 경향을 만들어준다. 시로코가 커브길의 다이내믹한 주행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정교하게 달릴 수 있는 이유다.

    #충돌 시 각종 안전장치 가동… 연비는 15.4km/ℓ

    시로코의 또 다른 강점은 안전성이다. 고장력 강판과 에어백 6개를 사용해 최악의 충돌상황에서도 탑승자를 보호한다. 중앙 ECU(Electric Control Unit)가 충격을 감지할 경우 에어백과 안전벨트 텐셔너를 작동하는 동시에 비상등 자동점멸, 도어 잠금 해제, 실내등 점등, 연료펌프 차단 같은 안전조치를 자동으로 한다.

    시로코의 공인연비는 도심 13.6km/ℓ, 고속도로 18.3km/ℓ, 복합연비 15.4km/ℓ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200km 가까운 시승에서의 실제연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시로코는 골프에서 많은 부분을 빌려왔지만 탁월한 주행감각과 스포츠카의 감성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차라고 봐야 한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을 받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은 연인이나 젊은 부부에게 권하고 싶은 자동차다. 국내 판매가격은 4220만 원이다.

    탄탄하고 잘 빠진 몸매 힘까지 끝내주네

    시로코의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골프와 구성이 거의 흡사하다(오른쪽). 내비게이션, DMB,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공하는 시로코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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