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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아무리 친권자라도 권리침해 안 된다

미성년 자녀 보호

아무리 친권자라도 권리침해 안 된다

2011년 12월 26일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재가한 생모가 팔아넘긴 아버지의 상속토지를 돌려달라며 A양(20) 자매가 토지매입자 B씨(67)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A양의 생모인 고씨(44)는 정씨와 결혼해 A양 자매를 낳았으나 1998년 양육권을 포기한 채 협의 이혼했다. 2002년 고씨는 재혼해 다시 세 자녀를 뒀다. 그러던 중 2007년 정씨가 사고로 사망하면서 A양 자매에게 토지를 상속재산으로 남겼다. A양 자매를 돌보지 않던 고씨는 당시 미성년자인 A양 자매의 친권자로서 법정대리인임을 내세워 A양 자매의 토지를 B씨에게 1억여 원에 처분한 다음 재혼한 남편의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이에 A양 자매는 고향 사람인 B씨가 고씨가 재혼 후 A양 자매를 돌보지 않고 A양 자매를 위해 토지를 매도한 것이 아니라는 등의 사정을 알면서도 토지를 헐값에 사들였다며 무효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B씨가 A양 생모의 배임적 행위를 알 수 있음에도 토지를 매입해 무효”라며 A양 자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B씨의 상고에 대해 “친권자(생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그 행위의 상대방도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무효”라고 판단해 원심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 판결로 B씨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자기 명의의 소유권등기를 말소해 A양 자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그리고 B씨가 고씨(A양 자매의 법정대리인)에게 지급한 토지대금에 대한 손해는 고씨에게 청구해야 한다.

미성년자의 부모 중 일방이 사망하고 없는 경우, 다른 일방이 친권자로서 법정대리권을 내세울 때 종종 미성년 자녀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한다. 이 경우 상대방이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알고 있다면 법정대리 행위는 무효이므로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다.



이 사건처럼 미성년 자녀를 보호한 대법원 판례는 또 있다. 친권자인 어머니가 미성년 자녀에 대한 법정대리를 남용해 자녀의 유일한 재산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증여한 경우가 있었다. 이때 법원은 증여받은 상대방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 그 증여 행위는 친권 남용에 의한 것이므로 그 효과가 자녀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판례를 남겼다.

또 다른 사례는 친권자인 어머니가 자신이 연대보증한 채무의 담보로 자신과 아들의 공유토지 중 아들의 공유지분에 관해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근저당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경우다. 이때도 법원은 민법 제921조 제1항 ‘소정의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며 미성년 자녀를 보호했다.

결혼 못지않게 이혼이 빈번해진 시대에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더 많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우리 법원은 아무리 친권자라 해도 미성년 자녀에게 불이익을 주는 법정대리 행위에 대해서는 그 권리를 제한한다.



주간동아 2012.01.09 820호 (p63~63)

  •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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