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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동네 이야기

미국 기획자들 “제2의 신경숙 어디 있습니까”

미국 기획자들 “제2의 신경숙 어디 있습니까”

미국 기획자들 “제2의 신경숙 어디 있습니까”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 최인호의 ‘상도’,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는 중국에서 엄청난 반응을 이끈 소설이다. 김하인과 최인호 소설의 경우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이런 소설이 인기를 끌 무렵 영상 관련 소설의 경우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 한때 중국에서는 한국 인터넷 소설을 모아놓은 특설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원작이 100만 부 이상 팔린 일본에서도 ‘한류’상품은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 출판물의 해외 수출을 주도한 것은 학습만화를 필두로 한 아동서적이다. 아동서적은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 꾸준히 팔린다. 하지만 서구시장이 관건이었다. 그 견고한 벽을 그림책이 1차로 뚫었다. 우리 그림책은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단골 수상하고, 미국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다. 이제 우리 그림책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신경숙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창비)가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엄마를 부탁해’는 28개국에 저작권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저작권 계약을 맺은 국가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은 세계 출판을 하나로 묶어놓았다. 바야흐로 글로벌 출판시대가 된 것이다. 지금 아시아시장은 거대 단일시장으로 진화 중이다. 아시아 출판인은 이웃 나라의 출판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세계 8위 안에 드는 출판 대국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 세 나라와 인도를 하나로 묶어 전략적으로 바라본다. 이 시장만 해도 세계 출판시장의 절반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때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은 인도를 자국시장으로 편입시킬 태세다.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인도로 나누어 공략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신경숙이 미국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많은 작가가 에이전트와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출판시장에서는 제2의 신경숙이 누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에 여념없다.



최근에는 논픽션도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100만 부 돌파를 코앞에 둔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저작권이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브라질에도 팔린 것이다. 책은 미국 출판시장의 벽마저도 곧 뚫을 태세다.

초기 인터넷은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메가트렌드 상품을 키웠다. 때마침 등장한 온라인서점의 파격적인 할인과 웹2.0에서의 입소문 마케팅에 힘입어 ‘해리포터’ 시리즈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확산에 따른 모바일 혁명, 그리고 날로 진화하는 소셜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커뮤니티는 ‘제2의 메가트렌드’ 상품을 실종시켰다. 한편 특정 욕구를 지닌 독자층을 만족시키는 마이크로트렌드 상품을 양산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세분화한 시장을 만족시키는 나노트렌드 상품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미국 기획자들 “제2의 신경숙 어디 있습니까”
세계 출판시장은 이런 흐름을 빠르게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 초대박 상품이 사라진 미국 출판시장에서는 이미 일본과 중국 소설이 시장 검증을 거치면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미개척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들은 신경숙 소설로 새로운 감성의 독자층을 공략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신경숙 소설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기획자들이 제2, 제3의 신경숙을 찾고 있다.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는 곧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교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 베스트셀러 30년’ 등 다수.



주간동아 2011.08.16 800호 (p76~76)

  •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 khha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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