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24

2012.02.13

김동진-채규철 죽이 척척 맞아

경기고 동기동창 막역한 친구…이상수 전 장관과도 40년 지기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2-02-13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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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진-채규철 죽이 척척 맞아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

    김동진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현 씨앤에스테크놀로지 회장)과 채규철 도민저축은행 회장은 경기고 동기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다. 채 회장과 1960년대 말 대학입시 때부터 알고 지내는 40년지기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나는 채 회장과 가깝고, 채 회장은 김동진 전 부회장과 가깝다”고 말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동진 전 부회장은 대표적인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1979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장으로 있던 현대정공 이사로 입사했다. 김 전 부회장이 1999년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사장)을 맡아 현대차그룹으로 옮긴 것은 정 회장의 발탁 덕분이었던 셈이다.

    김 전 부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 시절인 2000년대 초 당시 정순원 기획총괄본부장(부사장)과 함께 물류회사 글로비스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2003년 총괄 부회장에 올랐고 2005년부터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5년 현대차 양재동 사옥 땅 매입과 관련해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에게 3억 원을 전달한 이도 김 전 부회장이다. 그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지만 돈을 건네받은 농협 회장을 공무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 전 부회장 글로비스 설립 주도

    2008년 9월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년 반 만에 현대차그룹에서 나와 2010년 3월 현재의 씨앤에스테크놀로지 회장을 맡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08년 김 전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현대모비스로 옮긴 것은 퇴직 준비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재계에서는 “2006년 검찰에 구속됐다 풀려난 정 회장이 김 전 부회장에 대한 신임을 거뒀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채규철 회장은 사업 수완이 좋기로 유명하다. 2000년 모 경제신문은 그를 일컬어 ‘비즈니스 9단’으로 표현했다.

    1975년 동아그룹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프로젝트팀장과 기획관리실 부실장 등을 지낸 그는 1980년 대원전기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국 린나이를 창업했으며, 미시간어학원을 설립하고 영어 인증시험인 G-TELP 한국위원회 회장도 지냈다.

    1993년부터는 경기고 동기이자 친구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사조마을 대표이사와 사조상호신용금고 부회장을 지낸 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대한항공 자회사였던 한국산업보안을 인수해 1999년 사명을 현재의 씨큐어넷으로 바꿨다. 씨큐어넷은 2000~2001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친형이자 공군 예비역 준장 출신의 손덕규 씨가 잠시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씨큐어넷은 공항, 철도, 중요 산업시설 등의 경비를 주로 맡는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도 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되기 전 잠시 씨큐어넷 회장을 지냈다. 14, 15대 의원을 지낸 김명규 전 의원도 2005~2008년 회장을 맡았고, 2008년 이후 최근까지 명예회장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의 동생은 2004년 7월~2005년 6월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2005년 7월~2006년 11월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승규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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