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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코카콜라 공장 선다

대풍그룹 고위인사 “협상 성공적 마무리”… ‘지점 설치’한국 언론 보도는 오보

북한에 코카콜라 공장 선다

북한에 코카콜라 공장 선다
1인당 국민소득이 550달러인 네팔 수도 카트만두는 콜라 광고판으로 가득하다. 다국적 콜라 회사가 식료품점 간판을 만들어줘서다. 북한은 1인당 국민소득이 124만 원(한국은행 추정치, 2010년 기준)으로 네팔보다 두 배가량 잘살지만 코카콜라가 지금껏 진출하지 못한 지구상 유일한 곳이다. 다수의 남북협상에 관여한 한 인사의 회고.

“북한 관료에게 코카콜라, 햄버거 얘기를 화제로 꺼내면 왜 그따위 말을 하느냐, 미제에 미쳤느냐고 역정을 내곤 했다.”

코카콜라는 한동안 제3세계 국가에서 자본주의와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푸대접받았다. 이슬람 국가에선 불매 운동이 벌어진 적도 있다. 북한에서도 사정이 비슷했다.

설비, 시설, 장비 등 추가 논의 중

“자본주의 침투의 척후병인 코카콜라를 먹지 말고 평양콜라나 신덕샘물을 마셔야 한다.”(1980년대 말, 김정일)

올해 7월 YTN이 대북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코카콜라가 대풍그룹을 통해 북한에 지점을 세운다”고 보도했다. YTN이 1보를 내보낸 후 관련 기사가 쏟아졌으나 박철수 대풍그룹 총재가 “평양에 코카콜라 지점을 개설하기로 했다는 얘기는 터무니없다”고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보였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풍그룹 인사가 최근 털어놓은 내막은 이렇다.

“코카콜라 쪽과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언론보도가 나와 부인할 수밖에 없었다.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에서 나온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북한에 지점을 세우는 게 아니라 코카콜라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다. 설비, 시설, 장비와 관련한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법인이 북한에 공장을 짓는 것은 북미관계가 정상화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존 박 미국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코카콜라 중국법인은 중국 회사이므로 북한 진출에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구상 남은 마지막 시장인 북한 진출을 타진해왔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의 설명이다.

북한에 코카콜라 공장 선다
중국서 수입한 코카콜라 평양에 유통

“북한이 코카콜라와 햄버거를 금기시해왔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코카콜라가 그동안 수차례 북한 시장 문을 두드렸으나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카콜라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펩시와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시장을 선점한다는 상징적 효과도 있다. 북한 진출은 마케팅 쪽에서 활용할 게 적지 않다. 중국법인 혹은 아시아법인이 북한에 들어가는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외자유치에 혈안인 북한과 대풍그룹으로서도 코카콜라 공장은 상징성이 크다. 코카콜라도 들어왔지 않느냐는 식으로 추파를 던질 수 있다.”

코카콜라는 북-미 간 훈풍이 불 때마다 북한 시장을 기웃거렸다. 1994년 제네바 북핵 합의 직후에 북한 청량음료 시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평양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2000년 6월 20일 미국 정부가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하자마자 “우리는 준비를 끝냈다”면서 북한 진출 의사를 밝혔으며 이튿날(6월 21일) 북-중 국경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으로 코카콜라를 수출했다.

북한의 변화가 흥미롭다. 올해 2월부터 보통강백화점은 평양 상류층을 대상으로 아르마니, 샤넬 같은 사치품과 유럽산 가구 및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8월에는 ‘북한판 캐리비안 베이’로 불리는 만경대 물놀이장이 문을 열었다.

10월 말 평양을 다녀온 대북소식통은 “북한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지방과 평양이 따로 논다. 이탈리아 풍 레스토랑도 등장했다. 중국에서 들여온 코카콜라가 벌써부터 평양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동아 2011.11.21 813호 (p30~31)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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